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책, 자유 수호 위한 방어책…한국은 경제·안보 핵심축"

미국 지정학·지경학 전문가들이 트럼프 2.0 시대와 불확실한 국제 질서 속에서 미국과 세계의 동맹이 더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아시아 방어 전략에서 한국을 핵심축으로 꼽으며 한미 동맹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2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25 키플랫폼'(K.E.Y. PLATFORM 2025) 대담 파트1에서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 관한 분석과 불확실한 국제 질서 속 한국의 역할에 관해 논의했다.
첫 번째 대담은 '2001 WTO 질서의 와해 : 퍼시픽 포에두스로의 전환'을 주제로 진행됐다. 2001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20여년 동안 유지돼 오던 세계 질서가 균열이 발생한 원인과 전망을 다뤘다. 또 대응 전략으로 한국과 미국 등을 중심으로 세운 '퍼시픽 포에두스'의 필요성을 논의했다. 포에두스는 고대 로마시대의 강력한 동맹체제를 일컫는다.

대담자들은 미·중 경제 전쟁이 시작되고 세계가 불확실성 속에 놓여있다면서 이에 대응해 한국과 미국 등 전 세계 동맹이 더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피에로 토지 위원은 2001년 중국의 WTO 가입이 미국의 대(對)중 전략을 바꾼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시 미국에서는 기존 국제 질서 안에서 중국을 포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지만 중국의 WTO 가입 이후 시각이 바뀌었다"며 "중국을 더 잘 알게 되면서 미국과 패권 경쟁을 하려는 중국의 의도가 가면을 벗고 드러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후 공화당과 민주당 일부 의원 사이에서 중국 포용 정책에 회의적인 의견이 나왔고, 트럼프 1.0 시대 때 이런 의견들이 주목받기 시작했다"며 "현재는 미 의회뿐 아니라 각 주 정부에서도 중국에 관한 대응책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전 세계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고 이에 대응하는 것이 이 시대의 도전과제"라며 "미·중 갈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은 세계가 변곡점을 향해 가고 있다는 뜻"이라고 진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도 이러한 경제 전쟁 속 방어책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나일 가디너 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고립주의에서 나왔다는 생각은 오해"라며 "그는 미국이 자유세계의 방어를 주도해야 하고 자유 수호 질서를 재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가디너 센터장은 트럼프가 이러한 방어책의 일환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강화하고자 한다고 짚었다. 이를 위해 나토 회원국들에 방위비 증액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토지 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도 나토 방위비 증액처럼 "애정 어린 강력한 조치"라고 표현했다. 그는 "중국에 대한 관세 정책과 나머지 국가 관세 정책은 완전히 다르다"면서 "중국처럼 정부가 특정 산업을 지원하고 특정 기업에 투자하고 노예 노동을 이용하고 지식재산권 탈취를 일삼는 국가를 세계무역체계의 일부로 보는 것은 큰 실수"라고 꼬집었다.

대담자들은 미국의 이러한 방어 움직임 속에서 한국과의 동맹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가디너 센터장은 "트럼프는 인도·태평양 방어 전략에서 한국을 중요한 중심축으로 생각한다"며 "미국과 한국의 동맹이 중요한 기회의 시대를 맞이했다"고 말했다.
가디너 센터장은 한미 안보·경제 동맹이 더욱 강해질 것이라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한미 안보 동맹에 대한 미국의 '헌신'은 변함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그는 한국이 G7(주요 7개국)에 초대돼 G8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을 G8으로 포함하는 것이 미국의 이해관계와도 잘 맞는다"며 "한국이 G8으로 편입되면 한미동맹이 얼마나 강력한지 보여주는 신호가 될 것이고 중국도 이를 똑똑히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혼츠 소장도 "한국은 미국의 모범적인 경제 파트너 역할을 해왔으며 한국 기업의 미국 내 투자가 늘면서 그 관계는 더 긴밀해졌다"며 "특히 한국의 뛰어난 조선 역량과 미국의 천연가스 액화(LNG) 인프라를 활용해 좋은 협력 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앤소니 킴 선임연구원은 이날 대담의 마지막 질문으로 오는 6월3일 대선을 앞둔 한국의 대통령 후보들을 위한 '트럼프 2.0 대비' 정책 조언을 구했다. 가디너 센터장은 "누가 당선되든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며 "취임 초기에 트럼프 행정부에 따뜻하고 긴밀하게 협력 메시지를 전달해 한국이 트럼프에게 절대적으로 중요한 파트너가 되겠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는 자급자족하는 우방, 자신의 국방 예산을 충분히 감당하는 우방,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는 우방을 찾고 있다"며 "한국이 그렇게 한다면 아주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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