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84, '계급 배반' 캐릭터가 만든 새 예능의 법칙

정민경 기자 2025. 4. 24.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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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대환장 기안장' 9회로 마무리, 비드라마 화제성 2위
'방송인답지 않은 방송인', '성공한 사람 같지 않은 친근함' 인기
"기안84, 최근 웹툰 활동 안 하며 '논란의 연료' 없어져" 해석도

[미디어오늘 정민경 기자]

▲넷플릭스 '대환장 기안장'의 기안84. 사진출처=넷플릭스.

기안84가 직접 기획한 민박 시설에서 BTS 진, 지예은 등이 숙박하는 넷플릭스 예능 '대환장 기안장'이 지난 22일 7~9화가 공개되며 마무리됐다. '대환장 기안장'은 공개 이후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시리즈(비영어) 부문 6위로 진입했고, 넷플릭스 대한민국 TOP 10 시리즈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출연자들의 화제성도 덩달아 높았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펀덱스(FUNdex)에서 발표한 4월 3주차 TV-OTT 통합 비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부문에서 '대환장 기안장'의 BTS 진이 1위에 올랐다. 전주 6위였던 진은 순위가 다섯 계단 상승했다. 기안84와 지예은 역시 각각 전주 대비 순위가 큰 폭으로 상승하며 3위와 4위에 올랐다. 출연자들의 활약으로 넷플릭스의 '대환장 기안장' 역시 전주 대비 화제성이 86% 상승하며 TV-OTT 비드라마 화제성 2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프로그램은 화제성을 구성하는 네 가지 부문 중 뉴스, VON(Voice Of Netizen), SNS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기안84를 중심으로 한 예능 콘텐츠는 앞으로도 계속 공개될 전망이다. 4월 3주차 넷플릭스 '대환장 기안장'이 종영된 이후, MBC 예능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4'(이하 '태계일주 4')가 시작된다. '태계일주4'는 기안84와 빠니보틀, 이시언, 덱스 등이 출연해 네팔 히말라야 등을 여행하는 에피소드로, 5월11일 첫 방송 예정이다.

▲5월11일 첫방송되는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 시즌4.

'계급 배반' 캐릭터의 탄생과 성공

기안84는 웹툰 작가에서 출발해 아티스트, 예능인, 나아가 건물주라는 자산가 타이틀까지 갖고 있다. 2019년 11월 서울 송파구의 한 건물을 46억 원에 매입해 상가와 사무실로 사용하고 있으며, 2024년 해당 건물의 가치가 16억 원 오른 62억 원에 이른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후 기안84를 두고 '62억 건물주'라는 수식어가 언론에 지속적으로 등장했다.

자산가로서의 면모를 제쳐두더라도, 기안84는 넷플릭스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예능이 제작될 정도로 성공한 예능인으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이름을 건 예능에 BTS 진이 게스트로 출연하고, 지상파에서도 그가 중심인 여행 예능이 시즌 4까지 이어지고 있다. 누가 봐도 성공한 예능인이자 자산가가 되었음에도 기안84는 여전히 소위 '구질구질한' 모습을 보여주고 위생 관념이 부족하며 상식 밖의 행동을 하는 어설픈 캐릭터로 존재한다. 이는 일종의 '계급 배반' 행위를 지속하는 캐릭터로 볼 수 있다.

이번 '대환장 기안장'에서도 그의 모습은 여전히 위생 관념이 부족하고 일반적인 상식을 벗어난 행동을 보여줬다. 물론 자신이 아닌 손님들을 위해서는 건강과 위생을 신경 쓰는 모습도 보였지만, 기안84 특유의 황당하고 어설프고 지저분한 모습을 유지하는 것은 변함이 없었다. 주목할 점은 그의 캐릭터가 단순한 '연출'로는 불가능한 그의 진짜 모습으로 자리잡았다는 것이다. '매우 성공한 방송인이지만 방송인답지 않은' 그만의 포지셔닝은 예능계에 새로운 법칙을 만들어냈다. 이는 리얼리티 예능에서 '꾸밈 없음'과 '진짜 리얼'을 추구하는 트렌드와도 맞닿아 있다.

▲MBC '나혼자 산다'의 기안84.

김대호, '기안84 법칙'의 확산

이러한 '계급 배반' 캐릭터의 성공 법칙은 다른 인물에게도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김대호 전 MBC 아나운서가 있다. 그는 MBC 유튜브에서 동료 아나운서들에 비해 조금 겉 돌고, '다마스' 차량을 타고 다니는 모습으로 화제가 되었다.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면서 그는 자신만의 개성을 가진 집에서 꾸밈 없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대중의 관심을 얻는 데 성공했다. 그의 별명이 '아나운서계의 기안84'라는 것을 보면 기안84와 김대호의 성공 법칙은 동일한 듯 보인다.

▲MBC 유튜브 뉴스안하니 속 김대호 아나운서가 다마스를 타고 차박을 즐긴다는 이야기를 하는 모습. 사진 출처=뉴스안하니 갈무리.

기안84에 대한 논란이 지속적으로 터져나온 시기도 있었다. 과거 자신이 그린 웹툰 '복학왕'에서 '여성 혐오' 논란으로 '복학왕' 연재 중단 요구를 받고 마찬가지로 MBC 프로 하차 요구도 나왔다. 실제로 일정 기간 출연을 하지 않기도 했다. 그러나 논란 이후 다시 예능인으로서 그의 인기와 화제성은 식지 않았고, 급기야 넷플릭스 단독 예능까지 성공시키며 예능인으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관련 기사: 계속되는 '복학왕'의 논란, 기안84만의 문제일까]

▲ KBS 연예대상에 참가한 기안84의 모습.

성상민 문화평론가는 “기안84는 '방송인 같지 않은 방송인'으로 대중의 인기를 지속적으로 얻고 있다”며 “기안84의 과거 '여성혐오' 논란 등은 사실 방송에서 보여준 행동보다는 그의 작품 안에서 나왔던 논란이었고 웹툰이 사실상 완결되고 최근 웹툰 작품 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큰 논란의 소위 '논란의 연료'가 다소 없어진 상태”라고 봤다.

성 평론가는 “방송에서의 기이한 행동들은 처음에는 논란이 됐지만 이제는 반복적으로 비춰지면서 '기안84는 원래 저런 사람이구나'라는 인식이 퍼졌다”며 “여러 논란도, 부침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것이 기안84만의 캐릭터로 정착했고, 방송사나 소비자들이 원하는 방송인 답지 않고, 새로운 웃음을 주는 캐릭터로 자리잡은 모습”이라 설명했다.

성 평론가는 또한 “기안84는 웹툰에서 전통적인 강한 남성성과는 거리가 있는 남성, 즉 공부도 잘 못하고, 돈도 많지 않고 소위 '구질구질한 삶'을 사는 캐릭터들을 그려냈다. 물론 여성상을 묘사하면서 여성 캐릭터와 관련된 논란도 있었고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힘든 장벽도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기안84 역시 그의 캐릭터처럼 무언가 전통적인 강인한 남성과는 거리가 있는, 어설프고 어리숙한, 그러나 알고 보면 생각이 깊기도 한 캐릭터로 자리매김했다. 한마디로 '방송인 같지 않은 방송인'으로서 기안84의 캐릭터가 방송사와 일부 시청자들의 니즈(needs)와도 맞아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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