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펑 소리 나면서 연기"…봉천동 화재에 주민들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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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어떡해, 어떡해" 21일 오전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아파트.
화재가 휩쓸고 간 현장 앞에서 주민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까맣게 그을린 집을 멍하니 바라봤다.
아파트 주민들은 황망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17분께 봉천동 21층 규모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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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화재로 1명 사망, 6명 부상
경찰, 사망자 방화 용의자로 확인
[파이낸셜뉴스] "아이고 어떡해, 어떡해"
21일 오전 서울 관악구 봉천동의 한 아파트. 화재가 휩쓸고 간 현장 앞에서 주민들은 발을 동동 구르며 까맣게 그을린 집을 멍하니 바라봤다. 아파트 입구에는 경찰 2명이 자리를 지키며 출입을 통제했고, 불이 난 4층으로는 진압복을 입은 소방대원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바닥에는 깨진 유리창 조각이 나뒹굴었다.
아파트 주민들은 황망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갑작스러운 화재에 급하게 대피한 주민들은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냐"며 당혹감을 드러냈다. 외출을 마치고 돌아온 한 주민은 "웬 매캐한 냄새냐"며 놀란 눈을 크게 떴다. 일부 주민은 화재 소식을 들은 자녀들의 전화를 받고는 "괜찮다"고 안심시키기도 했다.
이 아파트에서 20년 넘게 살았다는 주민 A씨는 "집에 있다가 연기가 막 올라오길래 계단을 통해 대피했다"며 "20년 동안 여기 살면서 이런 불이 난 적은 처음이고, 너무 놀라서 일이 손에 안 잡힌다"고 말했다.
불이 난 세대와 이웃 주민이라는 B씨는 "펑 소리가 나면서 연기가 올라와 얼마나 놀랐는지 모르겠다"며 "4층 사는 주민과는 오다가다 만나면 인사하고 복지관에 같이 다닌 사이인데 휴대전화로 뉴스를 보고 놀랐다. (부상 주민이) 괜찮아져야 할 텐데 어떡하냐"며 발을 동동 굴렀다.
해당 아파트를 방문하던 C씨도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는 "여기 아파트에 일을 보러 가다가 불이 나서 안으로 들어가지도 못했다"며 "살면서 이런 현장을 처음 봤다. 너무 놀랐다"고 털어놨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17분께 봉천동 21층 규모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이 불로 남성 1명이 4층 복도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4층 거주민 최모씨(81)와 70∼80대로 추정되는 여성 등 2명이 전신화상을 입고 4층에서 1층으로 추락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낙상, 연기흡입 등 경상자 4명도 병원으로 옮겨졌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 당국은 이날 오전 8시 30분부로 재난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소방 인원 153명과 장비 45대를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이후 오전 9시 54분 완진에 성공했다.
경찰은 화재 현장에서 숨진 1명이 방화 용의자인 것으로 확인했다. 이날 현장에서 발견된 불에 탄 변사체의 지문을 분석한 결과, 60대 남성인 방화 용의자 A씨와 동일인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A씨가 분무형 농약살포기로 추정되는 도구를 이용해 불을 지른 것으로 보고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지난해까지 해당 아파트에 살던 A씨는 층간소음으로 이웃 주민들과 갈등을 겪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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