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5만 외국인 고객 잡아라…외국인 통장·통역 서비스 선보이는 은행권

황예림 기자 2025. 4. 2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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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낮 최고기온이 20도를 기록하는 등 완연한 봄날씨를 보인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을 찾은 외국인이 분수 터널을 배경으로 추억을 남기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사진=뉴스1


은행권이 외국인 고객을 공략하기 위해 특화 상품과 서비스를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국내 외국인 거주자가 늘어나면서 외국인이 새로운 고객군으로 떠오른 모습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외국인 고객을 위한 전용 상품인 'IBK BUDDY(버디)' 통장과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버디통장은 외국인이 원활하게 금융 거래할 수 있도록 이체·출금 수수료를 없애고 달러·엔·유로 3개 통화의 환율을 80% 우대해주는 상품이다. 버디카드로 결제하면 대중교통·이동통신 등 6대 생활영역에서 횟수 제한 없이 5%가 할인된다. 기업은행은 기존에는 외국인 전용 입출금통장과 체크카드 상품을 운영하고 있으나 외국인 고객의 니즈를 반영해 신상품을 냈다.

신한은행은 최근 해외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인 '이나인페이'와 손을 잡고 오는 7월 '이나인페이 SOL글로벌 통장·체크카드 서비스'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는 외국인이 활발히 사용하는 이나인페이 앱(애플리케이션)에서 신한은행의 외국인 전용 상품인 SOL글로벌 통장과 체크카드를 개설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이나인페이는 외국인 고객이 개인정보 등을 입력할 때 불편함이 없도록 16개국 언어를 지원한다.

신한은행은 지난해부터 외국인 고객의 편의성을 강화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외국인도 비대면으로 통장을 개설하고 체크카드를 만들 수 있도록 신한SOL뱅크 앱을 개선했다. 올해 1월에는 외국인 거주자가 많은 경남 김해에 '외국인 중심 영업점'을 열었다. 이 영업점은 평일뿐만 아니라 주말에도 외국인 고객을 위한 상담을 지원한다. 토요일에는 디지털 라운지 화상 상담, 일요일에는 대면 상담이 가능하다. 신한은행은 지난 12일부터 시중은행 최초로 외국인 고객상담센터의 상담 시간을 평일에서 주말로 늘리기도 했다. 주말에 상담이 지원되는 언어는 영어·베트남어·러시아어다.

KB국민은행은 이달 30일 외국인 전용 해외송금 서비스인 'KB Quick Send'(KB 퀵 센드) 출시를 앞두고 있다. 퀵 센드는 외국인 고객이 KB스타뱅킹 앱에서 해외송금을 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국민은행은 퀵 센드의 송금 수수료를 건당 5000원으로 책정해 비용 부담을 낮췄다. 장기간 소요되는 처리 기간도 최대 1영업일 이내로 단축했다. 해외송금 가능 국가는 5개(네팔·베트남·인도네시아·태국·필리핀)로 한정되지만 올해 상반기 내 최대 48개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18일부터 시중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전국 영업점에서 외국인 고객을 위한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통역은 별도의 기기 없이 영업점 창구에 있는 태블릿PC를 활용해 이뤄진다. 외국인 고객이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태블릿PC에 뜬 QR코드를 스캔한 뒤 외국어로 말하거나 텍스트를 입력하면 태블릿PC에 번역된 내용이 실시간으로 표시되는 방식이다. 지원 언어는 현재 13개이지만 40개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올해부터 외국인 고객도 비대면으로 통장을 개설할 수 있도록 외국인 전용 앱인 '우리WON글로벌'을 개선했다. 우리은행은 외국인이 우리WON글로벌을 생활 플랫폼으로 활용하도록 올해 상반기 안으로 앱에 '일자리 매칠 서비스'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는 취업 플랫폼인 '인크루트'와 협력해 외국인이 본인의 이력과 선호 조건에 맞는 맞춤형 일자리를 추천받을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은행권이 외국인 모시기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국내 외국인 거주자의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어서다. 지난해 국내 체류 외국인은 약 265만명이다. 역대 최대 외국인 수로, 지난해 내국인 인구의 5.17%에 해당한다. 이중 91일 이상 장기 거주하는 외국인은 204만여명이다. 장기 체류 외국인이 증가하면서 외국인의 금융 서비스 이용률도 높아지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우리나라가 점차 다문화 국가로 나아가고 있고 어느 시점이 되면 외국인 없이는 경제가 돌아가지 않을 정도로 인구구 구조가 바뀔 것으로 본다"라며 "외국인의 금융 서비스 이용이 활발해질 수밖에 없다보니 이런 수요에 대응해 관련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황예림 기자 yellowyeri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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