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에선 9만 명 간신히 넘겼는데…넷플릭스에서 빠르게 '역주행' 중인 영화

허장원 2025. 4. 2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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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허장원 기자] 개봉 당시 9만 관객을 넘기며 아쉬운 성적을 거뒀던 한 한국 영화가 넷플릭스에서 예상치 못한 반전을 써 내려가고 있다.

관객 외면 속 조용히 사라졌던 이 영화는 넷플릭스 공개 이틀 만에 '오늘 대한민국의 영화 TOP 3'에 오르며 뜻밖의 역주행을 이뤄냈다. 입소문을 타며 뒤늦게 재조명되고 있는 가운데 이 영화가 어떤 매력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 이목이 쏠린다.

이 영화는 바로 지난 18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영화 '스텔라'이다. '스텔라'는 차량 대부업체 에이스가 사장의 슈퍼카를 가지고 도망간 절친을 추격하는 과정을 그린 코미디 영화이다. 배우 이규형, 손호준, 허성태가 주연을 맡았고 권수경 감독이 연출하고 배세영 작가가 각본을 맡았다.

주인공 동식(이규형)은 의리를 중시하며 살아온 인물이다. 하지만 절친 영배(손호준) 배신에 충격을 받고 급기야 슈퍼카를 몰고 무모한 추격전에 나선다.

영화는 가족이라는 따뜻한 주제를 유쾌한 방식으로 풀어내며 웃음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한다. 특히 이규형의 순수하고 엉뚱한 매력, 그리고 손호준의 능청스러운 배신 연기가 극의 재미를 한층 끌어올린다.

영화 관람객들의 평점도 준수한 편이다. 포털 사이트 기준 7.25점을 기록하고 있으며 넷플릭스 공개 직후부터 빠르게 소문을 타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관람객들은 "이규형 연기 진짜 미쳤다", "배우들 케미가 너무 좋아서 만족", "기대 없이 봤는데 의외로 재밌었어요", "가볍게 웃으면서 보기 딱 좋은 영화", "아빠차 생각나서 몰입됐음","재밌는 스토리에 탄탄한 배우들","가볍게 보기 좋다" 등 호평을 남기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내고 있다.

일각에선 지난 2022년 개봉 당시 영화 '스텔라'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와 제한된 마케팅 탓에 관객들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종 관객 수는 9만 7000명에 그쳤지만 넷플릭스를 통한 '재발견'으로 뒤늦게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반전의 성과를 이뤄냈다.

그렇다면 '스텔라'는 어떻게 OTT 플랫폼에서 반전을 이뤄낼 수 있었을까?

극장에서는 흥행에 불리하게 작용했던 '일상적인 이야기'와 '가벼운 웃음'이 OTT 환경에서는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했다.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코미디 장르와 가족 중심의 따뜻한 메시지는 집에서 편하게 감상하기에 딱 맞는 콘텐츠였던 것이다. 이 같은 요소들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며 좋은 반응으로 이어졌다.

'스텔라'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영화 '대가족' 역시 넷플릭스를 통해 뒤늦게 주목받으며 인기를 끌고 있다.

개봉 당시 누적 관객 34만 명에 머물며 아쉬운 성적을 남겼던 '대가족'은 넷플릭스 공개 직후 단숨에 1위에 오르며 극적 반전에 성공했다. 극장에서는 흥행 요소로 작용하지 못했던 '일상적인 이야기'와 '잔잔한 분위기'가 OTT 시청자들에겐 오히려 큰 매력으로 다가온 것으로 보인다.

또한 양우석 감독 특유의 섬세한 감정 연출이 OTT 플랫폼을 통해 더욱 공감을 이끌어내면서 '대가족'은 안방극장에서 재조명받는 데 성공했다. 결과적으로 극장에서의 아쉬움을 뒤집고 새로운 관객과 만나는 데 성공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전통적으로 영화의 성공은 박스오피스 성적으로 평가돼 왔다. 그러나 OTT 플랫폼의 등장은 이 기준을 완전히 바꿔놨다. 극장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던 작품들도 OTT를 통해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다양한 관객과 만나며 '재발견'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OTT 이용자들은 긴장감 넘치는 블록버스터가 아니더라도 소소한 감동과 잔잔한 웃음을 담은 영화들이 오히려 집에서 보기 좋은 영화로 각광받는다. 극장에서는 외면받았던 '일상성', '잔잔함', '소소한 유머' 같은 요소들이 OTT 환경에선 오히려 강점이 되는 이유다.

결국 OTT는 단순한 콘텐츠 소비 플랫폼을 넘어 과거 저평가됐던 작품들에게 두 번째 기회를 제공하는 재발견 무대로 자리 잡고 있다. 이는 창작자에게는 또 다른 가능성을, 관객에게는 새로운 감상의 기회를 안겨주는 긍정적인 변화라 할 수 있다.

허장원 기자 hjw@tvreport.co.kr / 사진= 영화 '스텔라' 스틸컷, 영화 '대가족'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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