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 발레’ 대명사 ‘지젤’ 올린 유니버설발레단

국립발레단과 함께 국내 발레단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유니버설발레단은 <지젤>로 창단 41주년 공연의 막을 열었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지난 18일 시작한 공연은 27일까지 열흘간 이어진다.
①180년 검증된 이야기와 춤
<지젤>은 1841년 프랑스 파리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180년 넘도록 유수의 발레단이 해마다 빠지지 않고 무대에 올릴 정도의 베스트 셀러 작품이다. 발레를 떠올릴 때 함께 연상되는 이미지, 즉 순백의 면사포와 로맨틱 튀튀(스커트 모양의 발레 의상)를 입은 발레리나의 군무나 주인공의 화려한 발레 기술이 모두 담겨 있는 작품이다. 여기에 이뤄질 수 없는 사랑과 배신,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스토리와 이를 연기하는 무용수들의 표현력까지 감상할 수 있는 ‘낭만 발레’와 ‘백색 발레(ballet blanc)’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백미는 2막에 나오는 빌리(wili·처녀귀신)들의 군무 장면이다. 이번 공연에서도 20명 안팎의 빌리들이 푸르스름한 달빛 아래에서 아라베스크로 교차하며 시시각각 대열을 맞추면서 정교한 형식미와 몽환적인 아름다움을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죽도록 춤을 춰야 하는 마법에 걸린 남자 주인공 알브레히트의 ‘앙트르샤 시스(제자리에서 뛰어올라 두 다리를 여섯번 교차하는 동작)’는 기술적인 감상 포인트가 된다.
연기적 측면에서는 주인공 지젤이 귀족 신분을 속인 알브레히트에 대한 배신감으로 미쳐가는 이른바 ‘매드 신’ 장면이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②믿고 보는 발레리나·발레리노
이번 공연에서 지젤역은 6명, 알브레히트역은 5명의 무용수가 연기를 펼친다. 발레 팬들은 선호에 따라 주인공의 조합을 맞춰 공연장을 찾고 있다. 러시아 명문 마린스키발레단 입단을 앞두고 있는 전민철이 객원으로 합류한 것이 눈에 띈다. ‘향기탁’ 조합으로 불리는 수석무용수 홍향기와 이동탁은 이번에는 각기 다른 짝과 함께 관객을 찾는다. 2023년 ‘브누아 드 라 당스’ 최우수 여성 무용수상을 수상한 강미선은 이현준과 호흡을 맞춘다. 솔리스트 임선우와 이유림은 <지젤> 데뷔 무대다.

③‘지젤 40년’ 유니버설과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의 <지젤>은 한국 발레사에서도 특별한 위치에 있다. 1985년 유니버설발레단이 <지젤>을 초연한 지 딱 40년이 됐다.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은 1989년 키로프(현 마린스키) 발레단에 객원으로 초청받아 무대에 오른 뒤 일곱 차례 커튼콜을 받으며 ‘영원한 지젤’이란 별칭을 얻었다.

문 단장은 공연 시작 전 10분간 작품 해설과 동작 시연을 통해 가이드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발레를 배우는 초등학생들이 공연장 곳곳에 많은 이유 중 하나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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