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집중] 중국 혐오 현수막 논란에… “정치권, 혐오표현을 정책으로 포장… 경각심 부족”
-혐중시위 열리는 중에 혐중 현수막까지… 엄중한 상황
-직접적인 피해 부를 수 있는 표현들은 규제 필요
-현행법상 인권 침해 우려되면 광고 못 하나… 정당 현수막은 예외
-혐오표현 논의한 지 10년… 규제 방안 원점 검토 필요
-방송-광고 등 영향력 큰 매체, 혐오발언 규제 세밀히 가다듬어야
-심의위 등 옥외물 규제 담당 기구 마련도 고민해야
-정치권, 혐오발언에 대한 경각심 부족… 차별금지법 논쟁과 같은 맥락
■ 방송 : MBC 라디오 표준FM 95.9MHz <김종배의 시선집중>(07:05~08:30)
■ 진행 : 김종배 시사평론가
■ 대담 :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
☏ 진행자 > “중국 유학생은 100% 잠재적 간첩이다”, “한국인 1등급은 의대 탈락, 중국인 6등급은 의대 장학금” 이 내용들은 최근 윤석열 전 대통령의 극렬 지지자들이 도심 곳곳에 내건 현수막 문구입니다. 단순한 허위사실 유포를 넘어서 인종 차별적 내용이라는 지적이 나오지만 규제가 그렇게 쉽지 않다라는 이런 문제도 있다고 하는데요.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 연결해서 관련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교수님 나와 계시죠?
☏ 홍성수 > 예, 안녕하세요.
☏ 진행자 > 사실 현수막 논란은 그 이전에도 있었는데요. 이전과 비교해서 어떤 점이 문제라고 보십니까?
☏ 홍성수 > 단순히 돌발적으로 일어난 일이 아니라는 점에서 상황이 심각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혐중 정서라는 게 강하게 퍼지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계엄 국면에서도 중국 개입설 같은 것들이 거론도 됐었고 지난주에는 건대 앞 양꼬치 거리에서 혐중 시위도 있었고요.
☏ 진행자 >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 홍성수 > 예, 오프라인에서 시위를 했다. 특히 혐오의 대상인 중국인들이 있는 곳에서 시위를 했다라는 거는 굉장히 안 좋은 신호라고 생각이 되고요. 이런 상황에서 현수막이 걸린 거기 때문에 상황이 엄중하다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근데 일단 이런 내용이 혐오 표현에 해당이 된다고 보세요, 교수님 어떻게 보십니까?
☏ 홍성수 > 사실은 혐오 표현이라는 개념이 굉장히 넓기 때문에 혐오 표현이다 아니다라고 얘기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닌데요. 어쨌든 중국 혐오에 관련된 내용이 담겨 있다 이렇게는 분명히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문구가 이렇다고 현수막을 제재한다라고 하는 것이 자칫하면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결과를 빚을 수 있다라고 하는 경계론이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다른 나라에도 보면 혐오 표현을 금지하는 법률이 있지 않느냐, 우리도 그런 것들을 강구할 수 있다라는 주장도 있던데 어떻게 생각을 하십니까?
☏ 홍성수 > 일반적으로 모든 혐오 표현을 다 규제하는 건 어렵지만요. 특별히 문제가 될 수 있는 영역, 영향력이 많거나 직접적으로 피해를 야기할 수 있는 그런 영역에서는 규제가 필요하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예를 들어서 중국인 혐오성 이 표현 같은 경우도 규제 대상에 들어갈 수 있다고 보시는 겁니까?
☏ 홍성수 > 예, 이건 전형적인 인종차별적인 표현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요. 규제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는데 다만 현수막이라는 걸 어떻게 할 거냐 이런 부분은 생각해 볼 거리는 있는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현수막이라는 표현 수단이 갖는 문제점이 있습니까?
☏ 홍성수 > 그렇죠. 내용에 따라 규제를 할 수도 있지만요. 어떤 매체를 이용했느냐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인터넷 같은 경우는 인터넷에 굳이 접속을 해야만 볼 수가 있는데 현수막 같은 경우에는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이 그냥 지나가다가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접할 수 있는 그런 매체거든요. 영향력도 많다라고 할 수가 있고 그래서 우리도 현수막 같은 경우에는 조금 더 강한 규제가 필요한 거 아니냐 이런 생각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근데 또 하나 쟁점이 이 현수막을 내건 형식 주체가 내일로미래로라고 하는 정당이라고 하더라고요. 현수막을 내건 주체가 정당이냐 개인이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겁니까?
