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리 텍사스’ 성 노동자, 성북구청장 등 고소… 집회 도중 실신하기도

김관래 기자 2025. 4. 2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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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오전 10시 서울 성북구청 앞에서 열린 미아리 성 노동자 이주대책 촉구 집회에서 김수진 이주대책위원장이 실신해 구급차로 이송됐다. /김관래 기자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에 있는 성매매 업소 집결지인 이른바 ‘미아리 텍사스’에서 강제 퇴거당한 성 노동자가 성북구청장과 종암경찰서장, 재개발조합장 등을 경찰에 고소했다. 이 여성은 성북구청 앞에서 이주 대책을 요구하다가 실신해 병원에 이송되기도 했다.

‘미아리 성 노동자 이주대책위원회’는 미아리 텍사스 성 노동자인 김수진(44) 위원장이 전날 신월곡1구역 재개발조합장과 철거 용역업체 대표를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주거침입·공동재물손괴·공동폭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 16일 오전 주거지 겸 영업장인 신월곡1구역 내 성매매 업소에 있다가 법원의 명도 집행으로 강제 퇴거당했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집은 명도 소송 변론 절차가 진행 중으로, 아직 판결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재개발조합장이 법적 근거 없이 명도를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24일 오전 10시 서울 성북구청 앞에서 열린 미아리 성 노동자 이주대책 촉구 집회 도중 집회 측과 경찰 간 대치 상황이 발생했다. /김관래 기자

이승로 성북구청장과 류경숙 종암경찰서장도 서울 종암경찰서장도 직무유기와 폭력행위처벌법 상 방조 혐의로 함께 고소됐다. 이주대책위는 이들이 명도 집행 당시 직원을 동원해 불법 행위를 돕거나 방조했다고 말했다.

반면 성북구는 지난 16일 명도 집행 당시 불법 행위를 방조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성북구청 관계자는 “서울시 소속 인권 변호사와 법원 집행 인력 35명, 종암경찰서 소속 경찰관 30명이 파견됐다”며 “법 테두리 안에서 성 노동자들의 이주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주대책위와 미아리 텍사스 성 노동자 30여 명은 이날 오전 9시 성북구청 앞에 모여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생존권을 쟁취하자” “이주 대책 보장하라” “우리는 살고 싶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김 위원장을 포함해 지난 16일 강제 퇴거된 성 노동자 2명은 성북구청 입구에 설치된 바리케이드 앞에서 잠옷 차림으로 누워 농성을 벌였다.

집회 참가자들은 오전 10시 20분쯤 바리케이드를 밀고 당기며 경찰과 대치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김 위원장은 “나 이제 가진 것도 없고 그냥 죽을 거다”라고 외치다가 실신해 오전 10시 44분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이송됐다.

24일 오전 9시 서울 성북구청 앞에서 미아리 송 노동자 이주대책 촉구 집회가 열린 가운데, 지난 16일 명도 집행으로 강제 퇴거당한 성 노동자 2명이 바리케이드 앞에 누운 상태로 농성했다.

성매매 업자 측도 이날 오전 10시 성북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강현준 전 한터전국연합회 사무국장은 재개발조합과 성북구에 성 노동자 이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그는 “(성매매 업소가 있는) 땅 주인들은 성 노동자들의 이주를 전혀 배려하고 있지 않고 핍박한다”며 “벌건 대낮에 법적인 근거가 없는데도 깡패 용역들을 지원한 공권력에 개탄한다”고 했다.

미아리 텍사스 성매매 업소가 포함된 신월곡 제1구역은 재개발을 위해 작년 12월부터 철거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철거 구역에 거주하던 성 노동자 2명이 쫓겨나자 이주대책위는 지난 17일 오전 5시 30분부터 성북구청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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