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커진 초연결 시대…"준비된 자가 미래 선택"

김상희 기자 2025. 4. 22. 06: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금은 초연결 시대다.

사회학, 철학, 법학, 정책학, 경제학 등 다양한 분야의 학자 9명이 모여 초연결 시대에 대한 담론을 담아 '초연결 혁명, 미래 지도'를 발간했다.

머니투데이는 저자 중 강정한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안준모 고려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윤혜선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상욱 한양대학교 철학과 교수와의 대담을 통해 초연결 시대의 특징과 대응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초연결 혁명, 미래 지도' 저자 대담

지금은 초연결 시대다. 알지도 못하는 인물, 사건이 나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 연결성은 더 강화됐다. 스마트폰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네트워크에 접속하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 수억 명의 일상을 공유한다. AI(인공지능)가 확산할수록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커지면서 연결망은 더 확장되며 촘촘해지고 있다.

사회의 복잡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초연결성에 대한 이해가 필수지만, 그간 우리는 이에 대해 깊이 고민해 오지 않았다. 그래서 대한민국 석학들이 나섰다. 사회학, 철학, 법학, 정책학, 경제학 등 다양한 분야의 학자 9명이 모여 초연결 시대에 대한 담론을 담아 '초연결 혁명, 미래 지도'를 발간했다. 저자들은 지금의 초연결 패러다임을 정확히 알아야만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트럼프 2기, 장기화하는 전쟁, 기후변화, 저출산·고령화 등 여러 현안들은 단편적으로 접근해서는 해결할 수가 없다. 때로는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요소들까지 연결돼 있는 맥락을 이해해야만 문제를 풀 수 있다. 정책과 비즈니스의 의사결정을 하는 이들에게 초연결성에 대한 안목과 지혜가 더 중요해진 이유다.

머니투데이는 저자 중 강정한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안준모 고려대학교 행정학과 교수, 윤혜선 한양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상욱 한양대학교 철학과 교수와의 대담을 통해 초연결 시대의 특징과 대응 전략에 대해 들어봤다.

저자들은 초연결 시대를 부인하는 사람은 없지만 막연하게 가지고 있는 생각들 때문에 문제 되는 게 많다고 지적한다. 학술적인 연구 주제로서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이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기 위해서도 초연결 시대를 이해하는 게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① 초연결 시대의 의사결정…"경로 의존성 배제하고 증거 기반·절차적 정당성 갖춰야"
-초연결 시대의 특징과 의사결정에 있어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강정한(이하 강) - 수많은 정보가 폭발적으로 유통되다 보니 연결성이 강화된다. 다양한 행위자나 행위 주체들을 연결시키는 게 정보이고, AI 시대가 올수록 빅데이터 등을 포함해 연결성을 증폭시킨다. 쉽게 이해하면 소셜미디어만 보더라도 지구 반대편 사람들과 이야기를 공유한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같은 나라에 있는 사람과는 오히려 공유하는 게 없을 수도 있다. 이처럼 복잡한 게 초연결이다.

▶이상욱(이하 이) - 이러한초연결 시대 의사결정에서 중요한 것은 첫 번째로 증거 기반으로 해야 한다는 점이다. 즉 관련 데이터를 충분히 모으고 그것에 입각해서 판단을 내려야 한다.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불완전하다. 대부분의 의사결정은 시간의 제약이 있다. 이러한 이유 등으로 일단 증거를 한없이 모을 수가 없다. 실제로 결정을 할 때는 그런 불완전성을 감수하고 가야 한다. 따라서 두 번째로 이해관계자의 목소리를 최대한 담아내는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 오해를 하면 안 되는 게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한 결정이 꼭 옳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과정들을 통과했을 때는 나중에 그 결정에 대해서 사회적 비용을 덜 치르게 된다.