☏ 홍성수 > 일단 옥외광고물법이라는 게 있습니다. 여기에 따르면 금지되는 광고의 내용도 정해져 있거든요. 여기 보면 인종차별적 내용으로 인권 침해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광고를 할 수 없다, 이렇게 명시가 되어 있습니다. 현행법에 따라서도 이런 현수막 같은 경우는 충분히 제한을 할 수 있게 돼 있는데요. 문제는 정당이 내건 현수막 같은 경우에는 일종의 정당 활동의 일환이기 때문에 옥외광고물법에 적용이 안 됩니다. 개인이나 일반 단체가 만약 걸었다면 옥외광고물법에 의해서 규제가 가능한데 정당활동 차원이다라고 하면 사실은 광고를 규제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조금만 깊이 들어가면 여러 가지 오히려 논란 소지가 있는데 오히려 정당이기 때문에 오히려 사회적 책임성을 띠어야 되니까 혐오 표현을 더 자제해야 된다, 오히려 논리가 이렇게도 갈 수 있는 거 아닙니까? 오히려 거꾸로.
☏ 홍성수 > 양쪽이 다 가능합니다. 정치권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되면 오히려 영향력이 크니까 규제를 해야 된다 이런 논리도 있을 수 있지만 또 하나는 정치적 영역은 최대한 많은 자유가 보장돼서 우리가 토론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게 맞지 어떤 표현을 금지하는 것은 특정한 정치 세력에 대한 탄압이다, 이렇게 비춰질 수가 있어서 사실 양쪽의 입장이 다 있을 수 있는 그런 부분인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근데 그게 혐오 표현일 경우에는 사실 정당이든 아니든 별로 상관이 없는 거 아닙니까?
☏ 홍성수 > 원칙적으로는 그렇죠. 근데 현재 옥외광고물법에 따르면 정당에 대한 규제는 조금 쉽지는 않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교수님께서 현재의 옥외광고물 관리법을 계속 말씀을 주셨는데 법률 검토, 개정이나 이런 것들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어떻게 보십니까?
☏ 홍성수 > 일단은 옥외광고물법 자체가요. 우리가 혐오 표현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게 된 게 한 10년 정도밖에 안 됐거든요. 그전에 만들어진 법이기 때문에 지금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기에는 부족한 부분들이 있어서 원점에서 이 법률이 혐오 표현을 어떻게 규제할 거냐 이건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그래요. 그러면 교수님이 보시기에 이걸 계기로 근본부터 다시 검토를 해야 된다면 어떤 점에 집중해서 검토가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 홍성수 > 일단은 혐오 표현 일반을 다 포괄적으로 규제하는 건 어렵거든요.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인터넷 공간을 어떻게 할 거냐 이건 사실 쉽지가 않습니다. 영향력이 큰 영역, 예를 들면 방송이라든가 광고 이런 데서의 규제는 세밀하게 가다듬을 필요가 있을 것 같고요. 차별로 직결될 수 있는 학교에서의 혐오 표현이나 직장에서의 혐오 표현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고요. 이렇게 영역을 나눠서 어떤 규제를 어떻게 할 거냐 이런 논의를 근본적으로 해야 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지금 현수막 심의 관리 주체가 기초단체죠?
☏ 홍성수 > 예, 맞습니다.
☏ 진행자 > 이번에 중국인 혐오 표현 말고 이전에 현수막 내용이 논란이 됐을 때 이런 측면이 있었어요. 구청장이나 시장 군수의 당적이 어디냐에 따라서 정당이 내건 현수막인데 차별적 대응을 한다, 이런 지적도 있었거든요.
☏ 홍성수 > 그런 규제를 할 수 있는 주체가 공정하게 또는 객관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심의기구를 마련한다거나 이런 것도 충분히 고민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예를 들어서 심의 위주로 심의위원회 이런 것들을 구성해서 기민하게 대처하는 게 오히려 더 현실적인 방안 아닐까요?
☏ 홍성수 > 그렇죠. 여태까지는 옥외광고물을 어떻게 규제할 거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옥외광고물에 관련 규정은 있었지만 우리가 논의가 충분하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이 문제가 계속 여러 루트로 제기가 되는데 국회는 안 움직이고 있는데요. 혹시 국회가 잘 안 움직이는 이유가 규제를 촘촘히 더하면 그것이 사실 거리에 내걸린 현수막의 상당 부분은 정당 거잖아요. 자기들 활동을 제한하는 자승자박의 결과를 빚을 거라는 이런 우려 때문에 소극적이다, 이렇게 해석해야 되는 걸까요?
