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학교까지 찾아가 돌파구 마련했다…롯데 '0승 투수'는 왜 주목받고 있나

윤욱재 기자 2025. 4. 2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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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균안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이렇게 짧은 시간에 천당과 지옥을 오간 선수가 또 있을까. 롯데 우완투수 나균안(27)은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케이스로 2023년 23경기 130⅓이닝 6승 8패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하면서 토종 에이스급 퍼포먼스를 보여줘 모두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여기에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도 선발돼 금메달까지 목에 걸면서 그의 야구 인생은 '탄탄대로'를 이어갈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지난 해 스프링캠프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사생활 논란이 불거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선 것. 롯데는 나균안을 꾸준히 선발투수로 기용했으나 나균안은 2023년에 보여준 퍼포먼스를 재현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결국 팬들의 분노가 폭발한 사건이 터졌으니 바로 술자리 논란이었다. 나균안은 지난 해 6월 지인들과 술자리를 가진 장면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면서 팬들의 비난을 샀다. 선발 등판 전날에 무책임한 모습을 보인 그는 구단으로부터 출장 정지 징계를 받는 등 야구 인생의 고비를 맞아야 했다. 지난 해 그가 남긴 성적은 26경기 73이닝 4승 7패 평균자책점 8.51. 실망으로 가득한 시즌이었다.

나균안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마음가짐을 굳게 다졌다. 그가 지난 해 12월 자비로 일본을 다녀온 이유이기도 했다. 나균안이 찾은 곳은 다름 아닌 일본 후쿠오카경제대 야구부였다. 낯선 이곳에는 낯익은 얼굴이 있었다. 바로 김무영 코치였다.

2009~2016년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와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 뛰었던 김무영 코치는 현역 시절 통산 89경기 112⅓이닝 2승 2패 6홀드 평균자책점 2.88을 기록했고 현재는 후쿠오카경제대에서 수석코치를 맡고 있다.

"지난 시즌이 끝나고 마무리캠프를 할 때부터 마음가짐을 달리 먹고 운동했다"라는 나균안은 "개인적으로 김무영 코치님과 친분이 있었고 연락이 닿았다. 코치님께 '배우고 싶다'고 했고 직접 가서 배우고 왔다. 또 김무영 코치님의 소개로 후쿠오카의 한 야구 센터에 갈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 나균안 ⓒ롯데 자이언츠
▲ 나균안 ⓒ롯데 자이언츠

효과는 분명히 있었다. 나균안은 "김무영 코치님이 선수 생활 때 나와 던지는 구종이 똑같더라. 마운드 위에서 어떤 생각을 해야 하는지 배웠고 경기에서 플랜을 어떻게 짜야 하는지도 배웠다. 센터에서는 투구 매커니즘에 대해서 많이 배울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나균안이 일본까지 건너간 것은 돌파구를 찾기 위해서였다. "뭐든 해보고 싶었다. 뭐든 해서 돌파구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라는 것이 나균안의 말이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 치열한 5선발 경쟁을 펼쳤던 나균안은 박진, 박진우 등 경쟁 상대들을 제치고 합격 통보를 받았다.

아직까지 '0승 투수'이지만 그렇다고 투구 내용이 나쁘기만 한 것은 아니다. 나균안은 시즌 두 번째 등판이었던 3일 대전 한화전에서 5⅓이닝 5피안타 2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고도 승리투수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9일 사직 KIA전 역시 마찬가지. 6이닝 6피안타 3볼넷 3탈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QS)를 기록했음에도 그에게 주어진 것은 패전의 멍에였다.

나균안은 최근 등판이었던 20일 대구 삼성전에서 5⅓이닝 5피안타 4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롯데는 4-3 신승을 거뒀고 승리투수는 정철원의 몫이 됐다. 나균안이 이번에도 승리투수와 인연을 맺지 못했지만 만약 그의 호투가 없었다면 롯데도 1승을 챙기기 어려웠을 것이다.

마침 롯데는 개막 4선발로 출발했던 좌완투수 김진욱이 5경기 19⅔이닝 1승 3패 평균자책점 8.69로 부진하면서 2군으로 내려간 상태. 올해 중간계투로 뛰었던 우완투수 박진이 선발로테이션에 새로 가세할 예정이다. 롯데가 찰리 반즈~터커 데이비슨~박세웅으로 이어지는 탄탄한 1~3선발과 더불어 나균안, 그리고 새로운 5선발의 활약까지 이어진다면 남부럽지 않은 선발투수진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 나균안 ⓒ롯데 자이언츠
▲ 나균안 ⓒ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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