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힐링 속으로-경북을 걷다] 62. 예천 걷기 좋은 길
맨발로 터벅터벅…몸도 마음도 가뿐

이 짧은 문장이 하나의 도시를 관통하고 있다.
예천군이 자신만의 정체성을 '맨발' 위에 세우고 있다.
바람이 닿는 발바닥, 흙과 돌, 시간과 기억을 밟는 걸음은 단순한 운동을 넘어선 치유의 여정이다.
대한민국의 정원 관광지는 어느새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순천만국가정원의 생태적 감흥, 태화강 국가 정원의 도시 회복력, 해남 산이 정원의 고요한 녹음, 제주 생각하는 정원의 철학적 울림. 그리고 지금, 예천이 내딛는 이 한 걸음은 그 계보에 또 하나의 이야기를 더 하고 있다.
예천군이 도시의 정체성을 '맨발 걷기'에 맞춰 새롭게 디자인하고 있다.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군민의 건강 증진과 외부 관광객 유입을 동시에 겨냥한 도시재생 프로젝트가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본격 추진되는 이 사업은 남산공원 정비, 예 누리길 조성, 개심사지 역사공원 조성이라는 세 가지 핵심 사업을 축으로 삼고 있다. 이들 사업은 기존의 한천 산책길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도시 전역을 하나의 '힐링 코스'로 구성하는 게 골자다.
△ 도심 속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날 남산공원.
가장 먼저 주목할 곳은 '예천의 랜드마크'로 조성 중인 남산공원이다. 예천읍 남본리 일원에 총사업비 179억 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은 단순한 공원 조성을 넘어 '곤충'을 테마로 한 미디어아트 공간으로 꾸며진다.
75,000㎡가 넘는 대규모 부지에는 석가산, 분재원, 놀이터, 주차장 등 정원시설 외에도 야간 경관조명과 인터랙티브 체험시설 등이 더해져, 낮에는 자연 친화적 정원, 밤에는 빛의 예술 공간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특히 곤충을 주제로 한 조명과 조형물은 아이들에게는 교육적이고, 어른들에게는 감성적인 힐링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남산공원에서 이어지는 '예 누리길'은 과거의 폐철로 부지를 맨발 걷기 특화 산책로로 탈바꿈시키는 사업이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진행되는 이 사업에는 약 64억 원이 투입되어 1.2km 구간이 새롭게 조성된다.


예천이 자랑하는 고려시대 유적 '개심사지'도 맨발 걷기와 역사 치유가 어우러지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난다. 2011년부터 시작된 개심사지 역사공원 조성사업은 총사업비 138억 원이 투입된 대규모 프로젝트로, 2025년 4월 말 완공을 앞두고 있다.


예천군은 이 세 곳의 주요 거점을 기존의 한천 산책길과 연결해 도시 전체를 하나의 웰니스 코스로 기능하게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군민들에게는 일상 속에서 자연과 건강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을, 외부 관광객들에게는 체류형 치유 여행지를 제공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남산공원의 미디어아트, 예 누리길의 감각적 체험, 개심 사지의 역사 명상 콘텐츠는 각각의 개성을 유지하면서도 하나의 테마로 연결된다. 이는 '단순한 길'이 아닌, '머물게 되는 길'로 발전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김 학동 예천군수는 "도심 전체를 걷기 좋은 공간으로 만들기 위한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기반 시설 정비를 넘어, 예천의 정체성과 미래 전략을 아우르는 도시 브랜드 사업"이라며 "앞으로도 주민과 방문객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힐링 도시로 발전시키겠다"라고 밝혔다.
걷는 도시, 치유의 도시, 그리고 사람을 품은 도시. 예천이 신발을 벗고 천천히 걸으며 써 내려갈 미래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