☏ 홍성수 > 그런 면도 있기는 있을 겁니다. 그거보다는 기존의 정치권에서 혐오 표현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한 경각심이 많이 부족했던 것 같고요. 관련법을 정비하는 게 부족한 면이 있었습니다. 현수막 문제뿐만 아니라 혐오 표현을 어떻게 할 거냐, 차별은 어떻게 할 거냐, 이런 부분에 대해서 경각심이 많이 부족했고 따라서 법적 대응에 대한 부분도 많이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논의를 확장해서 예를 들어서 차별금지법 제정 문제가 국회에서 계속 공전되고 있잖아요.
☏ 홍성수 > 예, 맞습니다.
☏ 진행자 > 맥락은 같다, 혹시 이렇게 보십니까?
☏ 홍성수 > 그렇죠. 차별금지법 자체는 차별을 금지하는 거지 혐오 표현을 직접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거든요. 하지만 혐오 표현이 차별로 바로 이어질 수 있는 거기 때문에 차별금지법이 잘 작동이 되면 혐오 표현에도 영향을 당연히 줄 수는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잘 제정이 안 되고 이러다 보니까 혐오 표현이나 이런 문제들에 대해서도 속수무책이 되는 그런 부분들이 분명히 있는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결국은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까 닿는 지점은 입법부도 그렇고 행정 파트도 그렇고 인권 감수성의 문제로 결국은 귀착되는 거 아닌가요?
☏ 홍성수 > 맞습니다. 혐오 표현이나 차별에 대한 대응이 미진했던 부분들 이런 게 누적되다 보니까 이런 현수막 같은 게 걸리고 이랬을 때 어떻게 해야 될까 여기에 대해서도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고 그런 부분은 분명히 있는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만약에 교수님께서 제언을 주신다면 이것부터 손대고 이것부터 검토하라 충고를 주신다면 어떤 내용일까요?
☏ 홍성수 >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영향력이 큰 영역이나 아니면 차별로 직결될 수 있는 그런 문제들에 대해서는 적절한 규제 수단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규제를 하면 문제가 다 해결되는 거냐 그건 또 아닙니다. 왜냐하면 어떤 특정한 표현을 규제하게 되면 좀 더 교묘하고 모호한 표현으로 피해가거든요. 특히 정치인들은 그걸 더 잘합니다. 혐오 표현을 해놓고 정치적 의견이다 정책이다 공약이다 사실 이런 식으로 변명을 하기 시작하면 규제하기가 상당히 어려워지는 거죠. 예를 들면 구로구청장 보궐선거 때도 한 후보가 개봉역을 을지문덕역으로 바꾸겠다 이런 공약을 사실 냈었거든요. 그 이유가 구로의 주인은 중국인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이다라는 걸 알리려고 역명을 바꾸려고 했다. 사실 제가 볼 때는 굉장히 어이가 없기도 하고 이런 걸 공약으로 내서 중국 혐오를 조장한다는 게 정말 나빠 보이기는 하는데 하지만 이것도 역 이름을 바꾼다는 건 공약이잖아요. 근데 이걸 현실적으로 금지한다 이런 건 상당히 어려운 거죠. 그래서 규제가 필요하긴 하지만 규제로 문제가 다 해결될 수 있을 거다 이렇게 보는 것도 무리가 아닐까라는 생각입니다.
☏ 진행자 > 근데 교수님은 인권 문제를 계속 집중 연구를 해 오신 입장이기 때문에 잘 아실 것 같은데 최근 들어올수록 혐오 표현이 더 늘어나고 있다고 느끼세요?
☏ 홍성수 > 그렇죠. 예전에는 어떤 특정한 인터넷 커뮤니티, 또는 어떤 특정한 세대, 특정한 계층에서 발화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면 지금은 계층이나 세대 불문하고 혐오 표현이 일반화되고 있는 그런 상황인 것 같고요. 특히 이번에 나왔던 중국 혐오 같은 경우에는 국민들 사이에서도 상당한 지지를 얻고 있는 부분들도 있고 정치인들도 조장하는 부분들도 사실 있고요. 또 지난주에서처럼 중국인 밀집지역에 직접 가서 시위를 한다, 이런 건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그런 심각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진행자 > 역행 현상이네요. 심각하네요.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교수님.
☏ 홍성수 > 네, 감사합니다.
☏ 진행자 >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였습니다.
[내용 인용 시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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