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포퓰리즘 퍼주기?···수학여행비 전액 지원 ‘제동’
국내 기준 필요 예산 169억여원
행 · 재정적 여건 충족되면
교육감 재량 지원 가능 … 혼란 우려
수정 없으면 폐지 수순 밟을듯

국내 수학여행비 전액을 지원하는 조례안을 만들려던 계획이 관련 상임위를 통과하지 못하고 '제동'이 걸렸다.
더욱이 행정·재정적 검증없이 울산시의회 의원 73%가 발의안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기 포퓰리즘식 퍼주기가 아니냐는 비난을 면키 어려운 실정이다.
울산시의회 교육위원회(위원장 안대룡)는 21일 제256회 임시회 상임위에서 국민의힘 소속 공진혁 의원이 대표발의한 '울산시교육청 학생복지증진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격론 끝에 심사 보류했다.
이 조례안에는 울산시의회 의원 73%인 16명이 참여했다. 다만 국민의힘에서는 강대길, 권태호, 김동칠 의원이, 더불어민주당 손근호, 손명희 의원, 무소속 안수일 의원 등 6명이 동참하지 않았다.
개정 조례안은 학생의 복지 증진을 위해 국내 수학여행비는 전액 지원하는 규정 신설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울산시교육청은 학생 복지증진 조례에 따라 현재 초등학생 15만원, 중학생 20만원, 고등학생 30만원씩 보조하고, 저소득층 학생에게는 전액을 지원하고 있는데 개정안은 이를 예산 범위에서 전액 지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근거 법규는 교육기본법 제4조(교육의 기회균등 등) 2항의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학습자가 평등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역간의 교원 수급 등 교육 여건 격차를 최소화하는 시책을 마련해 시행해야 한다는 것 등이다.
공 의원은 "코로나 이후 여행경비 상승으로 인한 여행경비 현실화에 중점을 두고 수학여행경비를 전액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개정안을 발의했다"며 "코로나 이후 여행경비가 상승했다가 지금은 코로나 이전으로 금액이 낮아지고 있는 실정이며, 수학여행 경비를 현실화해 투명하게 집행한다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정 조례안이 반영되기 위해서는 교육재정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울산시교육청이 제출한 5년간의 비용추계서에 따르면 현행 지원액보다 매년 100억원이 더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시교육청이 올해 수학여행 대상 초중고 학생 3만2,328명(추정 인원)에게 지원하는 비용은 79억원 수준이다. 이를 학생 1명당 수학여행비를 실비 수준으로 초등 37만6,000원, 중등 39만4,000원(이상 내륙), 고등 80만9,000원(제주도)으로 적용해 전액 지원으로 바꿀 경우 전체 필요 예산은 169억7,600만원에 이른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관련 상임위가 조례안을 심의하기도 이전부터 이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여부가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현행 조례에도 수학여행비에 대한 지원금액 등에 대한 세부사항은 교육감이 정한다고 돼있어 행정·재정적 여건만 충족되면 예산심의를 통해 별도 단서조항이 없더라도 전액지원이 가능하다. 그런데 굳이 '전액'이라는 표현이 들어가면서 교육수여자들에게 혼란을 유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고 행정·재정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조례안을 통과시키려고 하느냐는 우려 때문이다.
권순용 의원은 이날 상임위에서 "보편적 복지 사업은 한번 지원하면 중도에 없애지 못하고, 계속 지원해야 하는 사업들이 많다"는 점을, 김동칠 의원은 "수학여행비가 100억 원이라는 예산이 더 소요된다고 하는데, 전년도에도 체육복 지원비 관련 조례 개정은 했는데, 실제 지원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안대룡 교육위원장은 "복합적인 부분들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조례안이 이날 상임위를 통과히지 못함에 따라 내용 수정이 없을 경우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울산광역시의회에서는 상임위원회별 조례안 심사가 이어져 '수학여행비 전액 지원' 조례안 외에는 모두 원안 가결됐다.
강태아 기자 kt25@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