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도 뛰어든 EREV… K배터리 새 먹거리 될까
전기차 배터리보단 수익성 낮지만
내연기관차량 대체땐 호재 작용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에 대한 돌파구로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하이브리드차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에 눈길을 돌리면서 배터리 업계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관건은 해당 차량이 순수 전기차(BEV) 시장이 아닌, 내연기관 차량을 대체할 수 있을지 여부가 될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는 내년 북미와 중국에서 제네시스 브랜드 등에 EREV시스템을 적용해 양산을 시작하고 오는 2027년부터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 기아도 미국 시장을 겨냥해 EREV 픽업트럭 개발에 나섰다.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 텔루라이드에도 EREV 시스템 탑재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차량 출시 2~3년 전부터 관련 업체들과의 논의가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배터리 공급과 관련한 물밑 논의도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그룹은 EREV뿐 아니라 하이브리드차 라인업의 다변화도 꾀하고 있다. 최근엔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공개하고 소형차부터 프리미엄까지 라인업 전반에 걸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넓히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전기차 대비 합리적인 가격과, 실용성을 갖춘 파워트레인을 통해 전기차 수요 둔화를 돌파한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움직임에 배터리 업체들은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통상 전기차와 비교해 하이브리드차나 EREV가 배터리 수익성은 더 낮다. 배터리의 용량이 커질수록 셀당 사용되는 소재량이 많아지고 공정도 복잡해져 단가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하이브리드차(HEV)의 배터리 용량은 1~2㎾h,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의 경우 10~20㎾h 정도다. EREV의 경우 아직 국내에 상용화되진 않았지만, 이미 시장에 나와 있는 중국을 기준으로 30~40㎾h 수준의 배터리가 들어가는 것으로 파악된다. 반면, 순수 전기차의 배터리 용량은 100kwh를 넘어가기도 한다. 현대차의 아이오닉9에는 SK온의 110.3㎾h 배터리가, 기아 EV9에는 SK온의 99.8㎾h의 배터리가 적용됐다. 배터리업체 입장에선 전기차 배터리를 파는 게 마진율이 더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EREV나 하이브리드의 대중화가 배터리 업계의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의 배경에는 해당 차들이 전기차 시장의 파이가 아닌, 내연기관 시장을 대체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깔려있다. 전기차의 성장 가능성을 '상수'로 두고 내연기관차가 배터리 탑재 차량으로 대체된다면, 배터리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EREV나 하이브리드차는 전기차 잠식보단 내연기관을 대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호재가 될 수 있다"며 "전기차보단 수익성이 낮을 수 있겠지만 어쨌든 배터리업체 입장에서는 이익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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