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세계 첫 ‘수자원위성’ 쏜다… 北 무단방류 등 실시간 수해 감시
정부, 6년간 2008억 원 들여 개발
한반도 하루 2번 돌며 위성 촬영… 구름-어둠 투과해 지표 관측 가능
수해 정책, 예방 중심으로 바꾸고… 국제 연구 참여해 기술 수출 확대
임무 중인 인공위성은 초록색, 미션이 끝났거나 죽은 인공위성은 빨강, 노랑, 회색, 흰색으로 표시된다. 최성화 수자원위성센터 책임위원은 “이 중 실제 미션 수행 중인 인공위성은 6900여 기”라고 설명했다.
● 北 댐 무단 방류에도 속수무책
정부는 한국수자원공사 수자원위성센터에서 2027년 세계 첫 수자원위성을 개발한다.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수자원에 특화된 전용 위성은 없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운영 중인 기후감시 위성 정도가 있을 뿐이다.
그동안은 국내 보유 위성 기술의 한계로 핀란드 등 해외 위성 자료를 구입해 수재해 분석에 활용했다. 국내 위성은 주로 가시광선을 통해 영상을 얻기 때문에 악천후나 야간 상황에서는 관측에 어려움이 있다. 황의호 수자원위성센터장은 “국내 보유 중인 전파 기반 영상 위성 역시 물을 탐지하는 데 필요한 대역폭과 달라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 제공받는 위성 자료는 수자원 감시에 최적화돼 있지 않고 구매 비용이 든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한반도 촬영을 위한 위성 방문 주기가 6∼12일로 길다는 점도 실시간 감시와 대응에 한계를 불러왔다.
북한의 댐 무단 방류가 거듭되면서 독자적인 수재해 대응 위성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졌다. 북한은 2009년 댐 방류 시 사전 통보를 약속했지만 2012년과 2015년 등 수차례 알리지 않고 무단으로 댐 수문을 열어 공유 하천 관리에 어려움이 컸다. 위성을 활용해 북한 댐을 모니터링하면 무단 방류 시 빠르게 대응해 피해를 대폭 줄일 수 있다.
기후변화로 인한 홍수, 가뭄 등 수재해는 앞으로 더욱 빈번하고 극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물산업 국제 정보분석기관인 글로벌워터인텔리전스(GWI)는 앞으로 10년간 기후변화 피해의 69%가 물 관련 문제일 것으로 예측했다.
2027년 발사 예정인 수자원 위성은 마이크로파를 이용한 영상레이더를 탑재했다. 구름과 비, 어둠을 뚫고도 지표 관측이 가능하다. 입체감 있는 구현 기술이 뛰어나 홍수나 가뭄 등으로 인한 지형 변화와 수질 이상 감지에 적합하다. 하루 2회 한반도를 재방문하는 궤도로 수시로 관측하기 용이하다. 관측 폭이 120km로 넓어 한 번 촬영 시 강원도 면적 수준인 1만4400km²를 담을 수 있다. 정부는 수자원 위성을 통해 사후 복구 중심 수재해관리 정책을 사전 예방 중심으로 바꿀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초소형 군집위성 개발에도 나선다. 총 4기가 군집체를 형성해 이틀에 3회 관측이 가능한 위성이다. 수자원위성과 연계 운영하면 한층 더 정밀한 감시 체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댐, 수도 등 국유재산과 녹조, 접경지역 시설물, 식생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한다.
수자원공사는 위성정보를 활용한 국제 연구개발에 협력하며 기술 수출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17개국이 참여한 위성 기반 재난 대응 국제기구 ‘인터내셔널 차터(International Charter)’와 협력해 세계 기후재난 감시를 지원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이 주도하는 세계 최대 기후 대응 연구개발(R&D) 사업 ‘호라이즌 유럽’에도 참여 중이다. 김병기 수자원공사 연구원장은 “위성을 활용한 정밀 재해 감시 기술은 기후위기 시대에 국제협력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전략 기술”이라며 “세계적 수준의 기후테크 역량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수자원위성센터는 8월 세종시 집현동에 개소될 ‘수자원위성 지상운영센터’로 자리를 옮겨 수자원위성 데이터를 실시간 감시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이어간다.
대전=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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