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간부 사칭 사기 기승…두달새 피해액 40억원 증가
도 공무원 사칭 세탁책 공판도
재판부 “공모 의심 못한 것 의문”
속보=공공기관을 사칭해 물품을 주문하고 잠적하거나 대리구매를 유도하는 수법(본지 4월 18일자 5면 등)과 관련해 ‘자금세탁’을 맡은 20대들의 첫 재판이 진행됐다. 이 같은 수법으로 최근 두 달 새 전국서 피해금액이 40억원 가까이 늘어나는 등 범죄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기 과정에서 ‘돈 세탁책’ 맡아
23일 춘천지법 형사2단독 김택성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28)씨와 B(25)씨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들은 일명 ‘자금세탁책’으로 불리는 역할을 수행해 재판에 넘겨졌다. 우선 이들의 범행에 앞서 군 간부를 사칭한 성명불상의 보이스피싱 조직원이 피해자에게 “내가 알려준 전투 식량 판매업체를 통해 전투 식량을 구매한 뒤 우리 부대에 공급해주면 더 비싼 가격으로 매입하겠다”는 취지로 거짓 전화를 걸었다.
그 뒤 다른 조직원은 본인이 해당 업체의 직원인 것처럼 연락해 “전투 식량 구매 대금을 보내주면 전투식량을 보내주겠다”고 속였다.
이 같은 수법으로 A씨와 B씨는 총 6명에게 8147만원을 받았고, 이를 곧바로 현금으로 인출하거나 다른 계좌로 분산 이체한 뒤 현금화했다.
이후 현금을 C씨에게 전달하는 등 피고인들은 보이스피싱 조직원들과 공모해 피해자를 속여 재물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다.
■조직과 범행공모관계 부인
피고인들은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사기 피해금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보이스피싱 조직간의 공모혐의를 부인했다.
A씨 측은 “본인은 아무런 범죄 수익을 얻지 못했고, 사기범행을 공모하지 않았다”며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 부장판사는 “피고인은 계좌를 빌려주고, 심지어 그 계좌 입금된 금액도 큰데 그 돈을 또 다른 계좌로 이체하는 과정이 이례적”이라며 “피고인이 의심을 하지 못했다는 것에 의문이 든다”고 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강원경찰청은 최근 C씨도 사기 혐의로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관련 사기 피해 급증
이처럼 군 간부나 공공기관 등을 사칭하며 벌이는 사기 행각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강원경찰청에 따르면 23일 기준 공공기관 사칭 사기로 인해 접수, 이첩된 피해는 약 400건으로 확인됐다. 관련 피해금은 57억원으로 추정된다. 지난 1월만 하더라도 226건에 피해금액은 19억원이었으나 두 달 만에 약 40억원이 증가한 셈이다.
최근에는 홍천의 정육점에서도 관련 피해가 발생했다. 본인을 인근 군 부대에서 근무하는 군인이라고 소개한 남성은 이틀 전 돼지고기와 소고기 약 150만원 어치를 주문했다.
그러나 고기를 주문한 남성은 이날 찾으러 가기로 한 고기를 찾아가지 않고 방독면 납품업체를 안내하며 대신 구매해달라고 요청했다. 범행을 의심한 해당 정육점 주인은 ‘노쇼’로 1차 피해를 입었지만 다행히 추가 피해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대량 주문 접수 시 선결제 및 예약금을 받거나 공식 전화번호를 확인하는 등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신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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