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공개된 ‘피고인 윤석열’, 꾸벅꾸벅 졸다가 막판에 ‘계엄 6분 발언’
주차장으로 들어가 포토라인 피해 입장
재판 시작 4분간 언론에 첫 촬영 허용
93분간 직접 발언한 1차 공판 때와 달리
6분간 2차례만 발언…꾸벅꾸벅 졸기도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두번째 형사재판에 등장하자 고요하던 법정 안에서 카메라 셔터음이 터져나왔다. 이날 재판에선 ‘피고인 윤석열’의 모습이 언론을 통해 대중에게 처음 공개됐다.윤 전 대통령은 앞선 탄핵심판이나 1차 공판 때와 달리 거의 발언을 하지 않았다. 수차례 조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재판 시작 3분 전인 오전 9시57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417호 형사대법정 안으로 들어섰다. 여느 때처럼 붉은색 넥타이에 짙은 남색 정장, 특유의 ‘2대 8 가르마’를 했다. 곧바로 법정 출입문을 에워싸고 있던 기자단의 사진·영상 촬영이 시작됐다. 변호인단은 모두 일어나 그를 향해 허리를 숙였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도 경호차량을 타고 법원 지하주차장을 통해 들어왔다.
긴장감이 감도는 법정 안에서 윤 전 대통령은 홀로 무덤덤했다. 취재진을 최대한 의식하지 않으려는 듯 눈길을 주지 않은 채 피고인석에 앉았다. 플래시 세례가 이어지는 동안 굳은 표정으로 허공을 바라봤다. 오전 10시 법정에 들어온 지귀연 부장판사가 “재판 진행을 위해 촬영을 종료해달라”고 말하자 윤 전 대통령은 빠져나가는 취재진 쪽을 바라보며 살짝 웃기도 했다.
재판이 시작되자 윤 전 대통령은 눈을 감았다. 증인신문이 진행되는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변론과 지난 14일 열린 첫 형사재판에서 적극적으로 발언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었다. 첫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은 신문 도중 끼어들어 증언에 직접 반박하고, 재판부와 검사를 향해 큰소리를 내는 등 여러 번 마이크를 잡고 93분간 발언을 했다. 반면 이날은 증인신문이 끝나고 재판이 마무리 단계에 이를 때쯤 6분 간만 입을 열었다.

피고인석에서 꾸벅꾸벅 조는 모습도 여러 번 포착됐다. 완전히 잠에 빠진 듯 얼굴이 책상 앞까지 떨어지자 고개를 들어 자세를 고쳐앉기도 했다. 눈가를 손으로 문지르거나, 옆자리에 앉은 윤갑근 변호사와 이따금씩 대화를 나누는 것 외에는 별다른 움직임도 없었다. 증인으로 출석한 조성현 육군 수도방위사령부 제1경비단장이 “우리 군은 어떤 명령이든 이행하는 무지성 집단이 아니다”라며 다소 언성을 높일 때도 눈을 뜨지 않았다. 지난 14일 재판에서 조 단장이 “‘국회의원을 끌고 나오라’는 지시를 받은 게 사실”이라고 증언하자 “이미 헌재에서 다 나온 내용”이라며 불평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이날 법정 밖에선 윤 전 대통령 사건의 재판부와 법원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군인권센터는 재판이 시작되기 전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은 검찰총장 시절 수많은 피의자들을 포토라인에 세우고 망신주기를 하더니 본인이 피의자가 되니까 포토라인을 피해 법관들이 출입하는 주차장으로 몰래 들어갔다”며 “사법부는 평등의 원칙을 저버리고 피고인 한 명을 숨겨주기 위해 갖가지 꼼수를 부리고 있다”고 했다. 이어 재판부에 10만여명이 서명한 ‘피고인 윤석열을 재구속하라’는 내용의 탄원서도 제출했다.
추미애 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내 ‘윤석열 내란진상조사단’도 이날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피해자인 국민이 아무것도 알 수 없는 비공개 재판이 과연 누구를 위한 재판인가”라며 “사법부는 재판의 형평성, 공정성, 중립성을 심각하게 위반한 지귀연 판사에 대해 법관징계법 제2조에 따라 징계위원회에 즉시 징계 회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혜린 기자 cher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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