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외교의 정상화, 10월 경주 APEC 활용법 고민해야”

이제훈 기자 2025. 4. 22.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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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말 경주 아펙(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한반도 정세 반전과 평화 과정 재가동의 돌파구로 만들어야 한다."

6·3 대선 뒤 취임할 21대 대통령의 임기 초 정상외교 전략과 관련한 외교안보 분야 원로들의 한결같은 조언이다.

청와대 안보실 출신 고위 인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경주 아펙 정상회의 참석을 '진지하게 고려하겠다'고 한 만큼 그에 앞서 새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는 문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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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초기 정상외교 전략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은 지난 2월7일 하얼빈 겨울철 아시아경기대회를 계기로 중국을 방문한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 오는 10월 말 경북 경주 아펙(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참가를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의 방한이 성사되면 2014년 7월 이후 11년 만이다. 국회의장실 제공

“10월 말 경주 아펙(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한반도 정세 반전과 평화 과정 재가동의 돌파구로 만들어야 한다.”

6·3 대선 뒤 취임할 21대 대통령의 임기 초 정상외교 전략과 관련한 외교안보 분야 원로들의 한결같은 조언이다. 대통령의 최고위 외교안보 분야 참모 노릇을 한 여러 고위 인사들의 조언을 모으면 대략 이렇다.

“인수위 시기도 없이 바로 일을 시작해야 하는 새 대통령이 취임 초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주변 4국과 양자 정상회담을 어떻게 풀어갈지, 임박한 다자 정상외교 일정에 어떻게 대처할지는 새 정부의 대외 전략과 관련해 매우 큰 중요성을 지닌다. 신중하고 전략적이며 창의적으로 풀어가야 한다.”

당장 대선이 있는 6월에만 2건의 다자 정상회의가 있다. 맨 앞은 6월15~17일 캐나다 캐내내스키스에서 열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다. 주최국인 캐나다가 한국을 초청한다면 새 대통령은 한국 민주주의의 복원력을 국제사회에 직접 알리며 조기 미국 방문의 실마리로 삼을 수 있다. 캐나다와 사전 물밑 교섭이 필수다. 6월24~26일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가 열린다. 전임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2~2024년 3년 연속 참석한 선례를 염두에 둬야 한다.

여름을 지나 가을에 접어들면 9월 중순 유엔 총회 계기 정상외교, 경주 아펙 정상회의를 앞뒤로 10월 아세안 정상회의(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와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가 기다리고 있다. 모두 한국의 외교 공간과 자율성을 확대·강화할 기회다.

한반도 주변 미·중·일·러 4국과 양자 정상회담 일정 잡기는 새 정부·대통령한테 각별히 중요한 과제다. 전임자인 박근혜·문재인·윤석열 대통령 모두 첫 양자 정상회담 상대로 미국을 택했다. 유일한 동맹국인 미국의 비중을 고려한 행보다. 새 대통령도 전례를 따르는 게 무난하리라는 조언이 많다.

실질적 고민거리는 주변 4국 가운데 미국 다음 양자 정상회담 상대로 어느 나라를 선택하느냐다. 박근혜·문재인 전 대통령은 중국을 선택했는데, 반북·반중·반러 기조를 숨기지 않은 윤석열 전 대통령은 일본을 골랐다. 다수의 외교 분야 관계자들은 “새 대통령의 두번째 정상회담 상대국으로는 일본보다 중국을 택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한다. 청와대 안보실 출신 고위 인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경주 아펙 정상회의 참석을 ‘진지하게 고려하겠다’고 한 만큼 그에 앞서 새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는 문제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6월22일 서울과 도쿄에서 함께 열릴 한-일 수교 60돌 기념행사를 한-일 정상회담의 무대로 활용할지, 원래 계획대로 외교장관 수준에서 대처할지도 판단해야 한다.

또 하나의 난제가 한-러 관계다. 윤 전 대통령은 2022년 5월 취임 뒤 지난해 12월14일 직무정지될 때까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은커녕 전화통화조차 하지 않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와중에 한-러 관계는 30년 넘게 쌓아온 신뢰 자산을 날렸고, 북쪽은 그 틈을 비집고 북-러 동맹을 복원했다. 전직 고위 인사는 “치밀하게 준비해 러-우 전쟁 휴·종전 직후 한-러 정상회담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제훈 선임기자 nom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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