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 최대 가톨릭 국가 필리핀 "고아가 된 것 같다"...교황 선종에 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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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시간) 갑작스레 전해진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소식에 아시아 유일 로마 가톨릭 국가 필리핀은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필리핀인들은 그간 프란치스코 교황을 '롤로 키코(신앙의 아버지)'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그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내왔다.
'아시아의 프란치스코'로 불릴 정도로 개혁적 성향을 보여온 필리핀 출신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68) 추기경이 차기 교황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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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맞서다 위협 받던 성직자 격려"
필리핀 출신 타글레 추기경 교황 후보 부상

21일(현지시간) 갑작스레 전해진 프란치스코 교황 선종 소식에 아시아 유일 로마 가톨릭 국가 필리핀은 충격과 슬픔에 빠졌다. 시민들은 ‘아버지를 잃은 것 같다’며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필리핀 출신 추기경이 유력한 교황 후보 물망에 오르며 자국에서 최초의 아시아계 교황이 탄생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흐르고 있다.
22일 필리핀 대표 방송 ABS-CBN 등에 따르면 전날 밤 늦은 시간까지 성당을 찾는 필리핀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필리핀 전역에서는 저녁 내내 프란치스코 교황을 기리는 조종(弔鐘)이 울려 퍼졌다. 필리핀은 1억1,000만 명 인구의 81%가 가톨릭 신자인 아시아 최대 가톨릭 국가다. 이혼이 법으로 금지되는 등 가톨릭 교리가 여전히 일상에 적용된다.
필리핀 대성당을 찾은 시민들은 “신의 목소리를 잃어버렸다”거나 “고아가 된 것처럼 슬프다”며 교황을 추모했다. 필리핀인들은 그간 프란치스코 교황을 ‘롤로 키코(신앙의 아버지)’라는 애칭으로 부르며 그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내왔다.

2015년 6,000명 넘는 사람이 숨지거나 실종됐던 태풍 하이옌 피해 현장을 직접 찾았던 교황의 모습 또한 회자됐다. 당시 교황은 거센 폭풍우 속에서도 미사를 집전하고, 이재민을 만났다. 대통령실 소속으로 교황 방문 준비 팀에 참여했던 캐서린 아드라네다는 현지 매체 인콰이어에 “교황은 마치 아버지가 자녀를 지키듯 (필리핀인들을) 위로하고 희망을 줬다”고 평가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무차별 학살에 나섰을 때 이에 맞섰던 성직자들을 교황이 조용히 지지했다는 회고도 나왔다. 소크라테스 비예가스 필리핀 대주교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내가 두테르테 정부 사법외 살인에 맞서면서 위협을 받았을 때 교황은 로마에서 직접 서한을 보내 임무를 계속 수행하라고 확신하고 격려해줬다”고 말했다.
다음 달 총선을 앞두고 정쟁을 일삼던 필리핀 의회도 공방을 멈추고 상·하원, 진보·보수, 다수·소수당 할 것 없이 한목소리로 애도를 표했다. 페르디난드 마틴 로무알데스 하원의장은 “교황은 필리핀인의 아버지이자 친구였으며, 어둠 속에서도 국민을 인도하는 등불이었다”고 경의를 표했다.

필리핀 출신 교황이 탄생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아시아의 프란치스코’로 불릴 정도로 개혁적 성향을 보여온 필리핀 출신 루이스 안토니오 타글레(68) 추기경이 차기 교황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면서다. 최근 외신에서는 ‘타글레 추기경이 첫 아시아 교황이 될 수 있다(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거나 ‘교황이 되기 위한 모든 자격을 갖춘 것처럼 보인다(로이터통신)’는 평가가 잇따른다.
인콰이어러는 “중국계 필리핀인 어머니를 둔 타글레 추기경은 2013년 콘클라베(교황 선출 회의) 때도 교황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며 “미성년자 성학대 문제를 포함해 가톨릭 교회의 문제점 비판을 주저하지 않는 진보 성향으로 평가 받는다”고 전했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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