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앞 화재 꺼준 행인…사장 “소화기 물어내라” 적반하장

한지숙 2025. 4. 2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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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행인이 식당 앞에 붙은 불을 초기에 진압했다가 식당 사장으로부터 '소화기를 물어내라'는 황당 요구를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이 사연을 접한 미국 퍼듀대 약학대학 박치욱 교수는 백 씨의 글을 인용해 "불 꺼준 사람에게 소화기 값을 내라고 하다니. 어느 식당인지 알려달라. 자신의 이기적인 행동이 사회에 얼마나 해로운 영향을 끼치는지 알게 해줘야 한다"고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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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 전봇대 쓰레기 더미에 붙은 불 꺼주자
감사인사 대신 날아든 새 소화기 영수증
소화기. 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헤럴드DB]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한 행인이 식당 앞에 붙은 불을 초기에 진압했다가 식당 사장으로부터 ‘소화기를 물어내라’는 황당 요구를 받은 사연이 전해졌다.

이 사연은 현직 소방관이자 작가로 활동하는 백경(필명)씨가 지난 19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백씨는 최근 소방서에 걸려 온 전화 한 통을 공유하며 “의인을 잃었다”며 씁쓸해했다.

21일 게시글에 따르면 소방서에 전화를 건 이는 한 상가 앞에 난 불을 끈 행인 A씨였다. A씨는 누군가 쓰레기가 쌓여있는 전봇대에 담배꽁초를 던져 불이 난 걸 목격하고, 건물 1층 식당에 비치된 소화기로 신속하게 불을 껐다.

불은 소방차가 현장에 도착하기 전에 잡혔다.

그러나 A씨에게 돌아온 건 감사인사가 아니라 ‘영수증’ 청구서였다. 건물 1층 식당 사장이 소화기를 물어내라고 한 것.

이에 A씨는 소방서에 전화해 자신이 소화기를 물어내야하는 지 물어본 것이다.

A씨의 전화를 받은 백 씨는 사연을 듣고 “진짜냐?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하자, A씨는 “소화기는 어디서 사면 되냐”고 물었다. 백 씨는 “인터넷에 ABC 소화기 검색하면 나오긴 한다”고 안내했다. 흔히 구비하는 3.3kg ABC 분말 소화기는 인터넷에서 2만 원 안팎에 살 수 있었다.

A씨는 “다시는 나서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의 말을 남겼다.

백 씨는 “바람이 불어서 불이 상가 건물로 옮겨붙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는데, 식당 사장은 쓸모를 다 한 소화기가 못내 아쉬웠던 모양”이라며 “선의를 베푼 이에게 돌아간 건 감사 인사가 아니라 영수증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상은 그렇게 또 의인을 한 명 잃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 사연을 접한 미국 퍼듀대 약학대학 박치욱 교수는 백 씨의 글을 인용해 “불 꺼준 사람에게 소화기 값을 내라고 하다니…. 어느 식당인지 알려달라. 자신의 이기적인 행동이 사회에 얼마나 해로운 영향을 끼치는지 알게 해줘야 한다”고 분노했다.

또 박 교수는 “이런 어이없는 요구하는 사람에게 절대 돈 주지 마라. 정 받고 싶으면 민사소송 걸라고 하고, 이런 거로 소송 걸었다가는 사회에서 매장될 거라 절대 소송 못 걸 것”이라며 “식당 주인이 기어코 소화기 값을 받아야겠다면 건물주가 내야 한다. 덕분에 건물이 불에 타지 않았으니까. 왜 선한 일을 한 사람이 그 비용을 감당해야 하냐”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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