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형재의 새록새록] 멸종위기종 맹금류, 천년 고찰 품에서 무럭무럭

유형재 2025. 4. 23. 09:0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강원 동해안 한 천년 고찰의 바닷가 깎아지른 절벽 바위 아래서 수리부엉이 부부가 2마리의 새끼를 키우고 있어서 화제다.

천년 고찰을 찾았던 사람들은 '길조'라며 수리부엉이 새끼들의 꼬물거리는 앙증맞은 모습을 멀리서 보며 신기한 듯 스마트폰으로 당겨 담는 등 높은 관심을 보인다.

이 사찰은 2020년을 비롯해 수리부엉이가 2∼4마리의 새끼를 키우는 소식이 간간이 들렸던 곳이어서 멸종위기종인 대형 맹금류의 넉넉한 품이 되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부처님오신날 앞두고 수리부엉이 새끼 육추…천년 고찰은 새들의 넉넉한 품
천년 고찰 절벽에 둥지 튼 수리부엉이 [촬영 유형재]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부처님오신날을 앞둔 강원 동해안 한 천년 고찰의 바닷가 깎아지른 절벽 바위 아래서 수리부엉이 부부가 2마리의 새끼를 키우고 있어서 화제다.

대형 맹금류인 수리부엉이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돼 보호받는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텃새다.

이 천년 고찰은 2005년 대형산불이 나 동종이 녹아내리고 사찰 대부분이 전소한 아픔을 간직한 곳이다.

솜털 뭉치 같은 새끼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둥지는 사람이 쉼 없이 다니는 경내 도로와는 직접 접근이 불가능한 데다 거리도 꽤 멀어 위협을 느끼지 않아도 될 정도다.

둥지가 내려다보이는 소나무에 앉아 새끼 지켜보는 어미 [촬영 유형재]

또한 바다와 바닷가 유명 암자, 북적이는 사람들의 왕래가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절벽 위로는 신라 고승이 좌선했던 정자가 있는 천연 요새 같은 곳이기도 하다.

오색 연등이 길게 내걸리고 신도와 국내외 관광객의 발길이 부쩍 많은 사찰 경내에 수리부엉이가 알을 낳고 부화해 성공한 뒤 솜털이 뽀송뽀송한 새끼 2마리를 키우고 있다.

한동안 함께 둥지에서 새끼를 돌보던 어미는 새끼들이 커가자 아침 일찍 둥지를 떠났다가 인적이 끊기는 어스름한 저녁 둥지로 들어와 새끼들과 지낸다.

사냥의 명수답게 수컷은 새와 쥐 등 각종 먹이를 잡아다 어미에게 넘겨주며 가장 역할을 다한다.

수리부엉이 둥지가 있는 천년 고찰의 해안 절벽 [촬영 유형재]

낮에 둥지를 비운 어미는 둥지 건너편 높은 소나무 가지에 앉아 새끼들의 안전을 지켜준다.

그러다 별일이 없으면 다시 사찰의 인적이 드문 경내로 사라진다.

어미가 떠난 한낮의 새끼들은 벽면 수행하듯 바위벽을 보고 몸을 웅크린 채 휴식을 취하기도 하고 그러다가 지루한 듯 힘껏 날갯짓하기도 한다.

천년 고찰을 찾았던 사람들은 '길조'라며 수리부엉이 새끼들의 꼬물거리는 앙증맞은 모습을 멀리서 보며 신기한 듯 스마트폰으로 당겨 담는 등 높은 관심을 보인다.

이 사찰은 2020년을 비롯해 수리부엉이가 2∼4마리의 새끼를 키우는 소식이 간간이 들렸던 곳이어서 멸종위기종인 대형 맹금류의 넉넉한 품이 되고 있다.

천년 고찰에서 새끼 키운 긴점박이올빼미.2023년 [촬영 유형재]

북적이던 신도와 관광객의 발길이 끊길 즈음 어미는 소리 없이 둥지로 향해 날아들어 새끼들을 품는다.

동해안의 또 다른 천년 고찰은 2023년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긴점박이올빼미와 불새로 불리는 호반새의 안식처가 되기도 했다.

긴점박이올빼미는 신도와 관광객들이 오르내리는 도로변 고목에 둥지를 틀고 새끼 2마리를 건강하게 키워내기도 했다.

이렇듯 천년 고찰은 아주 오랜 세월 흐르며 풍성한 숲을 이루거나 숲속에 자리 잡고 있는 데다 새들이 서식하기 큰 나무와 고목이 있어 구멍 등에 둥지를 짓기 쉽기 때문에 안식처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번 부처님오신날은 물론 앞으로 사찰을 가게 되면 지저귀는 주변의 새들에게도 관심을 가져 보자.

동해안 천년 고찰의 품에서 큰 긴점박이올빼미 [촬영 유형재]

yoo21@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