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꽉 껴안아보았어, 글쓰기로"... 한강 노벨상 후 첫 책 '빛과 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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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이 나의 형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것을 지난 삼년 동안 서서히 감각해왔다. 이 작은 장소의 온화함이 침묵하며 나를 안아주는 동안. 매일, 매 순간, 매 계절 변화하는 빛의 리듬으로."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이 수상 후 낸 첫 책 '빛과 실'에서 처음 공개한 산문 '북향 정원'의 일부다.
책 맨 마지막 장에 실린 사진은 한강이 '빛과 실' 강연에서 언급했던 유년 시절에 쓴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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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공개 시와 산문 등 총 12편 담아

"이 일이 나의 형질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는 것을 지난 삼년 동안 서서히 감각해왔다. 이 작은 장소의 온화함이 침묵하며 나를 안아주는 동안. 매일, 매 순간, 매 계절 변화하는 빛의 리듬으로."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이 수상 후 낸 첫 책 '빛과 실'에서 처음 공개한 산문 '북향 정원'의 일부다. 작가가 2019년 작은 마당 딸린 집으로 이사해 정원을 가꾼 경험을 특유의 담담하면서도 서정적 문장으로 표현한 글이다. 한강은 북향인 정원에서 빛이 적어도 키울 수 있는 미스김라일락, 청단풍, 불두화 등을 심는다. 그리고 여러 개의 탁상 거울을 이용해 식물들이 햇빛을 쬐게 한다.
해가 잘 들지 않는 곳에서 식물을 키우며 작가는 새삼 "햇빛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게 된다. 식물에게 햇빛을 보내주기 위해 거울의 위치를 시간마다 옮기며 "지구가 자전하는 속도의 감각을 그렇게 익히게 되었다"고 고백한다.

책에는 2013년부터 2024년 사이 쓴 5편의 시와 3편의 산문 등 총 12편의 글이 실렸다. 이 중 3편은 지난해 12월 노벨문학상 시상식 때 공개한 글이다. 수상자 강연 전문 '빛과 실', 시상식 직후 연회에서 밝힌 수상소감 '가장 어두운 밤에도', 노벨박물관에 찻잔을 기증하며 남긴 메시지 '작은 찻잔'이다.
책에 실린 '북향 정원' '정원 일기' '더 살아낸 뒤' 등 산문 3편은 처음 공개됐다. 책 표지와 본문에 실린 정원과 작업실, 기증한 찻잔을 찍은 사진 등은 한강이 직접 찍었다.

책 맨 마지막 장에 실린 사진은 한강이 '빛과 실' 강연에서 언급했던 유년 시절에 쓴 시다. 여덟 살 한강이 삐뚤빼뚤한 글씨로 쓴 이 시는 그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강연의 화두였다.
"사랑이란 어디있을까?/ 팔딱 뛰는 나의 가슴 속에 있지.// 사랑이란 무얼까?/ 우리의 가슴과 가슴 사이를 연결해주는/ 아름다운 금실이지."
작가는 책에 실린 산문 '더 살아낸 뒤'에서 글쓰기에 대한 의미도 강조했다. "더 살아낸 뒤 / 죽기 전의 순간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 나는 인생을 꽉 껴안아보았어. / (글쓰기로.) // 사람들을 만났어. / 아주 깊게. 진하게. / (글쓰기로.) // 충분히 살아냈어. / (글쓰기로.) // 햇빛. / 햇빛을 오래 바라봤어.”
127쪽 분량의 책은 23일 온라인 예약 판매를 시작으로 24일 공식 출간된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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