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15,248% 불법 사채, 피해자 상당수는 수입 있는 2030 남성”

최민영 2025. 4. 21.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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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사금융 및 불법추심 문제를 해결하고자 시민단체들이 모여 '불법사금융·불법추심 상담·신고센터'(불불센터)를 꾸린 가운데, 출범 후 첫 1달간 접수된 사례의 상당수가 '수입이 있는 2030 남성'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불법사채 피해자가 수입이 없는 중년이거나 여성, 주부일 것이라는 통념과 다른 결과입니다.

■"이자 15,248% 불법 사채, 피해자 상당수는 수입 있는 2030 남성"

금융소비자연대회의는 오늘(2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불불센터 1차 활동보고 및 상담분석 결과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분석 결과를 내놨습니다.

지난달 5일부터 지난 4일까지 한 달간 불불센터에 접수된 신고자 총 65명에 대한 정량 분석과, 이중 35명을 심층 상담한 결과입니다.

단체 측은 전체 신고자 65명 중 60%가 30대 이하 남성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전체 신고자 중 46명은 소득이 있는 상태에서 사채를 썼습니다.

직업은 정규직이거나 프리랜서, 특수 고용 형태의 개인사업자, 아르바이트 등이었던 거로 조사됐습니다. 소득이 있는 신고자들의 평균 월 소득은 약 254만 원이었습니다.


전체 신고자의 77%는 금융기관 부채가 있었는데, 평균 채무 건수가 7.8건인 다중채무자였습니다. 이들이 보유한 금융부채는 평균 2,800만 원이었고, 소득의 71.5%를 금융부채 원리금 상환에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실직 등으로 수입이 끊긴 경우, 생계 혹은 기존 금융대출 상환 목적으로 사채를 이용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신고자들이 이용한 평균 사채금액은 약 1,036만원이었습니다.

최초에 빌린 금액은 평균 54만 원이었지만, 사채업자가 요구한 금액을 갚지 못한 경우 다른 사채업자와 연결돼 추가로 사채를 쓰게 됐습니다. 그 결과 1인 평균 13.3건의 사채를 일주일 간격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단체 측은 "이같은 피해는 나이가 젊을수록 많았고, 이런 패턴으로 사채 이용 건수가 50건을 넘는 사례자도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채업자가 요구한 이자는 법정 최고이자율 20%의 762.4배에 달하는 15,248%였습니다.

한 28살 신고자는 "20대 초반에 사업을 했다가 빚을 져 채무조정을 진행하던 가운데 급전이 필요했다. 6개월 동안 880만 원을 빌리고 3,917만 원을 상환했지만 1,000만 원이 넘는 금액을 더 갚으라는 요구를 받았다"며 "밤낮으로 돈을 벌어 갚았지만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다 죽으면 끝이 날까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됐다"고 털어놨습니다.


■급전 필요해 연락하니…"가족, 지인 연락처부터 넘겨라"

사채업자들은 돈을 빌리러 온 이들에게 가족과 지인의 연락처를 먼저 넘기라고 요구하고, 이 연락처를 받은 뒤에야 돈을 빌려줬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단체 측은 "최근에는 사채업자가 메시지로 보낸 링크를 클릭하면 스마트폰에 있는 연락처가 넘어가는 기술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렇게 신고자들의 가족과 지인의 연락처를 파악한 뒤엔 '지인 추심'이 이뤄졌습니다.

신고자들에게 "당신이 사채를 썼다는 사실을 지인에게 알리겠다"고 협박하며 괴롭혔고, 실제로 신고자의 부모에게 협박 전화를 걸어 어머니가 충격을 받고 쓰러진 사례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사채업자들은 이러한 연락을 할 때, 전화번호가 없이 카카오톡 프로필(아이디, 닉네임 등)을 이용한 오픈채팅방을 사용했습니다. 상환 계좌도 대포통장을 사용했고, 장부도 비트코인으로 작성해 추적이 어려운 실정입니다.

이런 점을 활용해 "경찰에 신고하더라도 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며 신고자들을 좌절시켰습니다.

이 때문에 신고자들은 급전 문제로 사채를 이용한 뒤, 원금은 물론 법정 이자율을 훨씬 초과하는 금액을 지불하고도 사채를 끊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단체 측은 "피해자들 중 법정 이자율을 초과한 부분에 대해 사채업자에게 돌려달라고 요청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는데, 혹여 보복당하지 않을까 하는 공포가 가장 큰 이유였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사채 문제를 해결해주겠다"는 정체불명의 솔루션 업체들마저 난립하며, 신고자들에게 상담비를 선입금 하라고 하거나 법정 이자율 이상의 금액을 수수료로 요구하는 업자들까지 등장했다고 덧붙였습니다.


■불법추심에 세상 등진 '싱글맘 사건' 계기로 바뀐 '대부업법'…"시행령도 법 개정 취지 살려야"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지난 8일 입법예고된 대부업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의견도 나왔습니다.

지난해 악질적 불법채권추심으로 인해 한 30대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싱글맘 사건'을 계기로 '대부업법'이 개정돼 대부이자율이 법정 최고이자율(연 20%)의 3배 이상인 경우를 '불법 대부계약'으로 보고, 이러한 계약은 원금과 이자를 무효로 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습니다.

하지만 금융위가 마련한 시행령은 법정 최고이자율의 5배(100%) 이상 이자를 받는 경우를 '반사회적 대부계약'으로 규정했습니다.

이에 대해 백주선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변호사는 "국회가 최고 이자율의 3배를 넘어서는 이자율을 사회 통념상 용인될 수 없는 과도한 수준으로 판단했는데, 시행령에서 무효 기준을 최고 이자율의 5배로 완화하는 것은 입법 취지를 퇴색시키고 사실상 고금리 대출을 일부 용인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상위 법률의 '3배 초과'를 무효 기준으로 정한 논의 과정을 무시한 채, 단지 일본의 입법례만 들어 합리적 근거 없이 기준을 후퇴시키는 것은 기존의 숙의 과정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심각한 불법 사채와 불법 추심의 현실과 불법 사금융 근절을 위한 강력한 민사적 제재의 필요성을 고려하면 시행령에서도 대부 계약 무효 기준을 상위 법률과 같은 수준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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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영 기자 (mym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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