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집결지 찾아가 미사 집전한 교황 “예수도 난민이었다”[교황 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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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현지 시간)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평생 가난한 이들과 어울리며 복음을 실천한 인물이다.
아르헨티나 출신으로 2013년 3월 즉위해, 가톨릭 교회 2000년 사상 첫 남미 출신이자 1282년 만의 비(非)유럽권 교황이란 기록도 세웠다.
교황은 자서전에서 "여느 소년과 다를 바 없지만, 주님에게서 큰 선물을 받았다"며 "바로 부끄러워할 줄 아는 수치심"이라고 술회했다.
취임 넉 달 만에 교황청 밖 첫 미사를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섬에서 집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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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서전에 “내가 받은 주님의 선물은 부끄러워할 줄 아는 수치심”
첫 남미출신 교황…“교황청 방문할 돈으로 기부하라” 청빈 실천

교황은 부에노스아이레스 대교구장 시절에도 허름한 아파트에 살며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이런 소탈한 모습은 2019년 영화 ‘두 교황(The Two Popes)’에도 소개됐다. 교황청 방문 때도 주로 대중교통을 이용했던 그는 “교황청 방문할 돈으로 빈자들에게 기부하라”고 했다.
● “하느님 가르침을 따른 평범한 사람”

교황은 평소 어린 시절을 “고집불통에다 주먹이 먼저 나가던 문제아”라고 회고했다. 교황은 자서전에서 “여느 소년과 다를 바 없지만, 주님에게서 큰 선물을 받았다”며 “바로 부끄러워할 줄 아는 수치심”이라고 술회했다.
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했지만, 1958년 예수회에 입문해 수도사의 길을 걸었다. 젊은 시절 폐렴 합병증으로 한쪽 폐를 떼어냈는데, 이 때문에 말년에 잦은 호흡기 질환으로 고생했다.
소탈한 면모는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 참석 때도 드러났다. 구두가 낡아 신부들이 새 구두를 사드렸을 정도였다. 가톨릭에서 추기경은 에미넨차(Eminenza), 주교는 에첼렌차(Eccellenza)로 부른다. 하지만 그는 언제나 친근한 ‘파드레(신부)’로 불러주길 원했다.

교황은 교회 내부 개혁에도 힘썼다. 취임 시 직원들에게 보너스를 주던 관례를 폐지하고, 바티칸 은행감독위원회가 매년 추기경들에게 지급하던 보너스도 없앴다. 교황청 부속 연구소들과 바티칸시국 부서들의 경제 운용 문제를 조정하는 ‘재무심의회(Consiglio per L’Economia)’도 신설했다.
● “타인의 비극에 눈감지 말라”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 관한 관심과 지원은 교황의 가장 큰 관심사였다. 취임 넉 달 만에 교황청 밖 첫 미사를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섬에서 집전했다. 이 섬은 정치 불안과 가난을 피해 유럽으로 가는 북아프리카 난민들의 경유지였다.
![교황청은 프란치스코(89) 교황이 부활절 다음 날인 21일(현지 시간) 선종했다고 발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3월 첫 남미 출신으로 266대 교황으로 선출됐었다. 사진은 지난 6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미사를 마치고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는 모습. 2025.04.21. [바티칸=AP/뉴시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4/21/donga/20250421194616229onix.jpg)
논쟁적인 사회 문제에도 전향적이었다. 2016년 “예수도 난민이었다”며 바티칸 특별미사에 빈민과 난민 6000여 명을 초대했다. 2023년엔 로마 가톨릭 사제들의 동성 커플에 대한 축복을 공식 승인해 “가톨릭 교회의 중대한 변화”라는 평가를 받았다.
교황의 인기에 힘입어 신자 수가 늘어나며 ‘프란치스코 효과’란 신조어도 나왔다. 교황이 미사에 입장하면 성당 곳곳에서 주교와 추기경들이 스마트폰을 꺼내 들곤 했다. 교황의 공식 ‘X’ 팔로어는 현재 1864만 명에 이른다.
교황은 즉위 10주년 인터뷰에서 소망을 묻자 “평화”라는 한 단어로 답했다. 그는 “타인의 비극에 눈을 감고 ‘내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무관심”이라며 국제사회에 ‘무관심의 세계화’를 경계할 것을 촉구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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