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安의 역습’에 금이 간 ‘尹心 방패’…나경원, 덜미 잡힌 이유는

박성의 기자 2025. 4. 22.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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羅, 당심 우위 전망에도 1차 경선서 安에 발목 잡혀
‘콜드플레이·드럼통 논란’에 “전략의 실패” 분석도
羅 “성원에 감사…대한민국 위한 여정, 계속 정진할 것”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뻐꾸기 그만하시고 차라리 탈당해서…." (나경원 의원)

"이재명을 막을 수 있다면, 기꺼이 뭐라도 되겠다." (안철수 의원)

국민의힘 대선 경선 1차 문턱에서 '앙숙' 관계인 두 중진 의원의 희비가 엇갈렸다. 예상을 깨고 찬탄(탄핵 찬성)파 안철수 후보가 4강에 안착한 반면 반탄(탄핵 반대)파 나경원 의원은 고배를 마셨다.

1차 경선 통과를 자신했던 나 의원 측이 큰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정치권에선 '캠프 전략의 실패'라는 비판도 나온다. 반탄파 후보들과의 차별화에 실패하며 당원들의 표심이 분산됐고, 선명한 '반명·친윤 PR 전략'이 나 의원의 본선 경쟁력에 물음표를 찍히게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4월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대선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론조사와 달랐던 결과…'반탄·반명 전략' 독 됐나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22일 경선 후보를 8명에서 4명으로 압축하는 1차 경선(컷오프) 결과를 발표했다. 여론조사상 '3강' 구도를 형성해 온 김문수·한동훈·홍준표(가나다순) 후보는 예상대로 2차 경선에 진출했다.

남은 한 자리는 안철수 후보가 차지했다. 정치권에선 '반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4위 경쟁에서 안 후보보다 '윤심 후보'로 분류됐던 나경원 의원이 우위에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1차 경선 여론조사에서 '역선택 방지 조항'이 적용됐기에 찬탄파가 불리할 것이라 시각이 우세했다. 타 정당 지지층을 배제한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을 대상으로만 집계되는 여론조사이기에, '윤석열 탄핵 반대'를 외친 주자들에게 표심이 몰릴 것이란 시각이 많았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나 의원이 낙선하면서 정치권에선 그 배경을 두고 갖은 추측이 제기된다. 우선 풍선효과 가능성이 대두된다. 김문수, 홍준표 후보에게 반탄 지지층 표심이 크게 쏠리면서 그만큼 나 의원 지지세가 빠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국민의힘 한 초선의원은 "경선 여론조사에는 강성 지지층이 참여하게 될 가능성이 높기에 같은 진영이라면 더 센 후보에게 투표하는 경향이 있다"며 "전투력 측면에서 김문수, 홍준표 후보가 더 높은 점수를 받았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는 '캠프 전략의 실패'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나 의원이 '반탄·반명(反이재명) 투사' 이미지를 부각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논란들이 무당층 뿐 아니라 당원들에게도 반감을 산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앞서 나 의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저격하는 과정에서 '드럼통'이라는 비유를 사용해 강력범죄를 희화화했다는 논란에 휩싸였고, 영국 록밴드 콜드플레이의 발언을 패러디해 팬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이날 시사저널TV에 출연해 "나 의원이 극단적인 사람들이 웃고 떠드는 이야기들을 공적인 라인으로 가져와 '쇼'를 한 것"이라며 "윤 전 대통령이 극우 유튜버들의 환호에 빠져 이상해진 것과 무엇이 다른가. 경선 수준을 떨어뜨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나경원 인스타그램 캡처

2차 경선 준비했는데…羅 고배에 캠프 침울

낙선한 나 의원은 대선 승리를 위해 당과 함께 하겠다는 짧은 입장문을 내놨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성원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국민과 대한민국을 위한 여정, 함께 계속 정진하겠다"고 전했다.

2차 경선을 대비한 주도권 토론 시나리오, 공약 구체화 등에 공을 들여온 나 의원 캠프 관계자들은 충격에 휩싸인 것으로 알려졌다. 1차 경선 낙선 입장문을 따로 준비해두지 않을 정도로 안 후보와의 4위 다툼에서 낙승을 자신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경선을 도왔던 나 의원 측 한 관계자는 "(찬탄파인) 안철수 후보, 한동훈 후보 모두 이길 수 있고, 이겨야만 보수가 산다는 사명감으로 경선에 임해왔다"며 "당과 나라를 위해 헌신할 준비를 모두 마쳤었기에 아쉬움이 크다"고 토로했다.

한편, 4명의 2차 경선 진출자들은 23일 미디어데이, 24~25일에는 특정 후보를 지명해 토론하는 일대일 주도권 토론회를 갖는다. 이어 26일에는 후보자 종합 토론회가 열린다. 3차 경선 진출자 2명은 선거인단 투표 50%, 국민 여론조사 50%로 선출한다. 27~28일 조사를 진행해 29일 결과를 발표한다.

이어 30일 양자토론을 갖고, 내달 1~2일 여론조사를 통해 3일 전당대회에서 최종 후보자를 결정한다. 2차 경선과 마찬가지로 선거인단 투표 50%, 국민 여론조사 50%를 적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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