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만km 꼬리 달린 행성…"급속 붕괴 중"

이병구 기자 2025. 4. 22.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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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로부터 140광년(1광년은 빛의 속도로 1년간 이동한 거리) 떨어진 작은 외계행성이 급속도로 붕괴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공전 주기인 약 30시간마다 지구 에베레스트산만큼의 질량을 방출하며 혜성처럼 '꼬리'를 만들었다.

주변을 공전하는 암석 행성인 BD+05 4868 Ab에게 긴 먼지 꼬리가 있어 별빛을 가리는 지속시간이 길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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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로부터 140광년 떨어진 작은 외계행성 'BD+05 4868 Ab'이 별 주변을 돌면서 붕괴해 긴 먼지 꼬리를 형성하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 Jose-Luis Olivares/MIT 제공

지구로부터 140광년(1광년은 빛의 속도로 1년간 이동한 거리) 떨어진 작은 외계행성이 급속도로 붕괴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공전 주기인 약 30시간마다 지구 에베레스트산만큼의 질량을 방출하며 혜성처럼 '꼬리'를 만들었다. 꼬리의 길이는 최대 900만킬로미터에 달한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카블리 천체물리학 및 우주연구소 연구팀은 붕괴 중인 외계행성 'BD+05 4868 Ab'의 특성을 조사하고 연구결과를 22일 국제학술지 '천체물리학 저널 레터스'에 공개했다.

MIT가 주도하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천체면통과 외계행성 탐사위성(TESS)' 임무는 태양계와 가까운 주변 별들에서 관측되는 빛이 주기적으로 감소하는 현상을 모니터링해 외계행성의 존재를 감지하는 것이다. 별 앞으로 행성이 지나갈 때 별빛이 가려진다는 사실을 활용한다. 2018년 발사돼 수천 개의 외계행성을 찾아낸 TESS는 '행성 사냥꾼'이라는 별명이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행성 사냥꾼' TESS 위성. NASA 제공

연구팀은 별 'BD+05 4868 A'에서 관측되는 별빛이 감소했다가 다시 원래 밝기로 돌아오는 시간이 예상보다 길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주변을 공전하는 암석 행성인 BD+05 4868 Ab에게 긴 먼지 꼬리가 있어 별빛을 가리는 지속시간이 길어진 것이다.

수성보다 작고 달보다 큰 작은 암석 행성 BD+05 4868 Ab는 공전 주기가 30.5시간으로 매우 짧다. 공전하는 별과의 거리가 태양과 수성 사이 거리의 20분의 1에 불과하다. 태양처럼 뜨거운 별과 가까운 BD+05 4868 Ab의 온도는 약 1600℃에 달하는 것으로 계산됐다. 높은 온도로 행성이 사실상 '증발'하고 있기 때문에 표면의 광물질이 대량으로 방출되며 꼬리를 형성한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혜성 꼬리처럼 휘발성 가스와 얼음이 포함됐을 가능성은 낮다"며 "행성 표면에서 증발한 광물 입자들이 오랜 시간 남아 이런 독특한 꼬리를 형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BD+05 4868 Ab는 서서히 소멸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력이 약하기 때문에 질량을 잃기 쉽고 질량을 잃으면 중력이 약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공전 주기마다 지구 에베레스트산만큼의 질량을 방출하고 있다. 연구팀은 BD+05 4868 Ab가 향후 100만~200만년 내에 완전히 분해될 것으로 예측했다.

BD+05 4868 Ab를 포함해 천문학자들이 발견한 약 6000개의 행성 중 분해되고 있는 행성은 총 4개로 모두 먼지 꼬리가 달려 있다. 이번에 발견된 BD+05 4868 Ab의 꼬리가 가장 길다. BD+05 4868 A는 다른 3개 별보다 상대적으로 가까워 별에서 나오는 밝은 빛 덕분에 행성 꼬리의 구성을 파악하기 용이하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암석 행성 내부 구성성분을 직접 측정할 특별한 기회"라며 "태양계 밖 행성의 다양성과 잠재적인 거주 가능성에 대해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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