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었음 청년’ 45만명 시대… 방치땐 고립·은둔으로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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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구에 거주하는 정모 씨(25)는 고등학교 재학 시절 학교폭력의 영향으로 학교를 자퇴하고 5년간 집에 칩거하는 '은둔 청년'이 됐다.
쉬었음 청년을 비롯해 집에 은둔하고 있는 청년 등이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고립된 청년들을 발굴하고, 사회 밖으로 끌어내는 데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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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었음 청년’ 45만5000명…3년 연속 증가세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청년고용률은 44.5%로 11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실업률은 7.5%를 기록해 8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특히 ‘쉬었음 청년’ 인구는 45만5000명으로 집계돼 2022년 이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정부는 청년 고용지표 악화가 저성장과 노동시장 이중구조 등 구조적인 요인에 있다고 보고 있지만, 과도한 경쟁 사회 구조에서 스트레스 등으로 구직의욕을 잃거나 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년들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이 1년 이상 3년 미만 미취업 청년 318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태조사 결과 일경험이 없을수록, 미취업 기간이 길수록, 과거 일자리가 저임금에 불안정했을수록 ‘쉬었음’ 상태로 남는 비중이 높았다. 조사에 따르면 쉬었음을 선택한 이유로는 적합한 일자리 부족(38.1%)과 교육, 자기계발(35%)이 가장 많았지만, 번아웃(27.7%)과 심리적, 정신적 문제(25%)를 꼽은 비율도 상당했다. 취업시장의 어려움도 있지만 심리적 문제도 큰 원인이라는 것이다.
●방문상담 확대 등 적극적 지원 방안 마련해야
쉬었음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정 씨의 사례처럼 고립, 은둔으로 이어질 위험이 크다. 통계청에 따르면 일도 하지 않고 구직 의욕도 없는 청년의 수가 2023년 기준 40만 명에 이른다. 2016년 기준 약 25만 명이었던 것에 비교하면 급격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쉬었음 청년을 비롯해 집에 은둔하고 있는 청년 등이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고립된 청년들을 발굴하고, 사회 밖으로 끌어내는 데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용부는 지난 16일 올해 청년 일자리 사업 예산으로 2조4564억 원을 편성해 유형별로 6대 일자리 사업을 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이중 청년도전지원사업, 국민취업지원제도 등 쉬었음 청년 대상 정부의 일자리 사업 예산이 약 5400억 원 가량 배정됐다. 그러나 취약청년 발굴 방식이 부모님, 지인을 통한 방식에 한정된 데다 실질적인 취업 안내 및 지원은 고용센터 자체 상담 방식에 그쳐 실제 고립, 은둔에 가까운 청년 대상 정책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미 1990년대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문제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던 일본은 지자체 등과 연계해 전담센터를 구축하고 방문형 상담을 확대한 바 있다. 일본의 경우 각 지자체를 중심으로 2006년부터 ‘지역청년 서포트 스테이션’과 ‘히키코모리 지역지원센터’를 운영해 고립청년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자체를 차원에서 자살고위험자 및 정신질환자, 독거노인 등 사회취약계층을 위주로 방문형 상담이 이뤄지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20~29세 경제활동인구 수가 나날이 줄어드는 가운데 적극적인 쉬었음 청년 구제 방안을 마련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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