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화된 경인고속도로 상부 도로 재구조화, 인천시는 주도권 놓쳤다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이 가시화됐지만, 상부도로 설계 과정에서 인천시 의견은 제외될 전망이다. 시는 부랴부랴 '인천 경인고속도로 상부도로 기본계획'을 수립할 방침이지만 추진 여부는 불투명하다. 시 예산이 없어서다.
21일 시에 따르면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은 신월나들목(IC)부터 청라국제도시까지 15.3㎞ 길이의 왕복 4차로 고속도로를 지하에 건설하는 것이다. 총사업비는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예타) 통과 기준 약 1조 3천780억 원(국비)이 투입된다. 올해 1월 예타를 통과했고, 정부 추경에서 타당성조사 용역비 17억9천만 원이 편성되면, 국토교통부는 곧바로 타당성조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인천 원도심을 남북으로 가로 막는 경인고속도로 상부도로 재구조화 과정에서 시의 요청사항이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예타를 통과한 설계안은 사업비 추정을 위한 단순 설계다. 최종 설계는 이후 타당성조사, 기본 및 실시설계가 끝나야 확정된다. 지금까지 계획으로는 경인고속도로를 가로지를 수 있는 평면교차로가 단 4곳에 불과하다. 시는 지역 단절 해소를 위해 일부 구간 교차로를 더 늘리는 등 설계 과정에 시 의견이 반영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 사업은 전액 국비로 추진되기 때문에 시에서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시는 상부도로 기본계획을 통해 국토부와 협의에 나서야 하지만, 올해 본예산에 용역비를 담지 못해 발만 구르고 있다.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이 올해 1월에서야 예타를 통과해 지난해 편성한 올해 예산에 반영되지 못한 것이다.
시는 기본계획이 늦어질 경우 상부도로도 정부의 입맛대로 설계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지하 고속도로의 원활한 통행과 경제성에 치중된 설계가 이뤄져 인근 지역의 교통 혼잡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비슷한 예로 인천공항고속도로 청라IC의 경우 당초 계획에 없다가 급하게 조성되면서 교통 수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해 대표적인 정체 구간으로 꼽히고 있다. 인천남항 인근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끝 지점 사거리도 신호등이 설치돼 고속도로를 빠져나가는 데 하세월이 걸리고 있다.
이와 관련 시는 상부 도로 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올해 시 추경에 반드시 사업비를 담겠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지하 구간 외 상부 구간도 국토부가 설계해야 하는데, 시에서도 객관적인 자료를 갖고 있어야 협의에 나설 수 있다"며 "짧은 구간이 아닌 만큼 빠르게 용역을 추진해야 한다. 사업비가 추경에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예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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