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Lab] 사실상 구독하지 않은 구독의 매몰비용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이혁기 기자 2025. 4. 24.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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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부부 재무설계 3편
쓰임새 많아지는 구독경제
과도한 구독 지출로 이어져
자주 구독 상태 체크해야
중복 서비스 당장 해지해야

구독경제는 이제 현대인에게 일상이 됐다. 쇼핑은 물론 배달, OTT, 생성형 AI까지 구독 서비스가 아닌 것을 찾는 게 더 어려울 정도다. 그러다 보니 구독해 놓고 정작 이용하지 않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이번 상담의 주인공 부부도 마찬가지다. 한달에 구독 서비스로 적지 않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었다. 더스쿠프와 한국경제교육원㈜이 부부의 구독 상태를 점검했다.

자신이 구독 서비스에 얼마나 쓰고 있는지 주기적으로 살펴봐야 한다.[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요즘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결혼 시기를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는 것을 심심찮게 본다. 가능한 한 늦게 결혼하라는 의견과 가능하면 일찍 결혼하라는 의견으로 나뉘는데, 흥미로운 건 둘 다 경제적인 이유를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결혼을 늦게 하라는 쪽은 "어느 정도 재산을 축적한 후 결혼하는 게 낫다"는 논리를 펼친다. 결혼하고 나면 자녀 양육비와 집세 등 나가는 비용이 적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일찍 결혼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혼자보단 둘이서 맞벌이로 돈을 모으는 게 더 빠르지 않냐"고 반박한다. 양쪽의 의견이 타당해 어느 한편을 들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상담의 주인공인 송경원(가명·33)씨와 이보람(가명·25)씨는 후자다. 부부는 아내가 20대 초반일 때 결혼했고, 1년 만에 첫째딸(2)을 낳았다. 문제는 일찍 결혼했음에도 부부가 좀처럼 돈을 모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부부가 맞벌이가 아닌 남편 송씨가 혼자서 버는 돈으로 생활하고 있는 데다, 씀씀이가 커서 가계부가 매월 적자가 나고 있기 때문이다. 부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필자와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2편 내용을 간단히 요약해 보자. 필자가 파악한 부부의 월 소득은 총 460만원이다. 대기업에 다니는 남편이 혼자서 번다. 지출로는 정기지출 418만원, 1년에 걸쳐 쓰는 비정기지출 월평균 53만원, 금융성 상품 25만원 등 496만원이다. 한달 적자는 36만원. 부부는 1·2편에서 각종 지출을 줄여 총 98만원을 절약했다. 그로 인해 36만원 적자가 62만원 흑자로 돌아선 상태다.

부부의 재무목표는 크게 2가지다. 하나는 현재 갚고 있는 전세자금대출을 더 빨리 상환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남편이 40대 때 창업할 수 있도록 창업자금을 마련하는 것이다. 여기에 부부의 노후까지 대비하려면 여유자금이 조금 더 필요하다.

그러니 지출을 조금 더 줄여보자. 먼저 부부의 식비·생활비(90만원)를 다시 한번 살폈다. 부부는 기존 150만원에서 90만원으로 60만원을 절약한 상태다. 과하게 줄인 것 같지만, 통계청이 조사한 3인 가구 평균 식비(41만2157원·2023년)를 생각해 보면 그렇진 않다.

[일러스트 | 게티이미지뱅크]

이제 지출을 줄일 항목이 몇 개 남아있지 않다. 이런 이유로 필자는 부부에게 양해를 구하고 비용을 90만원에서 70만원으로 한번 더 줄일 것을 제안했다. 다행히 부부는 여유가 있다고 판단했는지 필자의 제안을 수락했다.

아내는 "자녀 나이가 아직 어려서 70만원으로도 충분히 생활이 가능하지만, 시간이 지나서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 되면 그때 비용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이런 결정에 따라 부부의 식비는 90만원에서 70만원으로 20만원 줄었다.

다음은 부부의 모임회비(20만원)다. 아내는 친구들과 매월 20만원씩 모아서 연말에 해외여행을 간다고 한다. 남편과 결혼하기 전부터 만든 모임이어서 지금까지도 계속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를 낳은 뒤로는 잠깐 모임을 쉬고 있지만, 그래도 돈은 계속 내고 있다고 말했다.

친구 관계의 중요성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가지도 않는 해외여행에 몇십만원씩 다달이 투자하는 건 좀 지나쳐 보인다. 필자는 아내에게 일단 회비를 내는 걸 중단하고, 기존에 낸 비용으로 모임을 운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말이 맞다고 생각했는지 아내도 필자의 의견을 따랐고, 모임회비는 20만원에서 0원으로 '제로'가 됐다.

통신비(28만원)도 조절했다. 부부는 8만원짜리 이동통신사 요금제를 쓰고 있다. 처음에는 영화관과 베이커리 할인 혜택 때문에 가입했는데, 볼만한 영화가 없어 언젠가부터 영화관에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굳이 비싼 이통사 요금제를 고집할 이유가 없다. 부부는 동일하게 데이터를 제공하면서도 가격이 훨씬 더 저렴한 3만원짜리 알뜰폰 요금제로 갈아타기로 했다.

이 통신비에는 각종 구독 서비스도 들어 있는데, 가짓수가 엄청 많다.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건 OTT다. 넷플릭스는 물론 티빙·쿠팡플레이 등 인기 OTT는 죄다 가입했다. 생성형 AI 서비스도 2개 있었다.

남편이 평소엔 회사에서 지원하는 서비스만 썼는데, 요새 여러 가지 AI 서비스가 나오다 보니 흥미가 생겨 가입했다고 한다. 계산해 보니 부부는 구독 서비스에만 10만원 가까이 지출하고 있었다.

필자는 부부에게 구독 서비스를 확 줄일 것을 요청했다. OTT는 가장 자주 보는 것 하나만 남겨놓고 나머지는 전부 구독 해지했다. 생성형 AI 서비스도 모두 해지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부부의 통신비는 28만원에서 13만원으로 15만원 줄었다.

마지막으로 비정기지출(월평균 53만원)을 손봤다. 부모님 용돈(200만→150만원)과 여행비·휴가비(200만→150만원)를 줄여 월평균 지출을 53만원에서 45만원으로 떨어뜨렸다.

식비만 줄여도 한달 지출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이렇게 마지막 지출 줄이기가 끝났다. 부부는 식비 20만원(90만→70만원), 모임회비 20만원(20만→0원), 통신비 15만원(28만→13만원), 비정기지출 8만원(53만→45만원) 등 63만원을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부부의 여유자금도 62만원에서 125만원으로 늘어났다.

여유자금을 상당히 많이 확보했다. 이제 부부의 재무 솔루션을 여유 있게 설계할 수 있을 듯하다. 남편의 창업자금을 얼마까지 모아야 할지가 변수인데, 마음 같아선 창업하지 말고 계속 회사를 다니라고 조언하고 싶다. 맞벌이도 아니고 외벌이인 상황에서 잘 다니는 회사를 나오는 건 리스크가 너무 크다. 과연 부부는 안정적으로 미래를 설계할 수 있을까. 이 이야기는 마지막 편에서 계속 다뤄보겠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전문기자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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