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서 기도하고 싶다"던 교황...중국도 애도 동참

이혜미 2025. 4. 22.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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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전 "중국 상하이 서산 성모성지에서 기도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며 중국 방문을 희망해왔다.

교황은 즉위 뒤 바티칸과 수십 년간 껄끄러운 사이였던 중국에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고, 그 덕에 양측 간 긴장감을 상당 부분 덜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교황은 생전 "중국은 대단한 나라로 가톨릭교회의 약속이자 희망"이라며 여러 차례 중국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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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가톨릭교회의 약속이자 희망"
중국 방문 희망했지만 끝내 이루지 못해
대만은 라이칭더 총통 애도, 특사 파견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3년 9월 3일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 스텝 아레나 경기장에서 미사를 집전하기 위해 도착해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울란바토르=AP 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전 "중국 상하이 서산 성모성지에서 기도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며 중국 방문을 희망해왔다. 교황은 즉위 뒤 바티칸과 수십 년간 껄끄러운 사이였던 중국에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고, 그 덕에 양측 간 긴장감을 상당 부분 덜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선종에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과 바티칸은 건설적 접촉을 유지하고 있으며 유익한 교류를 이어왔다"며 "중국과 바티칸 관계의 지속적인 개선을 위해 함께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교황 장례식에 대표단을 파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현재로서는 제공할 수 있는 정보가 없다"고 답했다.

사회주의 정치 체제를 이어온 중국은 공식적으로는 무신론 국가다. 중국 내 가톨릭 신자는 1,200만 명 정도로 추산된다. 중국은 교황의 '주교 임명권'을 인정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주교를 임명하면서 교황청과 오랫동안 갈등을 빚어왔다. 이 탓에 중국의 상당한 신자들은 '지하 교회'에 숨어 종교 생활을 해야 했다.

더욱이 바티칸은 유럽 지역에서 대만이 유일하게 수교를 맺은 곳이다. '하나의 중국'을 최우선 외교 원칙으로 두고 있는 중국으로선 바티칸과의 대립은 필연적이었다.

묵은 갈등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한 2013년부터 조금씩 풀렸다. 화해의 메시지를 앞세운 교황 특유의 친화력 덕이었다. 이에 중국은2014년 한국을 방문하는 교황의 편의를 위해 자국 영공을 열어줬고, 교황은 중국 영공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중국인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2018년 양측은 중국 지역을 담당하는 주교 임명권을 사실상 중국에 넘겨주는 협정까지 도출했다. 주교 임명권을 둘러싼 논의는 현재까지도 진행 중이지만, 타협 선례를 남긴 점에서 유의미했다. 바티칸은 지난해 주(駐)중국 대표부 설치 의사를 타진하기도 했다.

교황은 생전 "중국은 대단한 나라로 가톨릭교회의 약속이자 희망"이라며 여러 차례 중국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해왔다. 그는 불과 지난해 예수회 중국관구 인터뷰에서 "중국을 방문한다면 중국 주교단과 모든 가톨릭 신자들을 만나고 싶다"며 "이들은 많은 고난을 이겨낸 신앙심을 지니고 있고, 지금도 그 신앙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19세기 '태평천국의 난' 당시 "이곳을 지켜달라"는 기도 끝에 살아남았다는 상하이 서산 성모성지를 찾고 싶다는 말도 했다. 오랜 바람이던 중국 방문은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

한편 대만은 21일 라이칭더 총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곧바로 애도의 뜻을 표명했다. 대만은 교황청에 조전을 보내고 장례식에 특사를 파견하기로 했다.

베이징= 이혜미 특파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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