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 YOUTH] "승부욕 남달랐던 아이"... '소년 김도윤' 키운 신정초 함상헌 감독, 그만둘뻔한 재능 다독인 사연
(베스트 일레븐)
BE.는 베스트 일레븐(Best Eleven)의 약자를 딴 리뉴얼 브랜딩으로, '(뭐든) 될 수 있음'을 상징합니다. 베스트 일레븐은 'BE. YOUTH'를 통해 국내외의 주목할 만한 유소년 이야기들을 발굴해 들려 드리고자 합니다.(편집자 주)

최근 화제를 모은 가수 김정민 아들 김도윤이 유소년 시절 축구를 그만둘 뻔하다가 이어 나가게 된 사연이 밝혀졌다.
'슬픈 언약식' 등 히트곡으로 1990년대 최고 인기를 누렸던 발라더 김정민의 둘째 아들인 김도윤은 최근 어머니의 나라 일본을 택하면서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되었다. 김도윤은 지난해 일본 U-17(17세 이하) 축구 국가대표팀에 처음 선발되어 2025 AFC(아시아축구연맹) U-17 아시안컵 사우디아라비아 대회 예선에 출전해 골까지 뽑아내면서 대중에 널리 알려졌다.
2008년생인 김도윤은 유소년 커리어는 대한민국에서 보냈다. 서울 신정초등학교(현 신정 FC) 축구부에 입단해 중학생 때까지 K리그1(1부) 명문 FC 서울의 유스 팀인 오산중학교 축구부에서 활약했다. 이후 김도윤은 어머니의 나라인 일본으로 넘어가 사간 도스의 세컨드 팀에서 활약하고 있다.


일본의 U-17 대표팀까지 차출될 정도라면 실력은 확실한 터. 김도윤의 역량에 대해서는 그를 3년간 지도한 함상헌 감독으로부터 전해들을 수 있었다. 1998년 안양 LG 치타스(FC 서울 전신)에서 현역 은퇴 후 신정초등학교에서만 사반세기(25년) 동안 지휘봉을 잡은 신정 FC 함 감독은 <베스트 일레븐>과의 전화 통화에서 "그간 가르친 아이들이 많지만, 도윤이는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선수"라고 운을 띄웠다. 함 감독은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6학년 때까지 김도윤을 3년 동안 가르쳤다. 센터포워드였던 김도윤을 처음 본 함 감독은 '이놈 물건이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첫 대면 때부터 최소 프로 이상은 갈 수 있겠구나 하는 직감이 스쳤단다. 조현우(울산), 문선민(서울), 홍현석(마인츠) 등 숱한 국가대표를 배출한 '초등부 퍼거슨'의 레이더망을 피할 수 없었던 것.
함 감독 밑에서 3년을 수련한 김도윤의 최대 장점은 왼발 오른발을 가리지 않는 양발 슈팅 능력이다. 함 감독은 "슈팅이 정말 좋았어요. 파워가 남달랐죠. 남들을 때리라고 해도 망설이는데, 하프라인 등 아무데서나 날릴 정도였으니까요. 골을 제일 많이 넣었죠. 리더십과 위닝 멘탈리티도 뛰어났어요. 경기에서 지고 있으면, 친구들에게 '할 수 있어', '이길 수 있어' 하면서 다독이기도 하고요. 경기장에서 그런 주도를 많이 해서 역전한 적도 숱했죠. 아이들의 대장 같은 역할이랄까요"라며 김도윤의 장점에 대해 언급했다. 김도윤은 초등 6학년 때는 주장 완장을 차고 동료들을 이끌며 신정초에 수 차례 우승을 안겼다.

