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지역기업에 1000억 요구 거제시장… 기업 상대 `앵벌이` 아닌가

2025. 4. 2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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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봉'인가.

지난 4·2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해 3년 만에 시정에 복귀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변광용 경남 거제시장이 '지역상생발전기금' 조성 명목으로 지역의 양대 조선소에 무려 1000억원의 출연을 요청하고 나서 논란이다.

변 시장의 1000억원 출연 요구는 기업을 상대로 한 포퓰리즘 정치인의 앵벌이와 하등 다를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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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관계자와 만난 변광용(맨 오른쪽) 거제시장. [거제시 제공. 연합뉴스]

기업이 '봉'인가. 지난 4·2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해 3년 만에 시정에 복귀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변광용 경남 거제시장이 '지역상생발전기금' 조성 명목으로 지역의 양대 조선소에 무려 1000억원의 출연을 요청하고 나서 논란이다. 말은 요청이지만 규제 권한을 틀어쥔 행정 당국의 요구에 해당 기업으로선 난감할 수 밖에 없는 처지다. 기업 돈으로 생색을 내려는 지자체 단체장의 권한남용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23일 거제시에 따르면 변 시장은 전날 한화오션 지원센터에서 한화오션 김희철 대표와 조부근 노사상생협력본부장, 시 이형운 경제해양국장, 이갑선 조선지원과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지역 상생 발전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시는 한화오션에 변 시장 대표 공약인 '지역상생발전기금' 조성을 공식 건의했다. 거제시,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이 공동으로 5년간 매년 100억원씩 출연해 조선소 배후 지역 개발과 노동자 복지 지원, 지역 경제 활성화 등에 사용하자는 것이다. 시는 앞서 지난 18일에는 삼성중공업측과 만나 기금 추진 방안 등을 협의했다. 두 회사에 요청한 금액은 5년간 총 1000억원에 달한다. 이에 대해 두 회사는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즉각적인 답변은 하지 않았다.

변 시장이 조선소 배후 지역 개발과 노동자 복지 지원, 지역 경제 활성화에 정책 중점을 두는 것은 바람직한 일일 것이다. 문제는 수단이다. 왜 시의 재정 수입을 활용하지 않고 기업들의 팔을 비틀어 억지로 돈을 걷으려는 것인가. 기업 입장에선 엄청난 압박이다. 이미 상당한 액수의 국세와 지방세를 내는데다 노동자 복지를 위해 자체적으로 많은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런데도 시가 할 일을 기업들로부터 또 돈을 거둬 한다는 건 시장의 권한남용이다. 전임 시장의 잔여임기가 길지 않은 상황에서 차기 선거를 염두에 둔 시장 개인의 치적 쌓기 아닌가라는 의문이 드는 건 당연하다. 변 시장은 또 재보궐 선거 당시 민생회복지원금도 대표 공약으로 내걸었다. 모든 거제 시민에게 1인당 20만원을 거제사랑상품권이나 선불카드로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소요 예산은 총 470억원 규모로, 비상금 성격으로 적립돼 있는 재정안정화기금(580억원)을 풀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좌파나 포퓰리즘 정치인들은 기업을 버튼만 누르면 바로 돈이 나오는 ATM 기기 쯤으로 안다. 1억원의 순이익을 내기 위해 경영진과 노동자들이 얼마나 많은 피와 땀을 흘리는지 모른다. 변 시장의 1000억원 출연 요구는 기업을 상대로 한 포퓰리즘 정치인의 앵벌이와 하등 다를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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