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보수 1강' 김문수→홍준표로?…'한덕수 대망론' 여파 주목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판세가 출렁이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대망론이 퍼지면서 지난 1월부터 보수 1강을 지켜온 김문수 국민의힘 예비후보의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반면 홍준표 예비후보가 선전하며 일부 조사에서 김 후보에 앞서는 등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다만 한 권한대행과의 단일화를 위해선 김 후보가 당의 대선후보로 선출돼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김 후보의 지지율이 급반등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국갤럽이 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4월3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 즉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나' 물은 결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38%, 홍 후보와 한 권한대행, 김 후보가 각각 7%로 나타났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주 처음 2%로 차트에 등장한 뒤 한 주만에 2%포인트(p) 올랐다. 김 후보의 경우 2월2주에 최고점인 12%를 기록한 이후 하락 추세를 보이며 지난주보다 2%p 지지율이 하락했다. 홍 후보는 한 주 만에 2%p 오르며 2021년 11월3주 이후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같은 결과는 가장 많은 국민의힘 책임당원을 보유한 TK(대구경북) 지지율로도 확인됐다. TK지역에서 홍 후보 지지율은 19%, 한 후보 13%, 김 후보 11% 순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주 TK에서 김 후보가 14%, 홍 후보 7%, 한 후보 5%를 각각 얻은 것과 대조적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4~16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홍 후보의 반등세가 두드러졌다.
차기 대통령 적합도에선 이 후보가 39%로 가장 높았고 홍 후보와 김 후보가 각각 8%, 한동훈 후보 6%, 안철수 후보 3%,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3% 등 순이었다.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로는 홍 후보가 적합하다는 응답이 12%로 가장 높았으며, 한 후보(10%), 김 후보(9%), 안 후보(8%) 등이 뒤를 이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치권에선 그간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내며 베일에 싸여 있던 김 후보가 지난 9일 대선 출마선언과 이후 행보에서 보수 지지층의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인으로서 정책과 비전이 충분히 준비되지 못했다는 인상을 남기면서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단 것이다.

여기에 한 권한대행이 국민의힘 경선엔 참여하지 않지만, 향후 무소속 후보로 출마해 빅텐트를 구성할 것이란 기대감이 이어지면서 기존에 김 후보를 지지했던 일부 지지층이 한 후보로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 대선을 치르는 홍 후보의 내공이 경선이 진행될수록 빛을 발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김문수 전 장관은 대통령이 돼서 뭘 하겠다는지 출마의 변이 분명치 않았고 함께 정치할 세력이 누군지도 분명치 않았다"며 "그로 인한 냉혹한 평가의 결과로 지난주에 여론조사 지지율이 떨어지고 일부 국민의힘 지지층에선 홍준표 전 시장에게 추월을 허용하는 일까지 벌어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주엔 김문수 전 장관이 김재원 전 최고위원 대신 장동혁 의원을 총괄선대본부장에 앉히고 국민의힘 주류 세력과 현역 의원들이 캠프에 합류하는 등 빠른 수습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며 "오늘 리얼미터 조사에선 다시 김 전 장관이 홍 시장과의 격차를 넓히며 선두에 올랐다"고 했다.
홍 후보 측은 반색하는 분위기다. 홍 후보측 관계자는 "이재명 예비후보와 싸워서 이길 사람이 누구냐를 보다 보니 홍 후보가 치고 올라가는 것"이라며 "TK 지지율이 움직이고 있다"고 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김 후보의 지지율은 애초부터 실체가 없었는데 이재명 예비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 홍준표보다 격차가 크게 나타난 것이 치명적이었다고 본다"며 "홍준표로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선 한 권한대행의 무소속 출마가 중대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권한대행 대망론이 계속 이어진다면 향후 그와의 단일화에 열려 있는 김 후보에게 힘이 쏠릴 것이란 것이다.
김 후보는 20일 대구 북구 경북대에서 대학생 30여 명과 청년토크쇼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한덕수가 아니라 김덕수 등 누구라도 이재명을 꺾는다면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홍 후보는 "대선 때는 지겟작대기도 필요하다. 누구라도 필요하기 때문에 반대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며 "한덕수도 빨리 그만두고 (국민의힘에) 입당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한 권한대행의 무소속 출마시 단일화 가능성엔 선을 그은 발언이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홍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가 되면 보수 대연합이 힘들어진다는 인식이 생기면 홍 후보의 지지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열린 리더십이냐 닫힌 리더십이냐가 결국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했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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