▶안준모(이하 안) - 경영학에 변화관리는 분야가 있다. 그런데 지금은 변화가 상수가 돼버려 변화관리도 기본이 되어 버렸다. 옛날에는 사안에 따라 체계적으로 해야 된다, 또는 유연하게 해야 된다는 어떤 답이 있었는데 지금은 둘 다 필요하다. 예전에는 주기적으로 10년에 한 번, 20년에 한 번 뭔가 바뀌는 흐름에 대해 선택을 하라 했는데 지금은 하루아침에 커다란 무언가가 변해 있다. 대표적으로 트럼프의 관세 정책 같은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증거 기반으로 체계적인 걸 좀 더 유연하게 하거나, 유연한 걸 더 체계적으로 해 리스크 헤지(위험 회피)를 하고 불확실성을 대비하는 게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로 의존성도 배제해야 한다. 경로 의존성은 쉽게 말해 "옛날에 해봐서 아는데"라고 하는 것이다. 요즘은 '슈퍼스타 CEO의 저주'라는 말도 한다. 슈퍼스타 CEO들이 회사를 망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자신들이 어떻게 회사를 키웠는지에 대한 경로 의존성이 강한데, 이게 초연결 시대에는 잘 안 통한다.

▶윤혜선(이하 윤) - 결국은 불확실성을 잘 관리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고 기업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이다. 핵심은 기술, 특히 신기술이다. 기술에 의존해서 불확실성을 관리하며 시스템의 안정성 추구해 나가야 하는데, 우리가 고민해 봐야 하는 부분은 지금은 과거와 기술의 성격이 다르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어떤 기술을 쓰면 장점이 무엇이고 잘못 쓰면 어떤 문제가 있을지 명확하게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지금 AI의 예를 들면 편향이 있어 문제가 될 수 있다는데 이게 어느 정도의 손해와 피해를 가져올 수 있을지 실체적인 게 없다. 어떤 문제점을 야기할지를 모르기 때문에 처음부터 끝까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을 하면서 리스크 관리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②초연결 시대와 AI…"활용에 대한 공론의 장 필요"
-AI가 사회를 더 복잡하게 만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한편으로는 이러한 복잡성을 해결하는 도구로서도 활용된다. 초연결 시대, AI를 어떻게 바라보고 다뤄야 하나?

▶이 - AI의 작동 원리를 보면 당연히 편향이나 편견을 가질 수 있다. 특히 중요한 건 목적 함수를 어떻게 집어넣느냐에 따라서 일반적인 사람들이 동의할 수 없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목적 함수에서 효율성의 비중을 크게 주면 결론을 빨리 내지만, 거꾸로 이해관계자에 더 비중을 두고 효율성을 낮게 해 주면 계속 논의만 하게 된다. 또 목적 함수를 사람을 속이도록 주면 정말 지치지도 않고 계속해서 사기 패턴을 학습하면서 의도적으로 사람을 속이는 결과를 낼 수도 있다. 따라서 AI를 무조건적으로 중요한 의사결정에 도입했을 때는 그 사회적 비용이 굉장히 커질 수 있다.

▶안 - 기업에서는 AI를 의사결정 지원 도구로서 유용하게 잘 쓴다. 예를 들어 AI는 공장에서 미묘한 소리의 차이만으로도 불량인지 아닌지 바로 탐지해낸다. 사람이 못하는 영역이다. 근데 이런 분야는 데이터도 많고 문제가 단순하며 목표가 굉장히 명확하다. 하지만 사회 현상은 목표가 매우 복잡하고 데이터가 없다. 그리고 AI가 행간의 의미는 아직까지 파악하지 못한다. 우리는 보고서 등을 쓸 때 하고 싶은 말이 따로 있을 수 있고, 또 암묵적 지식이라고 하는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이 있는데 AI는 이런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특히나 정치적인 결정은 보고서와 말하는 게 굉장히 다르다. AI를 정책적 의사결정에도 보조 도구로 쓸 수는 있지만 실제 의사결정 자체를 AI에게 맡기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다.

▶강 - 대부분의 사회적 이슈는 모든 이해관계자들을 만족시키는 객관적 근거들을 찾기가 불가능하다. 왜 우리가 똑같은 데이터를 눈앞에 두고도 이해관계에 따라 서로 다른 관점으로 보게 되는가를 이해하는 게 필요하다. 결국 공감의 문제인데, 사회적 문제는 대부분 그런 식이기 때문에 이 부분은 AI가 잘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특정 소수 집단에 대한 정책을 펴려고 할 때 우리는 이 집단이 평균 수명은 어떻게 되는지, 소득은 얼마인지, 이들이 이 사회에서 어떤 경로를 통해 건강이 나빠지는지 등에 대한 스토리텔링 작업을 먼저 해야 한다. 그 가설적 스토리텔링을 도출해 주는 건 AI가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결국 최후의 판단은 인간이 해야 한다.

