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가렵고 떡지는 머리… '이 질환' 때문이었다?
기온 차가 커지고 자외선이 강해지는 봄에는 피지 분비가 활발해지면서 두피가 가려워지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평소와 달리 두피가 심하게 가렵고 기름지면서, 딱지나 비듬이 잘 생긴다면 '지루성 두피염'이 원인일 수 있다.
지루성 두피염은 두피에 염증 반응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만성 질환으로, 봄·가을처럼 기온과 자외선 노출량이 급변하는 시기에 호르몬 분비와 면역 상태의 변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증상이 심해지면 모근이 손상을 입고 탈모로도 이어질 수 있어 초기 관리와 치료가 중요하다. 지루성 두피염의 원인과 주요 증상 및 두피 관리법에 대해 알아본다.
피지선 많은 부위에 잘 생기는 만성 염증성 질환
지루성 두피염은 지루성 피부염의 한 형태로, 두피에 염증과 각질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만성 피부 질환을 말한다. 지루성 피부염은 주로 얼굴, 가슴, 등, 겨드랑이 등 피지 분비가 활발한 부위에 발생하는데, 두피는 피지선이 밀집돼 있어 증상이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부위로 꼽힌다.
주로 청년기에서 중년기 사이, 특히 남성에게 흔하게 발병하는데, 이는 남성호르몬(안드로겐)이 피지 분비를 촉진해 두피 환경을 더 기름지게 만들기 때문이다. 또한 면역 기능이 저하된 고령층이나 만성 질환자에게서도 증상이 쉽게 유발될 수 있다.
피부과 전문의 민형근 원장(클린업피부과)은 "지루성 두피염은 젊은 성인의 3~5%에서 발생하는 매우 흔한 질환이다"라면서 "피지의 과다 분비가 주요 원인인 것으로 추정되는데, 정신적인 스트레스, 약물, 환경, 세균이나 곰팡이 감염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악화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감염과 관련해서는, 피부에 원래 존재하는 말라세지아(Malassezia)라는 진균이 과도하게 증식하면서 염증을 직접 유발하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피지 분비 증가, 면역력 저하, 스트레스 등은 말라세지아의 증식을 촉진하고 염증 반응을 유도하는 배경 요인으로 작용한다.
일반적인 비듬과 달라...비듬 끈적이고 두피 충혈 동반
지루성 두피염은 안면부의 지루성 피부염과 동반되는 경우도 있지만 단독으로 두피에 발생하는 경우가 더 흔하다.
가장 흔한 증상은 비듬인데, 일반적인 건성 비듬과는 차이가 있다. 일반 비듬은 두피가 건조하거나 각질이 일시적으로 탈락할 때 생기는데, 가볍고 푸석한 흰색의 비듬이 대부분이다.
반면, 지루성 두피염의 경우 비듬이 끈적이거나 노란색일 수 있다. 이와 함께 피지 분비 증가로 두피 표면에 염증 반응이 생기고, 붉은 홍반과 함께 가려움이 동반된다. 가려움이 심해 두피를 긁게 되면 2차 감염 위험이 커지고 피부 손상, 진물, 딱지 형성으로 이어지기도 하며, 일부에서는 피부 균열이나 화끈거리는 자극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염증이 모낭까지 퍼지면 모낭염이 생기고 일시적 탈모가 나타나면서 원형탈모로 오인되는 경우도 있다.
꾸준한 관리가 핵심..."약용샴푸·외용제 치료 효과적"
지루성 두피염은 완치보다는 관리가 중요한 질환으로 증상의 경중에 따라 약용 샴푸, 외용제, 경구 약물 등의 치료가 이뤄진다. 피부과 전문의 이재민 원장(모우림의원)은 "일반적으로 지루성 두피염의 증상은 곰팡이균에 의해 악화되므로 항진균제 성분이 포함된 샴푸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대표적인 약용 샴푸 성분으로는 케토코나졸, 피리치온아연 등이 있다. 이는 말라세지아 균의 증식을 억제하고 두피의 각질과 염증을 완화하는 데 효과적이다.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국소용 스테로이드 로션이나 항진균 외용제를 사용할 수 있고 필요시 경구 약물을 고려할 수 있다. 이 원장은 "지루성 두피염은 항생제와 염증 주사 등의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라면서 "염증을 오래 방치하면 상처가 곪아 영구적인 탈모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두피에 뾰루지 같은 것이 심하게 올라오면 적극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생활습관 관리다. 기본적으로 두피의 상태를 청결하게 관리해야 하며, 술과 담배를 줄이고 기름진 음식 섭취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이 원장은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등 면역 균형을 유지하는 건강한 생활습관이 지루성 두피염 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라고 조언했다.
이진경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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