성대를 긁어서 내는 터프한 창법으로 유명한 아버지 김정민은 허스키 보이스다운 마초적 외모로도 인기를 끌었다. 신장도 181cm로 당시 세대(1968년생)치고는 큰 편이다. 게다가 어머니인 타니 루미코도 장신이라고. 김도윤도 부모님을 닮아 키가 크다. 2008년생이면 16세에 불과한데 벌써 184cm에 달한다. 향후 190cm 안팎까지 자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함 감독은 "신체 조건이 정말 좋았어요. 코너킥이나 공중볼 상황에서 팀 헤더의 60% 정도는 도윤이가 담당했을 정도니까요. 골 넣는 건 정말 천부적이었죠"라며 김도윤의 장점인 높이에 대해 설명했다. 현역 선수로는 누구와 비슷하냐고 물었더니, "신체도 좋고. 수비수 등 져서 돌면서 왼발로 때려 넣고, 각도가 없어도 넣으니... 주민규? 그런데 조금 더 빠르죠"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실제 일본 U-17 국가대표팀 감독은 김도윤의 신장과 파워를 보고 일본에 보기 드문 유형이라고 판단해 차출했는데, 일본 U-17 대표팀의 요시다 미나토와 타니 다이치는 단신이라 김도윤과의 조합을 통해 다양한 공격 패턴을 꺼내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한다.
함 감독이 언급한 김도윤의 장점 중에 승부욕이 있는데, 한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고. 김도윤이 초등학교 4학년 때 축구부에 입단한지 얼마 되지 않아 한 연습경기에서 패한 적이 있었다. 패배가 확정되자 김도윤은 울고불고 난리였는데, 승부욕이 워낙 강했던 탓인지 경기에 지며 생긴 분함이 동료에게까지 뻗친 것. 그러나 어머니 루미코는 그런 아들을 가만 두지 않았고, 엄청 혼을 냈다. 그 장면을 본 함 감독은 루미코에게 이런 메시지를 써서 보냈다. '어머님, 경기에 졌을 때 아무 생각 없이 반응을 안 하는 것보다, 저런 감정 표출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런 건 열정으로 볼 수 있기에 혼을 내기보다는 알려줘야 할 부분입니다.'
함 감독은 아이에게는 따로 이런 메시지를 보냈다. '도윤아, 팀이 져서 많이 힘들지? 그런데 팀이 지고 있더라도 네가 친구들에게 좋은 말을 해준다면, 친구들 역시 네가 없을 때도 너를 좋게 봐줄 수밖에 없어. 그런데 네가 친구에게 불만을 토로하면, 네가 없을 때 좋은 말이 나오지 않겠지. 네가 6학년이 될 때, 모두가 너를 칭찬한다면, 너는 더 좋은 대로 갈 확률이 높아지겠지. 그러니 주변이 부족해 보여도, 괜찮다고 다독여주고 그러면 다 네 평가로 돌아오고 네가 더 잘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단다.'

그때부터 김도윤은 승부욕 강한 성향에서 주변을 더 돌아보고 협력하는 팀 플레이어로 변모하기 시작했다고. 함 감독은 '때가 되면 저희가 혼을 낼테니 어머니는 그러지 않으셔도 되십니다'라고 도윤 군 어머니를 타일렀고, 실제 아들이 고무적으로 변한 걸 본 루미코는 감사를 표했다고 한다.
어머니는 동료를 질책하는 아들을 혼 내고 나서 '아무래도 축구를 그만 시켜야 하나' 하는 고민도 했었다는 후문. 일본은 예의범절을 중요시 여기는 국가다. 그래서 아무리 아이가 어릴지라도 예의를 강조해 자녀를 교육한다. 당시 어머니 루미코의 심경도 일견 수긍이 가는 일이다.
어쨌든 인성을 강조하는 함 감독의 지도 속에 '김도윤'이란 새싹은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었고, 김도윤은 해당 사건 이후 원만한 교우 관계 속에 완벽에 가까운 6학년 학창 시절을 보낼 수 있었다.
이렇게 어렵사리 길러 낸 묘목이 이웃나라로 옮겨 심어지는 것을 보며 함 감독은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함 감독은 "잘 키웠으면 K리그에서 데뷔하고, 훗날 태극마크를 달아 한국 축구를 빛낼 재목이 될 수 있었을 텐데 참..."이라며 말끝을 흐렸다. 김도윤은 현재는 일본 청소년 대표팀에서 뛰고 있지만, 복수국적자인 까닭에 향후 A대표팀에서 대한민국을 택할 가능성은 아직 남아 있는 상황이다.

글=임기환 기자(lkh3234@soccerbest11.co.kr)
사진=함상헌 감독 제공, ⓒ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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