[호남, 새 정부 길을 묻다](5)이병훈 전 국회의원 "신안 예술섬·문화전당·비엔날레 연계 국책프로젝트를 "
광주 문화자원과 연계한 시도 광역화 필요
K-컬처 융복합 관광리조트단지 조성도
국제적인 푸드 경연대회 등 창조적 아이디어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지자체 예산 사용 빈약
호남 현실 직시 민주당·새정부 진정성 보여야

문화광주, 관광전남은 지역발전의 핵심 전략이었다. 광주비엔날레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 예술중심의 광주와 갯벌, 산사, 바다 등 전남의 뛰어난 자연자원에 풍부한 미각의 전남을 하나로 묶는 지역발전 방안이었다.
자타가 공인하는 문화행정가이자 정치인인 이병훈 전 국회의원은 여기에 전남 신안군에서 추진중인 예술섬 프로젝트와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비엔날레를 연결하고, 예술-미각-명상을 더하는 광역 문화관광 프로젝트를 새정부 국책 사업으로 추진하자고 제안했다.
수도권에 편중된 관광사업을 극복하고 지역을 살리기 위해 팝, 음식,의류, 뷰티 등 다양한 한류를 체험할 K-컬처 융복합 관광리조트단지도 광주·전남에 조성하자고 아이디어를 냈다. 이 전 의원과의 만남은 24일 그의 개인 사무실인 '플랫폼 광주'에서 진행됐다.
- 오는 6.3 대선의 시대정신은 무엇인가.
▶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치러지는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은 크게 '회복'과 '성장'의 두 축이다. 불법 비상계엄으로 훼손된 헌정질서와 민주주의 가치의 회복이 가장 시급한 과제다. 비상계엄으로 인한 경제적 혼란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경제 성장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새 정부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 팝, 음식 등 K콘텐츠가 대세다. 지난 윤석열 정부의 문화정책을 평가하면.
▶ 윤석열정부의 문화정책은 오히려 퇴보했다. 특별히 새로운 문화정책은 없었고, 문화영역에 큰 관심도 없었다. 문화예산도 우선 순위에서 밀려 오히려 줄었다. 일상화된 표현의 자유 침해, '블랙리스트', '예술검열'의 부활, 또 부산을 제외하고 오히려 수도권과 지역간의 문화격차를 크게 벌려 놓았다.
- 과거 정부에 비해 관광정책이 다소 약한 느낌이 있다. 중국 관광객 유치 등 윤석열 정부의 관광분야를 평가한다면.
▶ 윤석열정부 시기는 팬데믹 이후 한국과 중국 간, 혹은 한국과 외국 간 관광회복이 최우선 과제였던 시기였다. 그러나 중국 관광객의 단절과 감소는 한국 관광업계에 큰 타격을 줬으며, 여행업계는 팬데믹이 끝났음에도 불황에서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윤 정부는 미국과의 포괄적 전략동맹을 강화하고, 한미일 3국 협력을 도모하면서 중국과 거리를 두었다. 2023년 3월에 겨우 중국의 하늘길이 열렸으나 중국노선의 회복률은 과거의 30%에 그쳤고, 방문객 수도 25만명으로 2019년 동기 182만 명의 14% 수준에 머물고 있다. 안타까운 상황이다.
- 40여 일 후 출범할 새정부가 큰 틀에서 잡고 가야할 문화, 관광 정책의 핵심은.
▶ 2024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수는 1천637만 명으로 전년 대비 거의 50%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 이전 수준의 94%까지 회복된 수치다. 문제는 일본과 비교하여 매우 부진한 수치라는 것인데, 일본의 경우 2024년에3천400만 명이 방문했고, 2030년에 6천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하고있다. 그런데 한국은 10년째 1천만 명대 박스권에 갇혀 있다.
관광정책의 핵심은 우선 외국인 관광객의 비약적인 확대다. 그러기 위해서는 서울 중심의 관광 인프라와 콘텐츠를 지역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다시 올 필요는 없을 것 같다"는 한국 방문객의 반응을 없애기 위해서는 지역의 관광자원을 기반으로 한 지역의 부족한 문화콘텐츠의 획기적인 개발이 필요하다.
