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판 행진인데 "한국산, 방사능 걱정돼"…日 쌀값 폭등 난리[오목조목]
'쌀값 2배 이상 폭등'이라는 초유의 상황을 맞은 일본에 전남 해남에서 자란 한국산 쌀이 수출됐다. 현지 도착과 동시에 온오프라인을 통해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데, 정작 일본 누리꾼들의 반응은 냉랭하다.
최근 일본에서는 쌀 가격 폭등으로 대책을 세우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일본 총무성은 지난 18일 '3월 소비자물가'를 발표했는데, 전국 쌀값의 평균은 5kg 4214엔(약 4만 2천 원)으로 나타났다. 전년 동월 대비 약 92%나 상승한 수치다.
21일 일본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전국 상점 1천 곳에서 팔린 쌀 5kg 평균 가격은 4217엔이다. 지난주보다 3엔 더 올랐다. 매체는 "쌀 가격이 15주 연속 상승했다"며 "유통 정체로 인해 비축미가 빠르게 각 지역으로 넘어가지 못한 요인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가운데 한국은 일본에 판매용 쌀 22t 수출을 추진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있는 1990년 이후 35년 만에 최대 물량이다.
NH농협무역의 일본 지사인 농협인터내셔널 측은 지난 21일 "한국 쌀 2t을 일본으로 수입해 이번 달에 판매했다"며 "내달 중에 10t을 더 들여올 예정이고, 추가로 10t의 수입 시기 등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일본 쌀값 급등과 한국 쌀 소비 촉진 운동 등을 계기로 수입을 결정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해당 업체 홈페이지에서는 한국산 쌀을 10㎏ 9천 엔(약 9만 원), 4㎏ 4104엔(약 4만 1천 원)에 팔기 시작했다. 23일 기준으로 해당 상품은 매진된 상태다.
온라인 쇼핑몰 '라쿠텐'에서도 더 이상 이 상품을 살 수 없다. 라쿠텐에서는 4kg 4400엔에 한국산 쌀을 판매했는데, 현재는 품절됐다.
오프라인에서도 한국산 쌀을 찾는 손길이 늘었다. 도쿄 신오쿠보 한국 슈퍼마켓에서 이 상품이 판매되자마자 열흘 만에 완판됐다고도 알려졌다.
그럼에도 한국산 쌀을 향한 일본 누리꾼들의 반응은 쌀쌀하다. 우선 가격이 그리 저렴하지 않다는 이유다. 한 누리꾼은 "한국산 쌀 따위에 9천 엔을 내고 싶지 않다. 전혀 싸지 않다"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한국산 쌀 10kg이 9천 엔이라면 차라리 맛있는 국산(일본산) 쌀을 사겠다"고 반응했다.
애초에 농협인터내셔널 측은 가격 경쟁력이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관계자는 "㎏당 관세 341엔(약 3400원), 통관 비용, 일본 내 운송비 등을 포함해 가격을 산정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자국 농업계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일본의 쌀 자급생산력을 약화하는 정책", "일본 농가를 부술 생각인가", "일본의 쌀이 점점 궁지에 서는 것 아닌지 걱정된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그런데 '한국산'이기 때문에 절대 소비하지 않겠다는 여론도 다수였다. 한 누리꾼은 "한국산 쌀을 사는 정도라면 쌀을 먹지 않아도 괜찮다"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한국산 식재료는 자주 위생 문제가 발생한다"고 트집을 잡았다.
이 밖에도 "한국산 쌀은 방사능과 농약이 걱정", "누가 한국산 쌀을 사나", "싸더라도 안전성과 맛은 의문이다", "전혀 믿음이 가지 않는다"는 등 부정적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한편 한국에 여행을 와서 직접 쌀을 사 가는 일본인 관광객도 늘어났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일본으로 들여 간 한국산 쌀은 1250kg이다. 이는 전년 동월(16kg)보다 약 78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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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이우섭 기자 woosubwaysandwiches@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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