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 1000만달러 목표”…‘광주의 꿈’은 계속된다

김세훈 기자 2025. 4. 23.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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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사우디 알힐랄과 ACL 8강
연봉 30배차 ‘스타 구단’과 승부
승리 확률 10%에도 기대감 높여

요즘 한국 축구는 안팎으로 답답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국가대표팀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프로축구에서는 새로운 슈퍼스타가 나오지 않는다. 인기를 주도하는 빅클럽들도 주춤하고 있다.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등 해외파들 활약도 미미하다. 날선 비판 여론에 축구계는 춘래불사춘이다.

프로야구는 관중이 폭발하는 반면, 프로축구 인기는 정체됐거나 다소 감소했다. 축구 인기가 떨어진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작용했다. 냉정하게 말해 당장 하락세를 극복할 뾰족한 묘수도 없는 상황이다. 광주FC의 선전은 최근 축구계에서 가장 희망적인 뉴스다.

광주는 K리그 1부 구단 중 연봉이 적은 구단 중 하나다. 시도민구단으로 클럽 규모, 인프라, 관중 숫자 등에서 스몰클럽임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그런 광주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다. 광주는 이번 시즌 K리그1에서 대전 하나시티즌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보다 더 놀라운 것은 K리그1 구단 중 유일하게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8강에 올랐다는 점이다. K리그 ‘전통의 명가’ 울산 HD, 포항 스틸러스가 중도 탈락하고 광주만 생존했다.

광주는 오는 26일 오전 1시30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아시아 강호 알힐랄과 ACL 8강 단판승부를 벌인다. 이적시장 전문 매체인 ‘트랜스퍼마크트’ 분석에 따르면, 알힐랄 구단의 시장가는 1억8000만유로다. 광주(860만유로)는 알힐랄의 21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연봉 총액으로 따지면 광주는 30분의 1 정도로 더 왜소해진다.

알힐랄은 이번 시즌 사우디 프로축구 2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2월 브라질 슈퍼스타 네이마르와 결별했지만, 지금도 세계적인 스타들이 즐비하다.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 전성기의 주역인 포르투갈 국가대표 주앙 칸셀루를 비롯해 후벵 네베스,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 칼리두 쿨리발리 등 빅클럽 출신 선수들이 뛴다.

객관적 전력상 광주가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

글로벌 축구 전문 매체들은 알힐랄 승리 확률 75%, 무승부 확률 15%, 광주 승리 확률 10% 정도로 본다. 베팅업체들도 알힐랄 승리에 1.3배, 무승부에 5배, 광주 승리에 10배 정도 배당률을 책정했다. 배당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의미다.

하지만 축구는 연봉이 높다고, 스타들이 많다고 승리를 보장하지 않는다. 약체가 포기하지 않고, 강하고 끈질기게 상대를 괴롭힌다면 승부는 해볼 만하다.

역대 시도민구단 중 ACL 8강에 오른 건 광주가 최초다. 광주가 4강에 진출하면 60만달러(약 8억7000만원)의 상금을 손에 쥘 수 있다. 결승에 오르면 상금은 껑충 뛴다. 준우승팀에는 400만달러(약 58억원)가, 우승팀에는 1000만달러(약 145억2000만원)가 돌아간다. 이정효 광주 감독(사진)은 출국에 앞서 “우승 상금 1000만달러로 클럽하우스를 새로 짓고 웨이트트레이닝 시설도 바꾸고 싶다”는 큰 꿈을 이야기했다.

광주는 부족한 예산과 열악한 경기장 형편 등에도 K리그뿐 아니라 아시아 무대에서 용맹했고 거침이 없었다. 지금까지 온 것만으로도 박수받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그렇지만 광주가 ACL 무대에서 몇번 더 승전고를 울리기를 기대하는 K리그 팬이 많다. 그게 침체된 한국 축구에 큰 희망과 용기, 자신감을 불어넣는, 반등하는 힘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녹아 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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