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환경을 위해 이민규제를 지지한 진보정치인

최윤필 2025. 4. 22.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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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철 카슨의 1962년 책 '침묵의 봄'은 현대 환경운동의 신호탄이 됐다.

1970년 제1회 지구의 날 행사 개회식에서 "우리의 목표는 더 많은 오염을 양산하는 끝없는 기술의 퍼레이드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과 웰빙을 위한 새로운 미국적 윤리의 설정"이라고 역설했던 그는 인구 증가는 필연적으로 환경 훼손을 낳는다며 "미국서 환경을 중시한다면서 이민 제한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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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2 지구의 날과 게일로드 넬슨
1970년 4월 22일 콜로라도 덴버에서 열린 제1회 지구의 날 개막식에서 연설하는 게일로드 넬슨. 위키미디어 커먼스

레이철 카슨의 1962년 책 ‘침묵의 봄’은 현대 환경운동의 신호탄이 됐다. 듀퐁사와 몬산토 등 농약 제조- 화학업계가 직격탄을 맞았고 워싱턴DC 로비스트들은 불 맞은 황소처럼 의회를 들락거렸다. 기업의 로비력은 막강했다.그들은 1970년 자동차 매연 규제 ‘청정 대기법’을 로비로 부결시켰다. 1960, 70년대 시민권 운동과 반전운동으로 들썩이던 미국 사회 한편에선 유기농 농산물 열풍이 불었다.

위스콘신주 민주당 상원의원 게일로드 넬슨(1916~2005)의 1968년 재선 캠페인 구호는 ‘환경’이었다. 1969년 위스콘신 자연보호구역 지정 법을 발의한 그는 “전국적인 환경에 대한 전국적인 관심을 촉구하는 시위를 통해 정치권을 무기력증에서 벗어나게 하자”는 취지의 ‘지구의 날’ 아이디어를 환경운동가들과 함께 천명했다.
1970년 4월 22일 제1회 지구의 날 행사가 열렸다. 미국서만 수천 개 대학 학생을 비롯한 수백만 명이 전국적인 집회와 행진,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했다. 환경 이슈를 영구적인 국가 정치의제로 삼아야 한다는 게 넬슨의 소신이었다.
백악관이 그해 7월 특별행정명령으로 환경보호청을 개설하면서 연방 차원의 공해 규제가 본격화됐고 멸종위기종 보호법안 등이 잇달아 제정됐다.

베트남전에 반대한 반전-평화주의자였고 소비자 권익을 중시해 1970년 ‘넬슨 피임약 청문회’로 제약사의 경구피임약 부작용 공개를 의무화했던 진보 정치인인 넬슨이 이민 제한정책을 지지한 까닭도 환경 때문이었다. 1970년 제1회 지구의 날 행사 개회식에서 “우리의 목표는 더 많은 오염을 양산하는 끝없는 기술의 퍼레이드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과 웰빙을 위한 새로운 미국적 윤리의 설정”이라고 역설했던 그는 인구 증가는 필연적으로 환경 훼손을 낳는다며 “미국서 환경을 중시한다면서 이민 제한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그는 1995년 대통령 자유훈장을 받았다.
2025년 ‘지구의 날’ 구호는 “우리의 힘 우리의 지구”다.

최윤필 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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