일본의 경우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 삿포로, 나오시마 등 인프라와 콘텐츠를 갖춘 관광도시들이 많은 반면 한국은 대부분 서울에 집중되어 있어서지역으로 이어지는 교통, 다국어 서비스 등 지역의 부족한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
지금이 한국 관광산업 도약의 골든타임이다. K팝, K푸드 등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 문화를 체험하고 싶어하는 외국인이 급증 하고 있는 추세를 관광객 유치를 위한 절호의 기회로 이끌어야 한다.
- 광주·전남지역의 문화관광 산업의 현재 경쟁력을 평가한다면.
▶ 2025년 1월 한국관광 100선에 광주 2곳, 전남지역 8곳이 선정됐다. 선정된 곳은 해양 관광자원이 풍부하고 면적도 넓어 관광수용력이 높은 편으로 환경적인 보전 가치가 인정된 명소가 많이 있다.
그런데 전남의 섬, 광주의 무등산 등 관광자원은 풍부하나 이를 뒷받침할 관광서비스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서비스의 부족은 결국 경쟁력의 하락을 초래한다.
또한, 타지역이 숙박관광이 많은 반면, 광주 전남은 관광 편의시설의 부족으로 당일 방문 여행의 경우가 대부분이다. 교통 접근성이 타지역에 비해 떨어지고, 영세한 숙박시설과 숙박시설의 70%가 특정지역(여수, 순천, 진도, 목포)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무안공항의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도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어려운 광주 전남 관광산업에 매우 큰 충격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 그렇다면 호남의 문화관광 소프트 파워를 키우려면 광주·전남지역이 새정부에 요구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 첫째, 일본의 나오시마 예술섬을 능가하는 예술섬을 국책사업으로 조성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지금 신안은 4~5개 섬에 제임스터렐, 안토니 곰니, 올라퍼 앨리아슨, 마리오 보타, 야나기 요끼노리 등 세계적 작가들과 연계한 예술섬을 조성중에 있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는 지자체 차원에서 추진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 예술섬과 광주의 아시아문화전당, 광주비엔날레 등과 연계하고, 예술과 미식 명상 등을 결합한 콘텐츠가 만들어지면 중국, 유럽 등 수많은 해외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국가적 관광자원이 될 것이다. 중앙정부 차원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하다.
둘째, 외국인 관광객 수도권 편중의 대책으로 'K-컬처 융복합 관광리조트단지'를 광주 전남지역에 조성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중앙정부의 지원과 삼성, 현대 등 대기업 투자 유치가 병행돼야 한다.
셋째, 단기적으로 광주공항의 국제선 취항 허용 및 무안공항의 취약점에 대한 개선이 요구돼야 한다.
- 우리 자체의 준비도 필요할 것이다. 광주시, 전남도가 스스로 준비할 것은.
▶ 광주와 전남의 연계시스템 확립이 필요하다. 전남의 생태관광, 광주의 창조관광을 연결하여 쌍방 간 윈윈 효과를 이끌어내고, 그동안 논의 중단되었던 '광주-영암 아우토반'과 같은 특별 관광콘텐츠 개발을 통해 관광콘텐츠의 수준을 제고하고, 연계성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푸드 연구소 건립과 국제적인 K-푸드 경연을 추진하는 것도 중요하다. 전남의 우수한 식재료와 광주의 창조적 푸드를 결합시켜야 한다. 음식 개발을 위한 국제적 연구기관을 설립하여 연구, 발표, 학술세미나 등을 개최해보자. 또 푸드쇼, 푸드경연대회 개최, 국제적인 셰프 초청 방송 콘텐츠 제작 및 보급의 창출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 노무현 대통령의 공약으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광주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누구 보다 잘 알고 있는데, 현재 문제점은.
▶ 지난 2022년 천신만고 끝에 특별법 개정이 이뤄졌고, 보수정부의 반대와 왜곡, 오해를 넘어서 비로소 정상적인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아시아문화전당이 정부 소속기관으로 확정되었고, 조직 확대, 예산 확보로 2031년까지 사업기간이 연장되었다.
