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동화’ 마침표…레스터시티 2부행
제2의 ‘축구 동화’는 없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장밋빛 재기를 꿈꾸던 레스터시티가 1년 만에 다시 챔피언십(2부)으로 추락했다.
레스터시티는 21일 영국 레스터의 킹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 리그 33라운드 리버풀과의 홈경기에서 0-1로 졌다. 이날 패배로 승점 18점(4승6무23패)에 그친 레스터시티는 남은 5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2부리그 강등이 확정됐다. EPL은 20개팀 중 하위 3개팀이 강등된다. 앞서 최하위가 확정된 사우샘프턴(승점 11점)에 이어 레스터시티까지 강등의 악몽에 휩싸였다.
레스터시티의 강등이 주목받은 것은 2015~2016시즌 EPL에서 빅클럽들을 제치고 깜짝 우승컵을 들어올린 ‘축구 동화’의 영향이다. 당시 레스터시티는 0.02%의 가능성을 뚫고 승격팀으로 리그 정상에 오르면서 전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2020~2021시즌에는 주축 선수들의 이탈에도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 우승해 또 다른 기적을 쓰기도 했다.
레스터시티는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 2023년 모기업 킹파워의 재정 악화 속에 전력 유지에 실패하면서 2부로 떨어졌다. 레스터시티는 이듬해 챔피언십 우승으로 다시 EPL 복귀에 성공했지만 불과 1년 만에 다시 2부로 밀려나는 아픔을 겪게 됐다.
레스터시티가 1부에서 살아남지 못한 것은 리더십 붕괴를 빼놓을 수 없다. 레스터시티의 챔피언십 우승 당시 지휘봉을 잡았던 엔초 마레스카 감독이 승격과 함께 첼시로 떠났다. 후임 감독이었던 스티브 쿠퍼와 뤼트 판니스텔로이 감독은 끝내 팀의 반등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판니스텔로이 감독 체제에서 치른 20경기에서 레스터시티는 2승밖에 따내지 못했다. 이날 리버풀전까지 9경기 연속 홈 무득점이라는 EPL 역사상 최악의 기록까지 세우면서 체면을 구겼다.
이날 경기장 상공에 ‘킹파워(모기업)의 무능, 보드진을 경질하라’는 현수막을 내건 소형 비행기가 날아다녔다. 강등이 확정된 뒤에는 판니스텔로이 감독을 향한 야유가 쏟아졌다. 2부로 밀려난 레스터시티가 앞으로 큰 폭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지는 대목이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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