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아버지 10년을 간병했는데…“게임 그만해” 잔소리에 폭행 살해

신심범 기자 2025. 4. 23.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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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을 앓으면서도 10년 가까이 홀로 아픈 아버지를 간병하던 중 한순간의 화를 못 이겨 비극을 부른 30대 아들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A 씨는 지난해 5월 24일 부산 자택에서 아버지 B(80대) 씨를 밀치고 밟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았다.

몬스터를 사냥해 레벨을 올리는 방식의 이 게임이 A 씨의 폭력성을 건드렸고, 아버지에게서 '게임을 그만하라'는 취지의 말을 듣자 순간 화가 나 범행에 이르렀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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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륜 저버린 가족간 범죄 잇따라

- 조현병 앓던 子에 징역 3년 선고
- 한순간의 화 못이기고 범행한듯

조현병을 앓으면서도 10년 가까이 홀로 아픈 아버지를 간병하던 중 한순간의 화를 못 이겨 비극을 부른 30대 아들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부산지법 형사5부(김현순 부장판사)는 23일 존속상해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30대)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A 씨는 지난해 5월 24일 부산 자택에서 아버지 B(80대) 씨를 밀치고 밟아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았다.

취재를 종합하면 A 씨는 어릴 적부터 조현병을 앓았다. 그의 아버지 B 씨는 뇌병변 2급 환자로 골다공증 또한 심했다. 어머니와는 어릴 적 헤어지고 누나 또한 성인이 된 이후 생계를 위해 타지에 취업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A 씨는 2015년 이후 홀로 아버지를 돌봤다.

부자가 10년 가까이 지내는 동안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 오히려 B 씨의 요양보호사 C 씨가 집에 올 때마다 A 씨는 자진해서 일을 도왔다.

그러다 사건 당일 낮 C 씨는 B 씨가 숨을 쉬지 않는 것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B 씨가 숨질 무렵 집안에는 A 씨 외에 사람이 드나들지 않았다. 또 B 씨 몸에서는 밟히지 않고서는 생길 수 없는 골절들이 발견됐다. 당일 새벽 아버지와 말다툼을 벌여 서운한 감정이 들었다는 A 씨 진술도 나왔다.

검찰은 부자 간 말다툼이 컴퓨터 게임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했다. A 씨가 평소 즐긴 한 게임이 그를 자극했다는 것이다. 몬스터를 사냥해 레벨을 올리는 방식의 이 게임이 A 씨의 폭력성을 건드렸고, 아버지에게서 ‘게임을 그만하라’는 취지의 말을 듣자 순간 화가 나 범행에 이르렀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피해자인 아버지가 사망에 이르러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피고인이 정신지체상태에 있는 점, 피해자의 딸이자 누나가 선처를 탄원하는 점, 그간 아버지를 간병해왔던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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