윤석열정부의 예산 축소 및 지방예산 축소는 그동안 악재로 작용했으나 다행히 탄핵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현재 계획예산 5조3천억 원의 집행율은 약 50%에 머물러 있다.정부예산은 77%로 비교적 높은 반면 지자체 예산 집행률이 35%로 저조한 상황이고 민자유치는 13%로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지자체 예산의 미진한 확보와 집행부진으로 많은 정부예산이 불용처리된 점은 큰 아쉬움이다. 핵심사업인 아시아문화전당 건립운영은 큰 성과가 있었으나, 문화산업분야와 국제교류에서 저조한 것이 문제이다. 이는 문화를 통한 성장동력의 확보, 지역발전이라는 본래의 목적에 미치지 못한 성적이고, 특히 지역의 문화콘텐츠산업은 매우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 아시아문화중심도시 프로젝트를 고도화하기 위한 새정부가 해야할 것은
▶ 첫째, 광주형일자리 시즌2로 볼 수 있는 국제적 콘텐츠 플랫폼 기업을 설립해야 한다. 문화 콘텐츠 분야는 양질의 일자리의 보고다. AI로 인해 많은 직업들이 자동화될 위기에 놓였지만 감성과 창의력을 토대로 이뤄지는 문화 콘텐츠 분야만큼은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직업군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화도시 5대 콘텐츠 분야를 어떻게 인공지능과 연결할 것인가, 인력을 어떻게 양성할 것인가 등 기반조성과 미디어 콘텐츠 플랫폼 생태계 구축에 많은 연구와 노력을 집중해야 할 것이다.
둘째, 국제교류의 활성화다. 아시아문화전당이 신규 뉴미어 프로젝트의 국제적 발표의 장으로 역할을 하기위해서 미국 'MIT 미디어랩' 오스트리아의 '아르스일렉트로니카', 센프란시스코의 '피어9', 프랑스의 '퐁피두센터 음향연구소'등과 같은 국제기관과 교류 확대 및 국제 레지던시 등 개최가 필요하다.

- 새정부를 향한 호남권의 문화관광 정책을 제안한다면.
▶ 호남권에 디지털 플랫폼 기업 설립과 관련 인프라 집중을 위한 정책이 요구된다. 세계는 지금 플랫폼 선점을 위해 보이지 않는 전쟁을 진행 중이다. K팝, K푸드, K무비 등 호황을 누리고 있는 K콘텐츠도 플랫폼 경쟁에서 밀려나면 몰락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광주와 전남에 BTS 팬덤과 같은 대규모 스타팬덤을 위한 라이브 무대와 함께 다양한 유튜브가 활동하는 V라이브와 같은 플랫폼을 수용할 인프라들을 갖출 필요가 있다.
네이버가 K팝 팬덤 플랫롬인 위버스(Weverse)의 운영자 '하이브'와 결합하여 플랫폼 기능을 확장하고, 엔씨소프트도 CJ ENM과 연내 합작법인을 설립할 예정이다. 이런 플랫폼화의 이면에는 콘텐츠 제작자들이 단순히 콘텐츠 제작을 넘어서 콘텐츠 유통을 점유하려는 의도로 보여지고 있다. 넷플릭스의 약진에 자극받은 디즈니가 디즈니 플러스를 만든 이유도 유통망의 확대가 아니겠는가.
- 그동안 호남은 민주당 계열의 정권에 헌신했지만, 지역발전은 아쉬운 대목이 많았는데.
▶ 호남의 정치적 비중이 많이 약해진 것이 현실이다. 선거 때마다 립서비스만 하고 나중에는 속빈 강정처럼 취급하지 말고, 호남의 현실을 직시하며 진정한 개발 의지를 보여주기 바란다.
대선공약에 있어서 모호한 정책, 선심성 보여주기식 정책을 요구하지 말고 광주·전남의 강점인 인공지능, 반도체, 에너지 등 실효적이며 효과적인 정책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제시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이건상 기자 lgs@namdonews.com
#이병훈이 걸어 온 길
1957년 전남 보성 태생
전남대학교 대학원 행정학 박사
고려대 행정학과 학사
제24회 행정고시 합격
전라남도 도청 문화관광국 국장
문화체육관광부 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 단장
한국거버넌스학회 문화정책위원장
광주광역시 문화경제부시장
제21대 국회의원(광주동구남구을)
더불어민주당 문화예술특별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정무특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