윤 - 초연결 시대의 AI가 더 나은 의사결정을 하지 않을까라는 화두를 법학의 관점에서 보면 책임의 문제가 있다. AI에게 물어보고 얻은 답이 나중에 잘못됐을 때 정치적·도의적·사회적 책임도 있겠지만 결국 마지막은 법적 책임이다. 법은 절대적인 게 아니고 정치적 타협물로서 이를 구성하는 큰 틀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예측 가능성이다. 예측 가능성은 사람이 예측할 수 있는 범위를 의미한다. 사람이 예측하지 못하는 범위로 넘어서면 면책이다. 두 번째가 인과관계가 명확해야 한다는 점이다. 이 두 가지로 책임을 지울 건지 안 지울 건지를 정하는 게 법학의 근간이다. 그런데 AI가 복잡한 상황과 사회 문제들에 대해 의사결정을 해주고 책임까지 맡길 수 있을지 따져보면 과연 예측 가능성이 있을지 의문이며 인과관계는 아예 설명조차도 안 되는 문제다. 따라서 이 두 가지의 근간이 흔들리는 문제이기 때문에 우리가 AI를 어떻게 써야 되고 어디까지 써야 될지에 대해 명확하게 정하는 공론의 장이 필요하다.

③초연결 시대에 대한 접근법…"복잡할수록 기본이 중요"
-초연결 시대의 복잡성과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근본적인 전략은 무엇인가?

▶안 - 불확실성의 시대는 그냥 리턴 투 베이직(Return to Basic, 기본으로 돌아가기)이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IT 업계 종사자들을 만나보면 로우코더(최소한의 코딩으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개발 방식)는 다 되니 굳이 개발자가 많이 필요하지 않다고 한다. 그러면 코딩 인력 양성과 같은 교육 정책, 산업 정책은 무의미해질 수 있다.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또 바로 교체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대에 상관없이 비판적 사고와 창의성을 자아내는 게 중요하고 그러려면 책을 많이 읽고 생각을 많이 하며 철학적 사고과 비판적 분석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이 - 핵심 역량으로서의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은 찬성이지만 백 투 더 트래디션(Back to the Tradition, 전통으로 돌아가기)에는 반대한다. 우리가 공통적으로 추구해야 하는 것은 어떤 특정 전통에 국한된 가치가 아니라 인류 사회 전체로 봤을 때 공감 능력이나 협동 능력이다. 이러한 것은 특정 전통적 가치에 매몰된 게 아니라 모든 인류 사회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 필요했던 것들이다. 기성세대가 자신들의 세대는 굉장히 좋았다고 하면서 자기들이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이나 사회를 구성하는 방식, 의사결정하는 방식이 최고라고 강요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강 - 연구자로서 숫자를 들여다보는데 이렇게 모든 게 디지털화하고 증거가 넘쳐나는데 왜 우리는 이처럼 합의된 근거가 없을까 고민한다. 그래서 이 딜레마를 이해하고 풀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결국은 서사가 중요하다. 근거에 숫자와 통계적 패턴뿐만 아니라 이해관계자별로 어떻게 서사가 다른지를 통합시켜야 이 사회가 갖고 있는 모순을 해결할 수 있다.

▶윤 - AI 인프라와 관련된 기술 패권은 이미 미국과 중국이 가져갔다 생각된다. 그러면 다른 나라는 이제 끝인가 하면 그건 아니다. 기술을 좀 더 넓은 의미로 해석하자면 각각 가지고 있는 경쟁력들이 다르기 때문에 기회가 있다. 인프라 기술이 뛰어나다고 해서 애플리케이션 단계에 있는 것들까지 모든 것을 다 잘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런 영역에서는 여전히 우리나라도 전략을 짤 수 있고 우리 기업들도 경쟁력을 가지고 수 있는 요소들이 있다. 그것을 어떻게 잘 발굴하고 정부뿐 아니라 국민들도 같이 호응하면서 글로벌로 끌고 나갈 수 있느냐가 굉장히 중요해질 것이다.

김상희 기자 ksh15@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