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노갈등에 조합원 이탈까지…삼성 노조리스크, 올해도 살얼음판

삼성전자가 작년 노조와의 임금·단체협상(이하 임단협)에서 곤욕을 치룬 가운데, 올해도 이러한 살얼음판이 이어질지 긴장감이 나돈다. 계열사인 삼성전기에서 제2노조가 출범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하반기 새로운 노조 집행부가 집권할 예정으로, 이들 노조가 어떤 성격을 가질지가 관세 등 불확실성 파고를 넘길 열쇠로 꼽힌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제2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산하 삼성전기 소리지부는 이날 부산 사업장에서 발대식을 가졌다.
김오일 삼성전기 소리지부장은 이날 "지금껏 삼성전기 출신 사장이 과연 몇 명이나 되냐"며 "현장의 고충은 위까지 도달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우리 출신 최고경영자(CEO)가 거의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노사 최우선적으로 투명하고 신뢰를 바탕으로 상생 발전적인 관계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겠다"며 초기업노조 공동요구안 외의 자체 요구안을 제시했다.
여기에는 창립기념일 휴가신설, 복지포인트 상향, 고정OT(초과근무) 단계적 축소·통상임금 산입, 초과이익성과금(OPI)·목표달성장려금(TAI) 지급방식 투명화·개선, 안전사고 예방 활동 강화, 현장의 부족한 인력을 단기 계약직으로 땜빵식 충원으로 사원들의 업무 스트레스 해소 등이 포함된다.
또 사원들의 고충을 해결할 수 있는 창구 개설과 징계와 각종 이의 제기시 대변할 수 있는 전문가 동행으로 사측의 일방적인 결정에 대응 예방하겠다고 주장했다.
삼성전기 제1노조인 존중노조는 작년 1월 초기업노조 산하로 설립된 이후 이달초 임단협까지 2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이뤘다. 하지만 일부 집행부와 조합원 사이에서 불만이 나오면서 초기업노조 지부에서 탈퇴했고, 이번에 제2노조가 결성됐다.
제2노조가 이날 발대식을 가지면서 양대 노조는 2026년도 임단협 교섭권을 두고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미 협상 채널이 이원화됐다는 점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작년 초 2024년 임단협과 관련해 삼성디스플레이는 교섭권을 가진 정식 노조가 교섭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삼성디스플레이·삼성생명 등 4개 노조 연대인 삼성노조연대가 목소리를 내 불협화음이 나온 적이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사측과의 교섭에서 냉탕과 온탕을 오간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는 오는 9월 집행부 선거에 들어간다. 현 집행부 임기는 내년 3월까지지만, 최근 임단협 타결 내용을 놓고 내부에서 불만이 나오고 이탈이 가속화되자 6개월 임기를 단축하기로 했다. 조합원 수는 한때 3만6000~3만7000명까지 늘었지만, 현재는 3만2000명 선까지 축소됐다. 앞서 사측과 전삼노는 지난달 2023~2025년도 3년치 임단협을 타결했다.
전삼노는 9월 4기 집행부 선출 후 10~12월 기간 2026년도 임단협 교섭과 투쟁을 준비한 후 내년 1월부터 본격적인 교섭을 시작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관세 정책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노조 움직임의 확산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삼성전자의 경우 작년 상반기 내내 노사갈등을 겪으면서 일부 생산 차질도 발생한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회사 안팎에서는 새로운 집행부가 어떤 성격을 띌 지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특히 삼성의 경우 노사 소통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에서 상호간 소통 창구의 역할이 그만큼 강조된다.
이 과정에서 강성으로 분류되는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와의 관계도 관심을 끈다. 전삼노의 경우 현재 한국노총 소속이지만 작년 파업에서 금속노조와 지속적인 관계를 이어온 만큼, 경우의 수가 복잡하다.
이에 대해 전삼노는 "한국노총 금속노련이 상급단체지만 조합 창립 초기부터 실질적인 지원을 받은 적은 없다"며 "당시에는 조합에 대한 이해도나 현장 지원이 부족했고, 실질적인 도움은 금속노조 측에서 받아왔던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아무 문제 제기 없이 협력해 온 연대의 흐름에 대해 지금 와서 이슈화하는 것은 매우 의도적이고 조합 내부를 흔들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며 "이러한 흐름은 사측이 조합 내부의 갈등을 틈타 흔들 기회를 노리고 제3의 세력, 즉 어용노조의 등장을 위한 명분을 만들려는 시도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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