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한 미인부터 한중일 '명품'까지…판화 매력에 빠져볼까

김예나 2025. 4. 23. 18:17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 내달 '미공개' 고판화 모은 특별전
판화·판목 등 50여 점 한자리에…안중근 의사 관련 엽서도 눈길
'취주귀비도' [명주사 고판화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한껏 치장한 모습의 여인이 몸을 가누지 못한다. 시녀로 보이는 여성 두 명이 부축해 한 걸음씩 내딛는 모습이다.

고운 비단옷을 입은 채 고개를 살짝 떨군 이 여인은 누구일까.

옛 판화를 모으고 연구해 온 한선학 강원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장은 온라인 경매에서 이 작품을 보자마자 '취주귀비'(醉酒貴妃)를 떠올렸다.

언젠가 중국 쑤저우(蘇州) 채색판화를 다룬 도록에서 본 '취주귀비'. 당나라 현종의 후궁이자 고대 중국 미녀 중 제일로 꼽히는 양귀비가 술에 취한 모습을 담은 판화였다.

명주사 고판화박물관, '동아시아 미공개 고판화 명품전' 기자간담회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선천에서 열린 명주사 고판화박물관 '동아시아 미공개 고판화 명품전' 기자간담회에서 한선학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장이 주요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2025.4.23 jin90@yna.co.kr

한 관장은 23일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일본의 개인 소장가가 갖고 있다고 알려진 '취주귀비' 판화와 비슷한 작품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이 작품은 중국 청나라 시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당나라 현종과 양귀비의 이야기를 담은 '취주귀비' 이야기는 중국 경극(京劇)을 통해서도 잘 알려졌는데, 화려한 색감으로 마치 그림처럼 보인다는 게 한 관장의 설명이다.

한 관장은 "'취주귀비' 판화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인도 판화로 평가받는다"며 "기존 작품과 비교해 표현 방식이나 묘사가 뛰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작품 소개하는 한선학 고판화박물관장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한선학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장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선천에서 열린 명주사 고판화박물관 '동아시아 미공개 고판화 명품전'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2025.4.23 jin90@yna.co.kr

한 관장은 이 작품을 다음 달 1일 개막하는 특별전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박물관이 소장한 여러 판화 관련 유물 가운데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미공개 유물 50여 점을 모은 전시에서는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 판화를 다채롭게 소개한다.

조선시대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판목(版木)도 주목할 만하다. 판목은 인쇄를 위해 그림이나 글씨를 새긴 나무. 또는 그런 재료로 쓰는 목판을 일컫는다.

'卍'자 모양이 새겨진 판목은 양면으로 돼 있어 눈길을 끈다.

한 관장은 "조선시대에 다라니(陀羅尼)를 찍은 인출본은 비교적 많이 남아 있지만 판목의 원본은 많지 않다"며 "시기적으로는 16∼17세기 유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안중근 의사 관련 엽서 공개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선천에서 열린 명주사 고판화박물관 '동아시아 미공개 고판화 명품전' 기자간담회에 안중근 의사 관련 엽서가 전시되어 있다. 2025.4.23 jin90@yna.co.kr

전시에서는 안중근(1879∼1910) 의사와 관련한 엽서도 볼 수 있다.

가로 9.2㎝, 세로 14㎝ 크기의 엽서에는 안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하는 장면과 안 의사의 초상이 그림으로 그려져 있다.

한 관장은 "이토와 관련한 엽서 세트에서 나온 자료로 최초로 공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사 안중근 초상'이라는 제목의 소책자 자료는 안 의사의 사형이 집행되기 전에 쓴 유묵(遺墨·생전에 쓴 글씨)과 안 의사의 약력이 적혀 있어 주목할 만하다.

한 관장은 "아름다운 기록 문화유산인 명품 고판화를 다양하게 감상하고, 동양의 고판화 문화를 이해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시는 8월 31일까지 열린다.

'내금강 장안사' 공개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선천에서 열린 명주사 고판화박물관 '동아시아 미공개 고판화 명품전' 기자간담회에 '내금강 장안사'가 전시되어 있다. 2025.4.23 jin90@yna.co.kr

yes@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