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는 즐거운 중독…소통으로 따뜻한 조직 만들 것”
- 누적봉사시간 1만1809시간
- 재난심리지원체계 교육도 받아
- 얘기 들어주는 것 만으로 위로
“누군가의 손을 잡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 날 어르신의 고마워하는 눈빛이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습니다.”

지난달 취임한 김경(63) 대한적십자사봉사회 부산시협의회장은 봉사생활에서 가장 기억에 남은 순간을 이렇게 회상했다.
김 회장은 고등학교 시절 청소년적십자(RCY)로 활동을 시작해 1999년 8월 봉사회에 정식 입회 이후 지금까지 9600일 넘게 누적 봉사시간 1만1809시간을 달성했다.
그는 “적십자는 연인이고 저를 성장시켜 준 인생의 동반자”라고 했다. 그러면서 적십자에서 자신의 처음을 여러 번 경험했다고 떠올렸다.
“1999년에 적십자봉사회원으로 활동을 시작할 당시 나이가 30대였는데 저 정도로 젊은 사람이 적은 편이었죠. 그래서 전문 지도봉사원(코디네이터), 홍보부장, 재난심리강사 등 여러 교육을 받을 기회가 많았습니다. 가정만 챙기다가 사회생활을 봉사로 시작했는데 새로운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많이 배우면서 좀 더 전문적인 봉사를 하게 됐습니다.”
이와 함께 그는 재난심리지원체계를 만들 때 초기 관련교육 이수 강사이기도 하다. “당시 천안함 사건으로 적십자 내부에서 심리적 돌봄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나왔어요. 상담기법과 경청훈련, 상황별 소통 방식을 익혔습니다. 2023년에 경북 영천 산사태가 났을 때 5일간 머무르면서 어르신들의 말씀을 들어드리니 마음이 풀린다면서 제 손을 잡아주셨습니다. 배웠던 심리지원을 활용할 수 있어 보람있었죠.”
김 회장에게 본격적인 봉사를 시작한 계기에 대해 물었다. 그는 “아이가 하나라 중학생이 되고나니 손이 덜 가고 여유가 생겼다. 연산3동 복지관(당시 월드비전)에서 처음으로 무료급식 봉사를 할 때 식사 배식과 설겆이 등을 해보니까 몸은 힘들었지만 땀 흘리고 나니까 그 기분은 완전히 달랐다”고 했다.
그와 함께 그는 장애인 이동차량 봉사 중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아들을 돌보느라 지친 보호자가 적십자 봉사원의 잠깐의 도움만으로도 그 짧은 시간이 숨 쉴 여유가 됐다고 했어요. 그때 봉사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잠시의 숨 돌릴 여백을 선물하는 일이라는 걸 알았죠.”
김 회장은 “봉사는 남을 도와주는 거라지만 정작 해보면 내가 더 즐겁고 보람이 있다. 일종의 즐거운 중독이라 끊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적십자가 재난현장에서 가장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머무르는 봉사자들이라고 했다. “적십자는 네트워크가 대단히 좋죠. 동 단위마다 1개의 단위봉사회가 있어 연제구에만 12개 동 단위 봉사회가 있습니다. 각 기초지자체별로 지구협의회가 있으니 지구협의회 16개에 원불교 지구협의회와 불교 지구협의회까지 부산에는 전체 18개 지구협의회가 있습니다. 그러니 재난상황에서 지속적으로 봉사원들이 현장에서 활동할 수 있습니다.” 부산지역 적십자 봉사원들은 1만 여 명에 달한다.
그는 “소통 화합 배려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생각한다. 봉사원들이 서로 믿고 협력할 수 있는 따뜻한 조직을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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