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 없는데 툭하면 고장···자일대우 '고장 버스' 어쩌나
전국 4천여대 운행···울산도 다수
매연저감장치 부품 문제 등
잔고장 신고 매일 수십건 접수
버스 기사·승객 모두 '불안불안'
정부 차원 대책 시급 목소리

울산과 타 광역권을 연결하는 시외버스 중 자일대우버스 기종에서 지속적으로 잔고장이 발생해 승객 안전이 우려된다. 자일대우버스 울산공장이 해외로 이전한 채 폐업하면서 기존 국내에 남아 있는 차량 수리에 쓰일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인데, 당장 버스 교체가 어려운 만큼 정부 차원의 대책이 시급하단 지적이다.
21일 찾은 남구 삼산동의 울산시외버스터미널에는 40여대가 넘는 시외버스가 정차해 있었다. 대다수 차종이 현대 유니버스, 기아 그랜버드인 가운데, 그 속에서 'FX'라는 시리얼 넘버를 단 일부 기종들이 눈에 들어왔다. 과거 자일대우버스에서 생산했던 FX120, FX212 차량으로 총 4대가 정차해 있었다.
자일대우버스 기종의 버스는 전국적으로는 3,000~4,000여대가 운행 중인 것으로 추정되며, 대다수가 국내 최대 규모의 버스운송회사인 KD운송그룹이 소유하고 있다. KD운송그룹이 정확한 현황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울산에도 다수의 자일대우버스 기종이 운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지난 2022년 자일대우버스가 폐업하면서 온갖 잔고장에도 제대로 된 수리는 물론, 차량 교체조차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당시 버스 출고장이 있던 울산공장이 폐쇄되고, 생산 라인이 베트남으로 넘어가면서 대다수 중소·중견 부품협력사가 폐업을 면치 못했다. 자일대우버스를 인수한 자일자동차가 해외에서 버스를 계속 출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지난 2023년 몽골에 수출하던 버스 600대를 중고차로 속여 판 의혹을 받은 뒤로는 국내 수출은 완전히 끊긴 상태다.
부품 수급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현장에서는 매일 수십건의 잔고장 신고가 들어오고 있다. 특히 유로 6(유럽연합이 정한 경유차 배기가스 규제)를 적용 중인 우리나라 버스는 매연 배출량을 조절하는 매연저감장치를 유로 6 기준에 맞춰 설치해야 하는데, 이 부품을 구하는데 어려움이 큰 상황이다.
KD운송그룹 관계자는 "매연저감장치가 환경 규제를 많이 받고 있다 보니, 조금이라도 문제 신호가 발생하면 엔진 출력 시속 20㎞ 이하로 줄여버리도록 여러 센서를 설치해뒀다"며 "설계가 워낙 복잡한 데다 국내에는 부품사가 사실상 전멸한 상태라 중국에서 수입해오거나 폐차에서 떼어내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기도에 있는 정비공장을 제외하면, 지방에서는 차고지에서 간단한 점검밖에 할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잔고장이 수시로 발생하는데, 고속도로에서 차량이 멈추거나 시속 20㎞ 정도로 굼벵이 운행을 하는 등 하루에만 수십건의 신고가 들어온다"며 "1년에 550대 정도 차량을 교체해야 하는데, 주요 버스 생산업체인 현대차나 기아차에서는 최근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생산라인을 바꾸고 있어, 교체도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를 통해 여러 차례 문제를 확인했고, 자일대우버스를 인수한 자일자동차 측에 사후조치가 되도록 요청한 상태"라며 "그 이후 상황에 대해선 확인된 바 없다"고 답했다.
윤병집 기자 sini20000kr@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