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행성 탐사선 루시, 두번째 소행성 도널드요한슨 만났다

곽노필 기자 2025. 4. 22.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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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항공우주국(나사)의 소행성 탐사선 루시 (Lucy)가 지구에서 2억3천만km 떨어져 있는 우주에서 두번째 소행성 도널드요한슨을 만났다.

나사는 루시가 지난 20일 오후 1시51분(한국시각 21일 오전 2시51분) 화성~목성 사이 소행성대의 도널드요한슨 소행성에 960km 거리까지 접근하면서 소행성을 근접촬영했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도널드요한슨이 약 1억5천만년 전 소행성 '163 에리고네'가 다른 소행성과 충돌하면서 생긴 파편들이 합쳐져 형성된 것으로 추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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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필의 미래창
2억3천만km 거리에서…길쭉한 땅콩 모양
1억5천만년전 소행성 파편들 합쳐져 생성
나사의 소행성 탐사선 루시가 20일(한국시각 21일) 1100km 거리에서 찍은 소행성 ‘도널드요한슨’. 최근접 거리인 960km에 도달하기 40초 전에 촬영했다. 나사 제공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의 소행성 탐사선 루시 (Lucy)가 지구에서 2억3천만km 떨어져 있는 우주에서 두번째 소행성 도널드요한슨을 만났다. 근접 촬영 결과 이 소행성은 땅콩 모양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나사는 루시가 지난 20일 오후 1시51분(한국시각 21일 오전 2시51분) 화성~목성 사이 소행성대의 도널드요한슨 소행성에 960km 거리까지 접근하면서 소행성을 근접촬영했다고 밝혔다.

목성 궤도의 소행성 집단 탐사를 위해 2021년 10월 지구를 출발한 우주선 루시는 2023년 11월 소행성대 안쪽에 있는 소행성 딘키네시를 처음으로 만나 근접비행한 바 있다. 당시 딘키네시가 찍은 사진을 분석한 결과 딘키네시는 예상과 달리 아주 작은 위성을 가진 소행성으로 드러났다.

과학자들은 도널드요한슨이 약 1억5천만년 전 소행성 ‘163 에리고네’가 다른 소행성과 충돌하면서 생긴 파편들이 합쳐져 형성된 것으로 추정한다. 이날 사진에 찍힌 도널드요한슨의 길쭉한 땅콩 형태는 두개의 작은 파편이 충돌해 형성된 것임을 시사한다.

소행성을 탐사하는 루시 상상도. 나사 제공

지질 구조 복잡…태양계 형성 정보 있을 듯

나사는 사진을 분석한 결과 이 소행성의 크기는 길이 약 8km, 너비 3.5km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는 애초 추정치 두배나 되는 것이다. 소행성이 카메라의 시야보다 커서 한 화면에 다 담기지 못했다.

나사 연구진은 “가운데 좁은 목이 마치 아이스크림콘 두개가 겹쳐져 있는 것처럼 보였다”고 밝혔다. 사우스웨스트연구소의 루시 책임연구원 할 레비슨은 “도널드요한슨은 지질 구조가 놀라울 정도로 복잡하다”며 이를 연구하면 태양계 행성들을 형성한 구성 요소와 충돌 과정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나사는 근접비행시 촬영한 사진을 모두 받는 데는 약 1주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도널드요한슨은 1974년 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된 320만년 전 ‘인류의 조상’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의 화석 ‘루시’를 발굴한 고생물학자 이름에서 따왔다. 탐사선 이름도 이 루시에서 따온 것이다.

루시의 주목적은 목성 궤도의 ‘트로이 소행성’ 탐사다. 지금까지는 본격 임무 수행을 위한 연습이라고 할 수 있다.

‘트로이 소행성이란 목성 앞뒤로 짝을 이뤄 태양을 공전하고 있는 수천개의 천체들을 말한다. 목성과 같은 궤도를 돌지만 소행성군과 목성의 거리는 3억7400만km나 된다. 두 소행성군 사이의 거리를 합치면 목성~태양 거리와 비슷하다.

두 소행성군은 목성 앞과 뒤에서 60도 각도를 유지하며 목성 궤도를 돌고 있다. 소행성군이 이 궤도를 유지하는 것은 목성과 태양의 중력이 이 지점에서 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우주에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위치를 ‘라그랑주 점’이라고 부른다.

목성의 앞뒤로 짝을 이뤄 태양을 공전하는 트로이 소행성군을 묘사한 그림. 나사 제공

목성 소행성 탐사는 2027년 8월부터

루시의 트로이 소행성 탐사는 2027년 8월에 시작된다. 에우리바테스, 폴리멜레, 레우쿠스, 오루스, 파트로클루스 5개 소행성을 차례로 통과할 예정이다. 3개는 위성을 거느리고 있다.

루시는 이들 천체를 초속 6~9km의 속도로 지나치며 크기와 색상, 구성 물질, 회전 속도, 질량 등을 측정한다. 분석을 위해 루시에는 카메라, 온도계, 적외선 분광계가 탑재돼 있다.

과학자들은 트로이 소행성들은 46억년 전 태양계 안쪽에서 가스와 먼지들이 뭉쳐 지구를 비롯한 내행성을 만들고 있을 시점에 태양계 최외곽에서 만들어졌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 가설에 따르면 당시 목성과의 중력 상호작용으로 트로이 소행성들이 안쪽으로 끌려들어왔고, 이에 따라 이 소행성들은 외행성 형성 시스템에서 떨어져 나와 원시 상태 그대로 현재의 궤도를 따라 돌게 됐다. 과학자들은 따라서 이 소행성들이 태양계의 초기 역사와 지구 유기 물질의 기원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갖고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루시는 태양전지가 작동하는 한 공식 임무가 끝난 이후에도 트로이 소행성군과 지구 궤도 사이를 계속해서 왕복한다. 한 번 왕복에 걸리는 시간은 6년이다. 나사는 루시가 이런 식으로 적어도 수십만년 동안 우주여행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한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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