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한 미인부터 한중일 '명품'까지…판화 매력에 빠져볼까
판화·판목 등 50여 점 한자리에…안중근 의사 관련 엽서도 눈길
!['취주귀비도' [명주사 고판화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4/23/yonhap/20250423181734341caai.jpg)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한껏 치장한 모습의 여인이 몸을 가누지 못한다. 시녀로 보이는 여성 두 명이 부축해 한 걸음씩 내딛는 모습이다.
고운 비단옷을 입은 채 고개를 살짝 떨군 이 여인은 누구일까.
옛 판화를 모으고 연구해 온 한선학 강원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장은 온라인 경매에서 이 작품을 보자마자 '취주귀비'(醉酒貴妃)를 떠올렸다.
언젠가 중국 쑤저우(蘇州) 채색판화를 다룬 도록에서 본 '취주귀비'. 당나라 현종의 후궁이자 고대 중국 미녀 중 제일로 꼽히는 양귀비가 술에 취한 모습을 담은 판화였다.

한 관장은 23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일본의 개인 소장가가 갖고 있다고 알려진 '취주귀비' 판화와 비슷한 작품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이 작품은 중국 청나라 시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당나라 현종과 양귀비의 이야기를 담은 '취주귀비' 이야기는 중국 경극(京劇)을 통해서도 잘 알려졌는데, 화려한 색감으로 마치 그림처럼 보인다는 게 한 관장의 설명이다.
한 관장은 "'취주귀비' 판화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인도 판화로 평가받는다"며 "기존 작품과 비교해 표현 방식이나 묘사가 뛰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 관장은 이 작품을 다음 달 1일 개막하는 특별전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박물관이 소장한 여러 판화 관련 유물 가운데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미공개 유물 50여 점을 모은 전시에서는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판화를 다채롭게 소개한다.
조선시대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판목(版木)도 주목할 만하다. 판목은 인쇄를 위해 그림이나 글씨를 새긴 나무. 또는 그런 재료로 쓰는 목판을 일컫는다.
'卍'자 모양이 새겨진 판목은 양면으로 돼 있어 눈길을 끈다.
한 관장은 "조선시대에 다라니(陀羅尼)를 찍은 인출본은 비교적 많이 남아 있지만 판목의 원본은 많지 않다"며 "시기적으로는 16∼17세기 유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전시에서는 안중근(1879∼1910) 의사와 관련한 엽서도 볼 수 있다.
가로 9.2㎝, 세로 14㎝ 크기의 엽서에는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하는 장면과 안 의사의 초상이 그림으로 그려져 있다.
한 관장은 "이토와 관련한 엽서 세트에서 나온 자료로 최초로 공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사 안중근 초상'이라는 제목의 소책자 자료는 안 의사의 사형이 집행되기 전에 쓴 유묵(遺墨·생전에 쓴 글씨)과 안 의사의 약력이 적혀 있어 주목할 만하다.
한 관장은 "아름다운 기록 문화유산인 명품 고판화를 다양하게 감상하고, 동양의 고판화 문화를 이해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8월 31일까지 열린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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