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빅테크 갑질’ 미국 애플·메타에 1조 넘는 과징금

유럽연합(EU)이 미국의 빅테크 기업 애플과 메타에 1조원이 넘는 과징금을 물렸다. 플랫폼을 독점해 자유 경쟁을 막는 이른바 ‘빅테크 갑질’로 디지털시장법(DMA)을 위반했다는 이유인데, 디지털시장법 도입 뒤 첫 제재 조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국 기업에 불리한 조치를 취할 경우 관세 부과를 공언한 바 있어 앞으로 무역 갈등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23일(현지시각)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디지털시장법에 따라 애플과 메타에 각각 5억 유로(약 8175억원), 2억 유로(약 3720억원)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집행위원회는 2024년3월 이 법을 전면 시행하며 규제 대상 기업 6곳을 조사한 끝에 애플과 메타가 디지털시장법을 위반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애플은 앱 개발자가 앱스토어 외부에서 더 저렴하게 결제하는 방법을 안내하지 못하도록 막아 문제가 됐다. 메타는 개인정보를 수집해 맞춤 광고를 띄우는 데 동의하도록 사용자들에게 강요했다. 개인정보 수집에 동의하지 않는 사용자들에겐 유료 구독을 해야 한다는 선택지만을 줬다. 만약 두 달 내에 애플·메타가 문제가 된 부분을 수정하지 않는다면 추가 제재를 받을 수 있다.
애플은 즉각 반발했다. 애플은 성명을 내고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애플을 반복적으로 부당하게 겨냥하고 있다”며 “우리의 기술을 무료로 내놓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메타도 “미국의 성공한 기업에 불이익을 주면서, 유럽 및 중국 기업에 다른 기준을 적용한다”며 “단순한 벌금 문제가 아니라 메타의 비즈니스 모델 자체를 바꾸라는 요구다. 수십억달러 관세를 부과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했다.
미국 기업들은 상품 무역보다는 정보기술(IT)·금융 플랫폼을 포함한 서비스 무역 부문에서 세계적으로 수익을 거둔다. 메타와 애플 외에도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넷플릭스, 비자카드, 마스터카드 등 대부분의 미국 기업들이 여기 해당한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로 서비스산업 수출이 보복의 타깃이 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다만 이번 과징금은 실제 법상 규정된 벌금 액수보다는 훨씬 적게 매겨진 것이다. 디지털시장법에 따르면 전세계 연간 총매출액의 최대 10%를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고, 반복적으로 위반할 경우 이 비율은 20%까지 올라갈 수 있다. 애플과 메타의 연간총매출액은 2023년 각각 3833억달러(약 5453조원)와 1645억달러(약 234조원)이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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