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경량 AI 오픈소스로 공개 “자주적 인공지능 생태계 강화”
네이버가 자체 개발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바엑스(X)’의 경량화 모델(sLLM) 3종을 오픈소스로 공개한다. 네이버 인공지능이 개방형 모델로 나오는 건 이번이 처음인데, 국내외 기업들의 ‘네이버 생태계’ 참여를 유도해 기술 주도권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네이버클라우드는 23일 파라미터(매개변수)가 30억개 수준인 경량 모델 ‘하이퍼클로바엑스 씨드(SEED) 3B’를 비롯해 ‘하이퍼클로바엑스 씨드 1.5B’, ‘하이퍼클로바엑스 씨드 0.5B’를 글로벌 인공지능 플랫폼 허깅페이스에 오픈소스로 공개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국내 기업의 오픈소스 모델이 연구용으로만 사용 가능했던 것과 달리, 네이버는 스타트업 등이 자사 모델을 상업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라이선스 제한을 풀었다. 네이버는 ‘가성비’를 앞세운 경량 모델이 기업들의 비용 부담을 줄여 국내 인공지능 전환(AX)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는 이날 서울 강남구 ‘네이버스퀘어 역삼’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경량화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하는 건 한국의 ‘소버린(자주적) 인공지능’ 생태계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대국민 서비스를 하는 국내 다수 기업들이 편하게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지난 2021년 전 세계에서 세 번째로 거대언어모델(LLM) 개발에 성공했지만, 최근 스탠포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HAI)가 발간한 ‘2025 AI 인덱스’에서 회사의 모델명이 언급되지 않은 탓에 기술력에 대한 의구심을 샀다. 이 인덱스에는 국내 모델 중 엘지(LG)의 ‘엑사원 3.5’만 이름을 올렸다.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기술 총괄은 “기술을 고도화하는데 바쁘다 보니 (글로벌 연구자들이 보는) 논문을 쓰는 일에 소홀했던 건 사실”이라며 “네이버가 빅테크 수준의 인공지능을 갖고 있지 않은 건 지피유 등에 대한 투자 부족 때문이지 기술력 때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다음달 하이퍼클로바엑스의 첫 추론 모델도 선보일 예정이다. 오픈에이아이의 ‘지피티-포오(GPT-4o) 서치 프리뷰’ 성능에 견줄 만한 모델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선 최근 상·중·하로 나뉜 클라우드 보안인증제(CSAP)에서 ‘하’ 등급을 얻어 국내 공공부문 클라우드 시장에 진출한 글로벌 3대 업체(AWS·구글 클라우드·MS)가 국방·외교 등 민감정보 취급 기관에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현재 공공 클라우드 시장은 네이버클라우드·케이티(KT)클라우드·엔에이치엔(NHN)클라우드 등 국내 업체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김유원 대표는 “민간 클라우드 시장은 (글로벌 기업에) 다 열린 상태이지만, 안보나 보안은 국가 운영을 위한 최소한 보호장치”라며 “외산 업체들이 자신들에게 맞추라고 할 것이 아니라, 그들이 국내 규정에 맞추면 될 일”이라고 했다. 김 대표는 또 최근 케이티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소버린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것을 두고 “외산을 들여와 우리 상표를 붙였다고 해서 ‘소버린 인공지능’이라고 하는 건 언어도단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선담은 기자 s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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