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반침하 원인은 지하 굴착 공사 영향…지하수 관리 필요성도"

홍여정 기자 2025. 4. 2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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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24일 지반침하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국회 긴급 토론회
24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연이은 지반침하 사고, 해법은 무엇인가' 긴급 토론회가 개최됐다. ⓒ홍여정 기자

[스포츠한국 홍여정 기자] 최근 연이어 발생한 지반침하 사고는 지하 굴착 공사의 전반적인 부실 때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설계에 적용되는 지질 조사가 미흡하고, 예산과 공기를 이유로 지반보강과 차수공법을 미적용해 지반침하 위험이 높아진다는 지적이다.

24일 국회의원관 제1세미나실에서 '연이은 지반침하 사고, 해법은 무엇인가' 긴급 토론회가 개최됐다. 최근 서울시 강동구 지하철 9호선 공사 현장과 경기도 광명시 신안산선 공사 현장에서 지반침하 사고가 연이어 발생함에 따라 원인을 규명하고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하자는 취지에서다.

이날 발제자로 참여한 이호 한국지하안전협회 회장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2024년 8월29일) △부산 사상구 학장동(2024년 9월21일) △서울 강동구 명일동(2025년 3월24일) △경기 광명시 일직동(2025년 4월11일) 등에서의 사고의 공통점은 인근 주변의 굴착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는 점을 꼽았다.

그러면서 △매설관로 손상 △굴착 공사 영향 △지질 조건 △기상 조건 등 원인을 4가지로 선정했다. 이 협회장은 "수도권 지역만 보더라도 20~30년 이상 된 노후관로가 70%에 육박한다. 하수관 균열 등이 지반침하 사고를 촉진할 수 있다"며 "수도권 광역 급행 철도(GTX)가 지하 70~80m 이상의 굴착 공사를 계획하고 진행 중이다. 지반 침하 사고는 지하 공간 개발 규모와 비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불규칙적으로 연약한 지반이 출현하는 등 복잡한 지질 조건과 여름에 집중호우가 발생하는 등의 부분도 지반침하 사고를 촉진하는 원인이 된다"고 덧붙였다.

해결 방안으로는 △공사 중 지하 안전 관리 규정 및 불공정 공법 변경 행위 등에 대한 처벌 강화 △예측·예방 중심의 지하안전관리체계 수립 △GPR(지하탐사기술) 장비 성능 기준, 전문가 양성 등 지하공동탐사 기술 현실화 △지하시설물 지하수 관리기준 재정립 △지반침하 사고조사 강화 등을 꼽았다.

이 협회장은 "현재 지하 시설물에 대한 지하수 관리 체계는 미흡한 실정이다. 배수 기준을 선진국 이상으로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며 "또한 감식 체계에 대한 정례화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감식 전문 별도 기구가 설립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반 조사 미흡도 사고 원인으로 지목됐다. 백용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지반연구본부 선임연구위원은 "공사 중 지질 취약대가 발견되면 추가 지반 조사를 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현실적으로는 보강을 하고 굴착하는 경우가 대다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반 조사에 투입되는 비용이 극히 적다. 터널 공사 시 지질 조사 중 시추 조사는 (도심지의 경우) 200~500m에 1공을 뚫어놓고 한다. 2~3공도 아니다. 하나 뚫어놓고 그곳의 지반조사 결과를 가지고 설계를 한다"며 "도심지의 경우 주민이 반대하면 지반 조사를 할 수 없다. 그러면 참고 문헌을 인용해 설계를 하도록 되어 있다"고 꼬집었다.

강동구 명일동 대명초교 인근 사거리에 발생한 지반 침하 현장 ⓒ홍여정 기자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지반침하 원인으로 지하수 저하를 꼽았다. 최 교수는 "지반침하 발생 시 언론을 비롯한 도로관리주체는 노후 상하수도관의 원인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많은데 이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며 "지반침하 원인의 핵심은 지하수 저하로 인한 지반 약화로 상하수도 파손은 이로 인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반침하 해결 방안으로 지하수 저하 방지를 위한 배출 억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지하 굴착공사장, 기존 건물 지하에 대해 지하수 배출 허용값 상한을 정하고 일정량 밑으로 배출토록 지하수 배출을 규제해야 한다"며 "영구배수를 계속해서 허용하면 지반침하 발생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지하 굴착 공사 시 지반보강, 차수 공법을 의무 적용토록 하고 철저한 확인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에 따르면 터널 등 지하 굴착공사장에서 예산과 공기를 이유로 지반보강과 차수공법 미적용, 부실시공으로 지반침하가 초래되고 있다. 설계에 적용은 됐어도 공기, 예산 절감을 위해 부실시공이 만연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일정 지하수 배출 공사장은 지반보강 혹인을 위해 실제 지반 속에 보강재가 얼마나 주입됐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샘플 보링(대지의 몇 군데 지점에 구멍을 파보는 작업) 실시 후 육안이나 시험을 통해 확인하는 방안이 도입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하수 관리에 대한 문제는 연이어 언급됐다. 조복래 지하공간연구소 소장은 "상하수도관에서 누수가 있다고 해서 그것이 바로 지반침하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지반침하는 지하수를 퍼내서 생기는 것이다"며 "아파트나 빌딩 지하, 지하철에도 하루에 수십만톤의 물을 뽑아서 버리고 있다. 이 문제가 지반침하 문제를 접근하는 데 가장 핵심이다"라고 강조했다.

기존 설계의 대부분은 지하 시설물 안으로 지하수를 유입하고, 유입된 물을 계쏙해서 외부로 퍼내는 방식이다. 노후화된 상하수도관에서 지속적인 누수와 매립, 개발에 따른 지형조건이 변화하는 상태에서 지하수를 퍼내거나 강제적으로 배출하면 물과 흙 입자가 함께 유실된다. 그렇게 되면 그 물이 있던 공간이 비어지고 전체적인 지반 내 연약화가 초래된다는 것이다.

조 소장은 "지하수 배출을 완전히 막고서는 모든 건설현장 시공이 불가능한 여건으로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며 "전국적으로 도심 지하수위의 저하상태를 조사하고 지반침하와의 연관성 검토용역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근 한국건설안전환경실천연합 공동회장도 "지하수 유출은 지반 약화, 지하수위 저하, 지하수 고갈 등의 문제를 초래하고, 이는 결국 사회적 재난과 중대시민재해로 이어진다"며 "지하구조체 외부 방수 설계 기준을 강화하고 필요시 의무화하는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굴착 공사장의 안전관리 강화 방안을 위해 다음 달까지 굴착 공사장에 대한 특별 점검에 나선다. 전국 대형 굴착공사장 98개소가 대상이다.

또한 국토부는 서울 명일동, 광명 일직동에서 발생한 지반 침하 사고의 원인 규명을 위해 사고조사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사조위는 6월까지 조사를 마무리하고 사고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또한 사고위에서 검토한 유사사고 재발방지방안, 연구용역 성과 등을 종합한 '굴착공사장 안전관리 강화방안'도 함께 발표할 방침이다.

 

스포츠한국 홍여정 기자 duwjddid@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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