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을 내맘대로 설계한다"…근적외선서 빛 내뿜는 `플라빈` 분자 개발

이준기 2025. 4. 23.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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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5개 고리구조의 '오환형 플라빈' 최초 개발
분자구조 정밀 조절..긴 파장대서 발광 및 전자특성
KAIST는 근적외선 파장에서 발광이 가능한 5개의 고리 구조를 가진 '오환형 플라빈 분자'를 개발했다. 사진은 삼환형에서 오환형 플라빈 분자로 바뀌는 과정의 모식도. KAIST 제공
KAIST 연구진.

국내 연구진이 생체에서 빛을 방출하는 형광 분자인 플라빈을 근적외선 영역까지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 생체 적합성과 기능성을 동시에 갖춘 차세대 광소재로 활용할 수 있어 향후 바이오이미징, 광촉매, 디스플레이 소재 등에 널리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백윤정 화학과 교수 연구팀이 근적외선 파장에서 발광이 가능한 5개의 고리 구조를 가진 '오환형 플라빈 분자'를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플라빈은 우리 몸 등 생명체 내의 에너지 생산과 생화학 반응에 관여하는 중요한 색소 분자로, 특정 색의 빛을 방출하는 형광분자이다. 자연계의 플라빈은 대부분 파란색에서 초록색 영역까지 짧은 파장의 빛을 내지만, 긴 파장인 적외선에선 구현하기 쉽지 않다. 연구팀은 세 개의 고리를 갖는 삼환형 플라빈을 고리가 5개인 오환형 플라빈으로 확장하고, 산소와 황 등 서로 다른 원자를 정교하게 도입해 분자의 전자 구조를 정밀하게 조절하는 데 성공했다.

황이 포함된 플라빈 구조체는 772나노미터 길이의 근적외선 영역에서 발광했다. 이는 지금까지 보고된 플라빈 유도체 중 가장 긴 파장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아울러 기존 플라빈에서 드물게 관찰되던 전기화학적 반응을 조절하는 기능까지 갖춰 다기능성 분자 플랫폼으로 주목받고 있다.

가령 근적외선 같은 긴 파장의 빛을 이용해 몸 속 깊이 정확하게 진단·치료하고, 오염이나 독성물질이 특정 빛에 반응하도록 설계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백윤정 KAIST 교수는 "플라빈의 빛 파장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은 우리가 원하는 상황에 맞게 빛을 자유롭게 설계하고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우리 손으로 원하는 색과 성질을 가진 분자를 정밀하게 디자인하고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15일자)'에 실렸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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