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부·경비원에서 빈자의 성자로…'선종' 프란치스코 교황은 누구?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범한 사람이었다. 본명은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 이탈리아를 떠나 아르헨티나에 온 노동자 부부의 아들이었다. 몸이 아픈 어머니를 대신해 공장에서 청소했고, 부에노스아이레스 대학에서 화학을 공부했다. 학비를 충당하려 건물 청소와 잡일은 물론 나이트클럽에 경비원으로도 일했다고.

가톨릭계 보수파의 구심이었던 전임 베네딕토 16세와 대비되는 진보 성향으로 평가받았다. 베네딕토 16세가 건강상 이유를 들어 2013년 이례적으로 자진 퇴위를 선택하면서, 이어진 콘클라베에서 266대 교황으로 선출됐다. 당시 교황청이 각종 부패와 성 비위로 홍역을 치르고 있던 만큼, 청렴한 데다 교리적으로는 보수적이지만 사회적으로는 개혁적인 프란치스코가 지목됐다는 평가다. 이러한 시각이 2019년 영화 '두 교황'에도 반영됐다. 가디언은 베네딕토 16세가 선출된 콘클라베에서도 프란치스코가 두 번째로 많은 표를 받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재위 기간 내내 교회 개혁과 사회 정의를 강조했다. "뿌리로 돌아가자"며 부의 편중을 성토하고, 교회 안팎 권력자와 신자들의 위선을 서슴없이 비판했다.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편을 자처하며, 자신도 관저를 교황의 사도궁전이 아닌 성녀 마르타호텔로 바꾸는 등 청빈의 삶을 실천했다. 바티칸 은행장에 민간 금융인을 앉혀 교황청 재정을 개혁하고, 가톨릭의 식민 지배 가담과 사제 성추행에 적극 사과했다. 즉위 직후 남성 신도 12명의 발을 씻겨주는 관행을 깨고 여성 2명, 무슬림 2명 등을 포함한 12명에게 세족례를 행하고 발에 입을 맞췄다.

한국과의 인연도 깊다. 2014년 8월 방한했는데, 1984년·1989년 성 요한 바오로 2세에 이어 두 번째다. 조선 말기 박해받은 윤지충 바오로 등 순교자들의 시복식, 대전교구에서 열리는 아시아청년대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무엇보다도 그해 4월 16일 세월호 참사의 슬픔을 겪은 유가족들에게 손수 세례하고 편지를 건넸다. 당시 기아 쏘울 차량을 이용하고, 대전으로 이동하면서 KTX 일반열차를 제값을 내고 타거나, 예수회 재단인 서강대를 깜짝 방문하는 등 특유의 소탈한 행보도 화제였다.
2018년 10월에는 가톨릭 신자인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바티칸을 방문, 교황을 예방한 자리에서 "대한민국 국민의 평화와 번영" "북한과의 평화와 화해"를 기원했다. 2022년 10월 29일 이태원 참사로 수많은 목숨이 희생됐는데, 이틀 후 교황은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주일 기도 말미에 "서울에서 갑작스러운 압사 사고로 인해 비극적으로 숨진 많은 희생자, 특히 젊은이들을 위해 기도하자"고 말했다.
변휘 기자 hynews@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신은경 '거짓 모성애' 논란에…"故김수미, 방송국에 전화" 울먹인 사연 - 머니투데이
- 김종민 아내 얼굴 공개에 '발칵'…인순이, 결혼식 사진 올렸다가 - 머니투데이
- 석달 만에 5000억 번 방시혁…걸그룹 옆에서도 굴욕 없는 모습 '깜짝' - 머니투데이
- 박보검 "안 걸렸어, 걱정마요" 윙크…스태프 실수 덮은 사연 - 머니투데이
- "10년 키운 첫째, 내 자식 아니더라"…아내, 알고보니 유흥업소 들락 - 머니투데이
- 중국에 넘어간 '엔비디아 AI칩'...주가 33% '뚝', 슈퍼마이크로 충격 - 머니투데이
- '딩동 옹호' 김동완에..."술 마시고 팬들과 싸워" 전 매니저 인성 폭로글 - 머니투데이
-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이란 초토화" 으름장에 퍼렇게 질린 K증시 - 머니투데이
- "5배 먹습니다" 홀린 듯 샀더니 급 추락…개미 울린 리딩방 정체 - 머니투데이
- 이란군 "美, 발전소 파괴하면 재건 때까지 호르무즈 '완전' 봉쇄"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