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좀 와라 그랬는데" 이젠…'산사태 걱정' 잠 못 드는 영남

윤두열 기자 2025. 4. 22.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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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비 소식에 마음을 졸이는 곳이 또 있습니다. 역대 최악의 산불이 덮쳤던 영남지역입니다. 산불 피해로 곳곳이 벌거숭이가 된 탓에 산사태 위험이 어느때보다 커졌기 때문입니다.

윤두열 기자입니다.

[기자]

봄이 왔지만, 산은 여전히 흑백입니다.

그 아래로 들어선 마을 곳곳도 검게 타버렸습니다.

마을 뒷산이 다 탄 경남 산청 외공리 마을 주민들은 이제 여름이 오는 게 두렵습니다.

[김원중/경남 산청군 외공마을 이장 : 잔불이 남아 있었을 때는 '제발 비 좀 와라, 비 좀 와라' 그랬는데 (장마 때는) 지반이 무너져 내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불안해질 수밖에 없는 거죠.]

호우 특보가 내려지면 주민들이 다 대피해야 하는 경북 안동의 산사태 위험지역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늘 물 조심만 하던 이 마을에도 한 달 전 불이 덮쳤습니다.

마흔세 집 중 서른네 집이 다 탔습니다.

겨우 집을 건진 주민은 이제부터 더 걱정이라고 했습니다.

[이진섭/경북 안동시 원림리 : 풀이 하나도 없으니까 비 오면 그대로 흙이 내려오면 이런 집 바로 밀어버리지요.]

불이 난 산이 산사태에 얼마나 더 위험한지 조사단과 함께 산에 올라가 봤습니다.

흙을 만져보니 푸석푸석합니다.

[수분이 다 증발해서 그냥 이렇게 슬슬 내려오잖아요.]

타고 남은 재들은 땅 위에서 발수작용을 해 흙이 비를 머금지 못하게 막습니다.

땅속 깊은 곳까지 불이 났던 흔적도 고스란히 남았습니다.

땅 아래에 있는 미생물들이 다 타면서 산 곳곳에 구멍이 생겼습니다. 큰 산불이 났을 경우에 이런 현상이 생깁니다.

이 구멍 안으로 빗물이 더 쉽게 들어가고 땅 안에서 물을 잡아주지 못해 산사태 위험이 더 커지는 겁니다.

[양대성/한국치산기술협회 산사태연구실 : 토양고정능력이 전혀 없는 그런 상태입니다. 사방시설물 같은 것들이 긴급하게 필요한 실정입니다.]

본격적인 장마가 오기 전에 대비가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이인수 김영철 / 영상편집 김영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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